▲이인제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은 개헌론 제기 이전,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김종필 자민련 총재(나머지 순서대로) 등과 사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또한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이전에 김종필 자민련 총재,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 및 당 안팎의 인사들과 만나 개헌론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김종필 총재와 박근혜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면서 "김 총재는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나, 박근혜 대표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또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 정몽준 의원과도 만날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만나야지"라고 답했다.
한편 이 의원은 '노무현 후보와 논의할 생각이 없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개헌은 후보가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탈당설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이인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개헌 문제를 어떻게 구체화할 생각인가.
"논의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고 청문회를 거쳐 구체적인 특별위원회 성격의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그것은 여야간 대화를 통해 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지금 꼭 개헌을 해야 할 정당성이 있는가.
"현행 헌법은 소기의 성과를 다 이뤄냈다. 15년 전 직접선거를 탄생시켰으며 장기집권의 폐단을 원천적으로 막아내는 등 잘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정쟁과 반목으로 인해 대통령 임기 말 부패와 리더십 붕괴가 나타나고 있다. 노태우, 김영삼 시대의 실패가 결국은 IMF가 국민의 끝없는 고통을 주지 않았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개헌을) 공론화하겠다고 얘기하지만 그건 아니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개헌을) 하는 게 좋겠다는 확고한 생각이다. 대통령이 되면 보통 개헌을 막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좌진들이 막고 나서기 때문이다. 정말 개헌할 의지가 있다면 올해 안에 틀을 만들고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87년에도 이맘 때 하지 않았나."
- 개헌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다른 의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우리 당에서 정개특위를 통해 얘기하고 있다. 국회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의원 모두의 공감대가 필요하며, 국민투표 통해지지 얻어야 가능하다. 즉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기자회견문의 제목도 '국민들께'라고 정리하고 있지 않은가. 미력이지만 많은 국회의원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집권 후에 개헌해도 되지 않는가.
"전직 대통령들도 개헌을 약속하지 않았나. 하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과연 대통령이 집권하면 권력 분점시키는 개헌 추진에 나서겠는가. 그래서 믿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도 이같은 본질적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모아 주실 것이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 민주당과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민주당은 국민의 정당이다. 나는 창당 주역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4·13 총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많은 당선자를 내기도 했다. 당과 결별한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새로운 권력구조를 만드는 일, 나라, 국민을 위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능하면 새로운 대통령은 새로운 틀을 통해 탄생해 희망의 꽃을 피워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