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노무현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탈DJ' 입장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아태재단과 김홍일 의원 문제를 한화갑 대표에게 일임해놓고, 노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직접 거론한 것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데.
"같은 사물을 놓고도 해석이 많이 다를 수 있다. 대표에게 맡긴다는 당의 결정을 훼손한 것이 아니다. 기왕 내려진 결정을 전제로 해서 대표도 노력하고 있지만, 후보가 절차만 따를 수는 없다. 지켜보겠다. 대표(의 힘을) 무력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표에게 그 문제를 일임했다는 것이 누구도 그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후보가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정국해법의 입장을 종합해서 발표한 것이다. (대표에게 일임한다는 것이 그 사안을) 메뉴에 올리지도 말라는 뜻은 아닌 것으로 안다."
- 청와대에 기자회견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 사전조율이 있었나.
"기자회견 1시간 전에 정동채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이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에게 회견문을 전달했다. 그리고 취지를 설명했을 뿐이다. 사전조율한 것은 없다. (정동채 실장이 부연설명 함.) 박지원 실장에게 기자회견문을 주자, 대통령에게 보고드리겠다고만 이야기했다. 그밖의 사전조율이나 전화접촉은 일체 없었다."
- 기자회견 내용이 (김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이냐, 건의한 것이냐.
"기자회견 문안에는 건의라고 돼 있다. 그것을 엄밀히 구분할 필요가 있나? 대국민제안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따지면 복잡해진다. 간단하게 보자. 대통령이 과거 당 총재였으니까, 지금은 탈당을 했지만 아직도 청와대의 문제가 민주당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 아니냐."
- DJ의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노력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동의하는가.
"그런 주제로 (DJ의) 그림자가 걷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DJ와 노무현을 하나로 묶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무척 부담이다. (DJ와) 묶여진 끈을 끊고 싶은 게 사실이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무리하게 그림자를 지우려는 정치 행위를 할 생각은 없다. (어제 기자회견 내용은) 옛날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것을 청와대가 받아들이라고 건의한 것이다."
- 박지원 실장 등 청와대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는 쇄신파 등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문제가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이다."
- (노 후보가) 중립내각, 총리교체를 청와대에서 우회적으로 받아들을 것으로 본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전교감이 있었나.
"(청와대도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자존심과 체면이 상했을 수도 있다. 내 말이 옳고 유효하기 때문에 수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청와대가 내) 제안을 제대로 받아들이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으나 검토대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는 뜻이다."
- 노 후보가 기로에 서 있다. 개혁결집이냐, 외연확대냐 고민이 될 것이다. 개혁결집으로 가닥을 잡은 것인가.
"어떤 당내 세력과 손을 잡고 떼는 계획은 없다. 고민되는 건 사실이다. 민주당이 빨리 변해야 한다. 빨리 변화하게 하려면 당내 갈등이 커져 당이 쪼개지고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당의 단결을 강화하려고 하면 변화속도가 느려진다. 딜레마다. 아직까지는 어느 쪽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좇는 입장이다."
- 당내 갈등에 대한 해결책은.
"현재 후보는 (당 문제에 대해) 어떤 결의권도 없다. 의결권 행사가 제도화되지 않았다. 그 동안 사실상 양해하며 조율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 당은 합의제로 진행돼 왔다. (그래서 어제 기자회견이) 후보 혼자서 결정한 듯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에 대해 갈등과 불평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내 해법이 유효한지, 민주당에 유리한지 알 것이다. 절차를 생략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생각이 모아질 것이다."
-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정몽준 후보보다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금 두고 보자."
- 8·8 재보선 결과가 어느 정도로 나와야 승리한 것이라고 보는가.
"몇 곳을 이기면 승리고, 아니면 패배라는 셈을 할 생각이 없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의 지지와 바람으로 수렁에 빠진 민주당을 건져내고 싶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과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당 결속 차원에서 이인제 의원 등 충청권 포용 계획은.
"승자와 패자가 손을 잡고 협력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것이다. 경쟁으로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생각이 달라도 같은 링에서 경쟁하고 포용하고 승복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을 가능한 척 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척이라도 하라고 조언하는데, 하는 척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
- 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가 YS를 비판한 것을 비판했는데, 어제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DJ를 비판한 것이 아닌가.
"나는 DJ를 모욕한 적이 없다. DJ의 업적을 폄하한 적도 없다. DJ의 공은 당당히 얘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모시고 있었던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비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비방이나 모욕 등 작위적인 비판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 노무현 후보를 비판해왔던 장기표씨가 입당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재보선에 공천을 할 것인가.
"(잠시 침묵한 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 당에 히딩크 감독이 있었다면 그 분은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시고. 공천 문제는 재보선특위에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기자간담회 끝 무렵에 '왜 서해교전에 대해서는 질문이 없느냐'며)
"서해교전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고 정말 걱정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가. 두고두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논쟁할 문제다. 과연 적절한 태도였는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회창 후보 말 대로라면 한국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가. 검증을 통해 한나라당의 입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문책해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계속 (한나라당 태도에 대해) 문제 제기할 생각이다."
- 서해교전 사태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경협을 중단할 수 없다고 한다면, 반대로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경협을 유지해선 안된다고 할 수도 있지 않느냐.
"(남한이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많은 카드가 있다. 함장이 문제인지, 군부 아니면 그 위의 정치지도자 문제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카드가 있다고 카드를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 금강산 관광사업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국가중대사를 정략적 이해 속에서 판단해서는 안된다.
국민과 정부 간을 이간질시킨다면, 정말 위기일 때 누가 국가를 맡더라도 책임있게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사실이 다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능한 군당국이라고 몰아붙이는 게 무슨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안보를 정략적 도구로 삼으면 안된다. 정치적 목적으로 우리의 자식들을 위험 상황에 몰아넣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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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와 묶여진 끈을 끊고 싶은 심정 'IJ 연내개헌론'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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