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리 찾는 그 날까지 강력히 투쟁"

부당노동행위 방관해 온 노동청 각성 촉구를 위한 항의 집회

등록 2002.07.12 16:13수정 2002.07.13 13:58
0
원고료로 응원
노동탄압과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관해온 노동청의 각성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노동탄압과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관해온 노동청의 각성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정세연
'양심선언 과기노조 진흥원지부 박종원 지부장 파면, 죽암(하)휴게소 성희롱 피해여성 구속, 비비드광학노조 위원장 해임 및 직장폐쇄'. 이는 바로 우리 지역 노동 사회의 현실이요 노동자인권의 현주소다.

11일 오전 12시, 대전지방노동청 앞에서는 노동탄압, 부당노동행위 근절 및 지역현안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죽암(하)휴게소노조, 공공연맹, 민주택시노조, 비비드광학노조, 과기노조, 환경사업소 노조, 민주노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 집회에서는 '부당노동행위 근절과 노동현실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안경 렌즈 제조 생산업체 비비드 광학은 임금인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달 21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1차 교섭에서 노조측은 15%임금인상, 사측은 4%임금인상을 주장,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은 결렬되었다.

이후 노동조합의 교섭요청을 일방적으로 묵살해 온 비비드광학은 손종표 노조위원장을 강제 해임하고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유해가스와 유독성 화학약품에 노출된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평균 63만원 정도이다.


관련
기사
- 청와대민원제기, 돌아온 건 ' 파면 '

죽암(하)휴게소노조의 한 여성조합원은 자신을 성희롱한 상사에게 욕을 해 '모욕·협박·명예훼손'혐의로 구속되었다.

성희롱 가해자 박씨(37)는 허리춤에 녹음기를 차고 다니며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와 관련해 거세게 항의하는 것을 녹음했다. 결국 피해자의 "성희롱 하러 다시 왔느냐?" "도대체 양심은 있느냐" "어디 얼마나 잘 사나 두고보자" 등의 말이 '모욕,협박'이라는 죄 아닌 죄를 얻게 되고 만 것이다.


박씨는 작년 노조파업 중 성희롱 사건이 불거지자 덕유산휴게소로 전직되었다.

사측은 사건을 마무리짓는 데만 급급해 전직사유 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갑작스럽게 전직을 통보했다. 결국 회사측의 부적절한 대응으로박씨는 다시 죽암(하)휴게소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가해자는 여전히 사업장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데 피해자는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세연
지난 6월 28일에는 과기노조 진흥원지부 박종원 지부장이 파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 지부장은 2001년 7월 31일 '2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정보화 촉진기금을 관리하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공정한 평가시스템 구축과 비리척결과 공정한 인사' 등을 목적으로 청와대, 감사실에 민원을 올린 바 있다.

비공개로 처리된 이 민원은 한 달만에 취하되었지만,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정보통신연구진흥원(전창오 원장)은 징계위원회를 꾸렸다. 그리고 '진흥원 원장(전창오)과 부서장에 대한 무고와 명예훼손, 그리고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를 이유로 과기노조 중앙위원인 박 지부장에게 징계를 내린 것이다.

이에 과기노조는 "노조 8년 역사를 통틀어 처음 발생하는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상규명과 박 지부장 파면철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노총은 지난 5일 이후 매주 목요일 노동청 방문 항의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춘호 대전지역 본부장은 "합법적인 노동쟁의도 탄압받고 있는 노동현실 속에서 지도·감독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자본가에게 관대한 노동청에 경고한다"며 "부당노동행위 근절과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그 날까지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과기노조 진흥원지부 박종원 지부장 파면, 오는 18일 재심 징계위원회 열린다

지난 6월 28일, 양심선언을 한 과기노조 진흥원지부 박종원 지부장이 파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하 진흥원) 전창오 원장은 6월 28일 오후 5시, 징계위원회를 통해 '진흥원 원장과 부서장에 대한 무고와 명예훼손, 그리고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를 이유로 과기노조 중앙위원인 박 지부장에게 징계를 내린 것이다.

박 지부장은 2001년 7월 31일 '2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정보화 촉진기금을 관리하는 진흥원의 공정한 평가시스템 구축과 비리척결과 공정한 인사' 등을 목적으로 청와대, 감사실에 민원을 올린 바 있다.

박 지부장은 민원에서 "한 업체에 정부출연금 20여억원이 지원되고 있고, 평가 결과에서 불량을 받았음에도 업체의 온갖 로비에 의하여 평가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니와이드 벤처기업에 대한 로비의혹을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민원은 2001년 8월, 박 지부장이 민원을 취하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사·처리되지 않았고, 이후 불량평가를 받은 유니와이드의 사업은 2001년 9월 재평가되어 2001년 11월 정부출연금 8억원을 받았다.

과기노조는 "이러한 민원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비리예방과 평가의 공정성 담보에 주력해야 할 진흥원 원장이 오히려 민원인 당사자를 파면조치 한 것은 파렴치한 전횡"이라며 "전 원장 스스로 뭔가 구린 구석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투쟁위원회를 구성한 과기노조는 9일 박 지부장 파면 재심신청을 했고, 오는 18일 재심을 위한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과기노조 조직부장 이광오씨는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아침·점심집회와 야간농성을 진행중"이며, "재심결과 박 지부장의 파면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전국적인 차원으로 투쟁을 확대시킬 것"이라 전했다. / 정세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