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너무 뻔뻔스러워요"

여중생 사건 규탄 대전지역 범국민대회 열려

등록 2002.07.27 23:59수정 2002.08.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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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토) 오후3시,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을 규탄하기 위한 범국민대회가 시민단체와 학생 등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27일(토) 오후3시,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을 규탄하기 위한 범국민대회가 시민단체와 학생 등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되었다.정세연
27일(토) 오후3시, 불볕 더위 때문인지 유난히 드넓어 보이는 대전역 광장에는 가슴에 검정 추모리본을 단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지난 25일 발족한 '미군장갑차 살인사건 희생자 49재 추모제 대전지역준비위(이하 49재 준비위)'의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을 규탄하는 이날 집회는 주말 오후, 역 앞을 바쁘게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한 데 묶었다.

"하루 2건,연 700여건의 미군 만행이 묵인되고 있고 지금도 이 땅 어디가에선 미군의 폭력 앞에 우리 국민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과기노조 공공연맹 이성우 위원장의 말에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범민련 전민특위 대전지역 본부장 안은찬씨는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 대등한 한미관계 구축을 위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길놀이로 범국민대회의 시작을 알렸던 대전고등학생풍물패연합의 조은혜(18)양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미처 닦아내지도 못한 채 수줍게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효순이와 미선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효순아, 미선아, 너희들의 꿈과 희망을 끔찍하게 짓밟아버리고도 딴소리하는 미국이 너무나 밉다. 너희의 아픔, 부모님의 고통, 그들도 어른이고 부모라면 알지 않을까? 우리는 너희의 죽음을 결코 잊지 않을 거야. 끝까지 싸워야지."

주말 오후 대전역을 찾은 시민들은 이제껏 묵인되어온 미군의 만행에 분노를 나타냈다.
주말 오후 대전역을 찾은 시민들은 이제껏 묵인되어온 미군의 만행에 분노를 나타냈다.정세연
대전역 광장에 마련된 홍보자료를 보며 오랜 시간 자리를 뜨지 못한 이민식(56·서울시)씨는 직장을 마치고 서울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민식씨는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모든 국민이 함께 해야할 일을 일각에서 나서서 이끌어주는 것에 감사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모두 동참할 때"라고 말했다.

49재 준비위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불편등한 SOFA협정 개정 등을 요구하며 "대전시민 모두의 단합된 힘과 의지를 모아 49재를 맞이할 것"을 호소했다.


또한 추모리본 달기, 7월 23일~8월 3일 추모기간 조기 게양하기, 서명운동 등의 노력으로 온 국민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31일 오후6시,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는 고 신효순, 심미선양의 49재 추모제가 있을 예정이다.

"미군, 너무 뻔뻔스럽다!"
<인터뷰> 노은중 3년 송은혜양

▲ 노은중 3년 송은혜양
-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을 어떻게 접했나.
"언론에 보도되기 전 이메일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너무 화가 나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했다."

- 또래 중학생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많이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 다들 미국을 욕한다."

- 본 사건에 대한 미군 측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무 뻔뻔스럽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할텐데 전혀 그런 태도가 아니지 않은가. 사회선생님을 통해 미군 범죄에 대해 알게 된 후로 미국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 사건을 접하고 정말 화가 많이 났다."

- 시민단체와 학생들이 나서서 오늘과 같은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두 하나가 되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 이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은 서명운동에 동참하고자 한다. 그리고 기회가 있다면 직접 나서서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다. 혹시라도 이와 관련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 박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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