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제기한 지부장은 사과하라?

등록 2002.07.28 21:54수정 2002.07.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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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노조 진흥원 지부 사무실, 27일 전창오 원장의 행정처리 유보결정에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과기노조 진흥원 지부 사무실, 27일 전창오 원장의 행정처리 유보결정에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정세연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하 진흥원) 전창오 원장은 지난 19일 징계위원회에서 내린 '박종원 지부장 파면' 결정을 두고 아직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원장은 27일(토) 중으로 행정처리를 완료하겠다고 했으나 또 유보되었다.

과기노조 진흥원 지부 관계자는 "원장의 뜻은 확고하나 직원들의 지속적인 간청과 요구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조합원 5명과 비조합원 팀장 5명은 중재위원회를 구성, 노조측과 회사측의 중재에 나섰지만 전창오 원장은 엉뚱한(?) 요구를 해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징계위원회 파면 결정 이후 20, 22, 23일 세 차례에 거쳐 나온 원장의 요구사항은 '지부장 사퇴 후 파견 근무, 사과성명서 발표' 등이다.

결국 지부장을 사퇴하면 징계위원회 결정에 따른 인사조치를 유보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5일에는 "근무시간 중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통첩을 전달해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직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 지부장의 파면을 불러온 민원은 작년 7월 31일 비공개로 청와대에 제기되었고, 민원내용은 정보통신부로부터 사측으로 통보되고 사측으로부터 내용이 공개되어 전 직원이 알게 되었다.

"이대로 죽기는 억울하다. 끝까지 투쟁하겠다" 박종원 지부장
"이대로 죽기는 억울하다. 끝까지 투쟁하겠다" 박종원 지부장정세연
정보통신부는 작년 8월 박 지부장의 민원을 대통령비서실 및 감사원으로부터 이첩받았으나 민원이 취하된 후 민원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과기노조 진흥원 지부는 민원 내용을 사측이 부당한 방법으로 입수하지 않았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25일 사측의 '전 직원 및 노동조합에 드리는 당부의 말씀'에는 "민원 내용 대부분이 진흥원과 원장을 모함,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어서 당시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자 했으나 노동조합이 스스로 민원을 취하하였고 노사화합을 다짐하고 이후 무분규 선언까지 하게 되어 진흥원은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두 달 후 원장은 '지부장 파면'을 선고, 이제는 행정처리만을 남겨놓고 시간을 끌고 있다.

27일(토) 진흥원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박종원 지부장은 "이대로 죽기는 너무 억울하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과기노조는 박 지부장의 공식적인 인사발령 후 "대정부 대언론 투쟁을 기본방침으로 유니와이드 관련 비리는 물론 기관 내 비리를 드러내어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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