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제주도청앞 인간띠 잇기 ⓒ 제민일보 제공
"이번 여성부의 '제주도지사 성희롱 인정 결정'은 지난 5개월여간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겪어왔던 고통의 짐을 조금이나마 벗게 해준 결정임에도 가해자인 우 지사가 그 결정조차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싸움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제주여민회(공동대표 김경희·김영순) 주최로 지난 7일 오후 6시30분 도청정문 일대에서 열린 '성폭력없는 세상을 위한 인간띠 잇기' 행사에서 터져나온 이구동성이다.
a
▲ 인간띠잇기 행사에 앞서 열린 한 연극인의 성폭력추방 퍼포먼스 ⓒ 제민일보
사회단체와 시민, 어린이 등 250여명이 참가한 이날 '인간띠 잇기'는 도청 정문을 기점으로 주변을 '⊃'자로 빙 둘러싸고 "한 사람의 여성이라도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 모두 안전할 수 없다"는 문구가 담긴 보라색 띠를 참가자마다 손으로 이어 성폭력 없는 세상을 기원했다.
지난 달 29일 늦게 '여성부의 우 지사 성희롱 인정 결정'이 나온 것을 발단으로 열린 이날 '인간띠 잇기'에서 참가자들은 굵은 빗줄기가 퍼붓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우 지사의 사과와 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성토에 목청을 돋웠다.
김경희 공동대표는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피해자는 보호받고 가해자는 벌을 받아 뉘우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상식적인 권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가해자가 여성부의 결정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면서 "우리 딸들의 안전한 미래와 제주사회를 위해 가해자가 부끄러워하고 자신의 행동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제주도민의 의지를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인간띠 잇기' 평화시위는 '성폭력피해자 권리헌장 낭독', 연극배우 강종임(33)씨의 '성폭력 없는 평화로운 세상' 퍼포먼스, 한줄로 도청 일대를 에워싸는 인간띠잇기 행사 등으로 채워졌다.
| | 몇몇 노인, 일부여성들 거친 목소리로 항의 빈축 | | | | 여성부가 지난달 29일 판정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성희롱 사건을 놓고 여성 인권의 신장과 우근민 지사에게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 7일 오후 열린 제주여민회의 '인간띠 잇기' 행사에는 이 행사를 항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이 행사의 메인 이벤트가 시작된 오후 6시30분께 5∼6명의 노인들과 역시 같은 인원 수의 여성들이 나타나 여민회에 행사 개최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 시작전부터 나타난 이 초대받지 않은 '객(客)'들은 제주시 노인회 소속 노인들과 미용사 제주시지부 소속 회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상소리를 하면서 여민회를 나무랐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노인들의 입에서 "밥먹고 할 짓이 없어서 이런 짓을 하느냐?" "제주여민회 사무실에 쳐들어가겠다" 등의 험한 욕설이 튀어 나왔다.
한 여성은 "제주도가 여자 하나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성희롱을 알면서도 우리가 (우근민 지사를)선택했다. 끝난 일을 이제와서 끄집어 낼 필요가 있느냐? 제주도가 챙피한 일이다. 제주도민을 분열시키는 일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보도진과 행인들, 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한 도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들은 노인들의 이같은 모습에 "딸만한, 혹은 손녀만한 사람들이 하고 있는 행사를 노인네들이 저렇게 험한 목소리로 욕을 할 수 있느냐"면서 "만약 성추행 당한 여인이 자신들의 자녀나 손녀라면 저 노인들이 저렇게 험한 욕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또 여민회 행사를 항의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여성이 성추행당한 여성을 욕하는 동네는 제주도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제기됐다. / 김정훈 | | |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