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그린 밑그림에 직접 색칠하고 있는 학생들.김인경
벽화는 순천지역 미술교사 모임에서 '청소년, 역사, 꿈, 희망, 미래'라는 주제로 동천 벽면 가로 45m, 세로 3m 공간에 벽화 밑그림을 만들고 청소년들이 그 위에 여러 가지 색을 입히고 덧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동천 천변도로 아래로 비를 피한 아이들은 새참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서른 명 남짓한 아이들의 손에는 페인트가 묻어 있거나 아직도 벽에 달라붙어 하얀 얼굴에 눈을, 하늘의 구름을 그려 넣고 있었다. 응원부대들까지 포함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다.
붓끝에 살짝 묻힌 페인트 자국이 거친 회색 벽면을 쓸어 내릴 때마다 느티나무가 자라더니 푸른 하늘이 열리고 종이비행기가 머리 위로 난다. 그 아래에서 아이들은 또 벽에다 부지런히 붓질을 한다.
밋밋해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던 회색벽은 새들이 날아와 부딪혔다는 솔거의 소나무 그림까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손길을 거친 곳이면 활력과 생명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마치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듯.
이렇게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담아 그은 한 획마다 삭막한 회색도시 흑백세상에서 싱긋하고 명랑, 쾌활한 천연색 세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