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민주당의 길'을 가야한다"

임종석 의원, 청년층이 관심 가질 수 있는 개혁정당으로 개편 촉구

등록 2002.08.24 17:23수정 2002.08.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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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임종석(성동)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몽준 의원과의 통합신당 추진 및 재경선 움직임과 관련 "반민주적 경선불복 행위이자 삼류정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비생산적이고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 무원칙한 신당논의를 중단하고 3, 4십대 청장년층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개혁과 통합의 국민정당으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742호(임종석 의원실)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임종석 의원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742호(임종석 의원실)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임종석 의원석희열
임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민주당에서 제기되는 제3신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정몽준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당논의는 민주당의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국민경선으로 대통령후보를 선출한 민주당이 지지도가 조금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지율 함정에 빠져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재벌가의 총수에게 대통령 후보를 구걸하고 있는 듯한 모습은 초라하다 못해 치욕스럽다"고 신당 추진세력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특히 정몽준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오리무중의 발언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당구상을 이야기 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은 회피한 채 신비감을 유지하기 위해 대선 출마선언은 뒤로 미루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과거 박찬종 현상이나 이인제 현상과 같은 난기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 아들과 관련한 각종 게이트 등으로 실망한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현 정치권에 대한 불만들이 대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이어 "제대로 검증도 안된 정 의원 한 사람과 민주당 의원 전체를 같은 무게로 흥정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일부의 국민경선 불복과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이용하여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개혁적 정체성을 부정하고 무임승차하고자 한다면,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당정치 경험이 없는 정몽준 의원에 대한 부끄러운 구애는 옳은 일도 아니며, 대선에서 이길 수도 없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무현 후보의 사퇴문제와 신당을 둘러싼 당 내분사태와 관련 임 의원은 "민주당이 지금 밖으로는 국민의 원망과 불신을 받고 있고 안으로는 혼란과 무기력 속에서 깊은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 민주당은 친노, 반노, 중도파로 사분오열되어 대립하고 있다"면서도 "반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8월 말이나 9월 초쯤 가닥을 잡을 것"이라며 현재의 민주당 상황은 본질적으로는 친노, 반노가 아닌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대결구도라고 지적했다.

신당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임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그에 대해 답을 해야한다"고 말문을 연 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 그리고 국민참여의 대전제 위에서 민주당과 후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실천되어야만 한다"면서 "우선 3, 4십대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도전할 수 있는 개혁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신당 논의를 국민에게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후보가 자신의 정치철학을 국민에게 얘기하고 비전을 제시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상적인 양자 대립구도로 압축되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이라며 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성향이 강한 노무현 후보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피력했다.

임 의원은 "무원칙한 신당논의는 1990년 3당 합당처럼 '위험한 국민사기극'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3당 합당으로 우리나라 정치를 10년 이상 후퇴시켰고 IMF 경제위기가 초래되었다"면서 "현재 민주당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신당논의는 1990년 3당 합당만큼이나 불투명하고 음모적 야합으로 느껴진다"며 무원칙한 신당논의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0대 정치인 임종석 의원의 소신을 들어보았다.

- 최근 당내 일부에서 논의되고 있
임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진행되는 신당논의를 보며 모욕감을 느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임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진행되는 신당논의를 보며 모욕감을 느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석희열

는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한 신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 견해를 듣고 싶다.

"비생산적이고 민주당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 논의다. 정당정치의 경험이 없는 정몽준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당논의는 민주당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국민경선으로 대통령후보를 선출한 민주당이 지지도가 조금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지지율 함정에 빠져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재벌가의 총수에게 대통령 후보를 구걸하고 있는 듯한 모습은 초라하다 못해 치욕스럽기까지 하다."

- 정몽준 의원을 대상으로 한 신당 추진 논의에 대해 '반민주적 경선불복 행위이자 삼류정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는 표현을 했던데...
"민주주의가 부정되고 있고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당내에서 신당추진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후보사퇴를 요구하며 탈당을 부추기고 당 밖의 인사들과 만나 제3신당 추진을 합의하는 것은 분명히 반민주적인 행위다. 검증도 안된 정 의원 한 사람과 민주당 의원 전체를 같은 무게로 흥정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당내 일부의 국민경선 불복과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이용하여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개혁적 정체성을 부정하고 무임승차하고자 한다면, 이는 결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당정치 경험이 없는 정몽준 의원에 대한 부끄러운 구애는 옳은 일도 아닐 뿐더러 대선에서 이길 수도 없는 위험한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정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세탁을 한 번 해야한다."

- 정 의원이 자본가의 아들이고 정당 경험이 없다는 이유 때문인가.
"그렇다. 정 의원은 재벌가의 총수일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에서 제대로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그가 언제 정치개혁, 경제도약, 남북화해, 지역갈등 및 노동자·농민 등 소외계층을 모두 아우르는 국민통합에 대한 정책을 제시한 적이 있는가. 정책이나 대안을 통해 검증된 정치적 리더쉽이 아니라면 민주당과 함께 할 근거도 없고 대선후보로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을 것이다."

- 정몽준 의원을 가끔 만나나.
"국회에서 더러 만난다. 정 의원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물없이 만난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서 적절치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것뿐이다."

- 지난 22일 신당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신당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나.
"신당논의가 발전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구성된 거니까 현실적으로 존중한다. 민주당은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그에 대해 답을 해야한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 그리고 국민참여의 대전제 위에서 민주당과 후보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실천되어야 한다고 본다.

신당창당추진위는 일정을 하루 빨리 내놓아야 한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명을 바꾸고 대대적인 개혁 프로그램과 국민동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후보에 대한 재신임과 함께 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 동안 대통령의 아들 비리문제로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내놓기도 전에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개혁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이 바뀌어야지 후보에게 제 목소리를 못내게 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이회창과 노무현 대립구도는 가장 이상적인 대선 구도이다. 후보가 이길 수 있도록 당이 변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 3, 4십대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도전할 수 있는 개혁정당으로 나아가야 하며 신당 논의를 국민에게 개방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 개혁 모임들이 논의의 주체가 되어 빨리 활성화되는 게 급선무다.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듣고 또 외부 전문가집단의 의견을 들어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 3, 4십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인가.
"세대간의 구별을 짓자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선'이란 말을 썼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세대인 3, 4십대는 전통적으로 우리 민주당을 지지해왔으며 그래서 그들을 잃는다면 민주당은 본바탕을 모두 잃는 것이 된다.

한국사회에서 3, 4십대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졌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론주도층이며 활동도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당의 원칙과 기준을 잡아보자는 취지에서 3, 4십대 여론층에 직접 호소하고 그들의 견해를 신당의 원칙과 방향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 노무현 후보 지지입장에 대한 이유를 말해달라.
"지역갈등과 3김정치로 대표되는 구시대의 유산을 청산하고 극복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정치인이 노무현 후보라는 생각에서다. 권위주의와 지역주의에 그 동안 상징적으로 맞서왔고 극복하려고 노력해온 인물이 현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에 누군가. 지난 국민경선은 정치인들이 생각 못한 걸 국민이 우리에게 일깨워준 소중한 경험이고 자산이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후에도 당을 장악하려 하지 않았다. 자율과 분권주의에 의한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반대세력과 싸워왔다. 탈권위 국민통합정치로 노동자·농민을 비롯하여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인 국민 보호와 분배 정의를 노 후보에게 기대하고 있다."

- 당내 반노세력이 어느 정도인가.
"지금 민주당은 겉으로 드러나기에는 친노, 반노, 중도파로 사분오열되어 대립하고 있다. 그렇지만 반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점점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로 가자는 의견이 세를 얻고 있다. 8월 말이나 9월 초쯤이면 가닥을 잡을 것이다. 현재의 민주당 상황은 본질적으로는 친노, 반노가 아닌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대결구도라고 생각한다."

- 지난 13일 유시민씨, 함세웅 신부 등 국민후보지키기 2500인 시민선언이 있었는데...
"그들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국민의 욕구를 잘 읽어서 정치세력화한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게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노 후보의 지지율 회복에도 큰 힘이 되고 나아가 한국 정치발전에도 큰 수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내일(일) 오후에 소장파 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이 모인다고 들었다.
"그렇다. 내일 오후 3시에 국회의원회관 106호실에서 저를 포함하여 이종걸 의원, 이인영, 우상호 위원장 등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를 확산하고 민주당을 미래형 개혁정당으로 우선 개편하는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할 것이다. 조순형 의원도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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