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교동 주택가 20일 만에 또 침수피해

등록 2002.09.02 00:13수정 2002.09.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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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달 10일 배수펌프 가동중단으로 교동마을 147세대가 침수피해를 당한뒤 연이어 20일만에 또다시 침수됐다.

지난달 10일 배수펌프 가동중단으로 교동마을 147세대가 침수피해를 당한뒤 연이어 20일만에 또다시 침수됐다. ⓒ 이수천

태풍 루사(RUSA)에 따른 집중 호우로 양산 교동 주택가가 지난달 30일, 31일 사이에 310 mm 이상이나 기록한 집중 호우로 지난 8월 10일에 이어 잇따라 주택을 포함한 상가 등 건물 51동과 주민 98세대가 또다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침수피해 악몽을 격은 지 20일만에 벽지도 마르기 전에 또다시 침수되는 등 추석을 대비한 상가물품 등의 피해도 함께 발생해 양산시가 적절한 대책 마련에 부심 하고있다.

이날 침수피해 역시 종전과 마찬가지로 교동 배수 펌프장이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발생해, 피해주민들이 "당국의 졸속 수방대책 때문에 한 달도 안돼 또다시 똑같은 피해를 입혔다"며 피해보상과 함께 항구적인 재개발 등 근본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동 침수피해 대책위 등 주민들은 잇따른 침수피해로 인한 피해액이 자체 조사결과 건물주와 세입자, 상가 피해 등 총 2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침수 당시에는 안종길 양산시장과 시의회 김일권 부의장과 실국장, 경찰, 소방구조대 등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면서까지 신속한 사전 대피 명령을 내려 종전보다는 피해가 적었으나 이번 역시 교동 배수 펌프장 가동 중단이 주택가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드러나면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교동 배수 펌프장의 경우 주택가에 물이 조금씩 차기 시작한 31일 오전 11시경부터 예비 펌프기를 포함 모두 5대를 풀 가동했으나 이날 오후 4시경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주택가 물이 급격이 불어 향교 담장을 넘길 듯한 위치까지 1.5m높이 가량 침수피해를 가져와 대피한 주민들이 인근 교회와 학교에서 적십자회원들의 도움아래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뜬눈으로 밤을 새는 등 불편을 초래했다.

이처럼 배수 펌프장이 맞은편 양산천 최고 수위를 7m로 계산해 펌핑하는 것으로 설계를 했으나 이날 하천수위가 8m까지 상승하면서 펌핑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과부하로 가동이 중단 됐다는 게 양산시의 설명이지만 대책위 회원들은 "농사꾼이 경운기로 높은 산을 넘어 펌프 라인을 연결시키면서까지 물을 퍼낸 적이 허다 한데 수 십억 원 들여 설치한 펌프장이 비만 오면 유수지 배전반에 물이 찼다"며, "전기를 끊어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등 맥을 못 추니 애당초 설계 잘못 임이 드러났다"며 분개하고있다.


양산시는 20년간 강우량을 감안해 배수 펌프장을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침수피해대책위 에서는 "펌프장 가동중단에 따른 잇따른 침수피해로 시의 설계가 집중호우를 대비한 회현동 윗물 유입을 고려한 설계와 배수펌프장이 자리한 고도 등을 감안하지 않아 펌프장 인근 도로 바닥 수위가 무릎 정도만 차 올라도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로 이어진다니 말이 안된다"며 "현실성을 무시한 행정 집행의 결과라는 사실이 되풀이된 사고 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냈다"며 피해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 되고있다.

특히 펌프장 배전반이 도로에서 20㎝ 높이에 설치돼 주택가에 물이 조금만 차도 전기 정전으로 가동이 어렵게 돼 있는 것도 새롭게 드러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동 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수 십억 원을 들여 설치한 배수 펌프장이 정작 많은 비가 내릴 때 제 역할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말로 받고 되로 퍼내려니 효율이 떨어지고 끝내는 속수 무책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며 "탁상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복지부동 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로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피해보상 및 근본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해 대책위 등 주민들은 양산시 등 당국이 저지대인 교동 주택가를 일괄 수용한 뒤 강 수위 보다 높게 성토해 재개발 후 분양하는 방식의 항구적인 대책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있다.

한편 교동 배수 펌프장은 양산시가 지난 98년 사업비 55억원을 들여 4750ton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조와 분당 840ton의 물을 펌핑할 수 있는 배수 펌프장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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