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도 달구어졌을 때 때려라"

정세현 통일부 장관, "북한 본격적인 대외개방으로 첫발"

등록 2002.09.26 11:52수정 2002.09.26 14:36
0
원고료로 응원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향후 남북관계 및 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정세현 통일부 장관. 오른쪽은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회장.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향후 남북관계 및 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정세현 통일부 장관. 오른쪽은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회장.한국능률협회 미디어
최근 북한의 신의주지역 특구 지정 등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의 증대 및 변화 상황에 대해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북한도 국제정세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개혁과 개방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 장관은 아울러 "남북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평가는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26일 오전 6시 55분부터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회장 송인상) 주최 '제350회 최고경영자조찬회' 강연자로 참석해 '향후 남북관계 및 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강연한 자리에서 밝혔다.

강연을 통해 정 장관은 "무수한 접촉이 북한을 개방하게 만들었다"면서 그 예로 지난 98년 이후 남북 왕래인원 중 방북 인원은 3만3275명이며, 기업인의 평양 방문과 경수로사업 등으로 북한 상주인원만도 800∼1200여명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간 교역도 올해 8월말 현재 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약 11%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를 통해 '신의주특별행정구'를 지정하고 '신의주특별행정구 기본법'도 채택한 북한의 변화에 대해 "에너지와 식량, 비료 등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하던 북한이 변화를 위해 조금씩 실험을 하기 시작한 것이며, 신의주는 일종의 실험실로 면역성을 키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남북 경제협력(이하 경협)의 추진 기본방향으로는 ▲지난 18일 남북 동시착공한 경의성·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의 차질없는 진행 ▲민간 경제교류협력은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꾸준히 활성화 ▲경협이 정치상황 변화 등에 흔들림 없이 안정되도록 기반과 틀 형성 등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또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민족의 혈맥을 이어 민족동질성 회복에 기여함은 물론 단기적으로 남북 교역의 물류비를 최대 5분의1 수준 절감하고 간접교역에서 직접교역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된 부정적 요소 극복으로 남북 경제 공동발전"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남북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남북 경제발전을 위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한국능률협회 미디어
한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북측은 남측 경협을 '지원'이란 개념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해 우리는 '거래'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며 남북 경협에서 장애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잠재된 부정적인 요소로 ▲국제적으로 미 테러사건 이후 군사적 긴장관계 지속 ▲북한 내부적으로 개방과 변화에 대한 우려 잔존 ▲우리 내부적으로 대선 등 대북정책이 정치에 쟁점화할 가능성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문제를 둘러싼 북미관계 진전추이 등을 예로 들었다.

경제적인 요소로는 북측에 경제시스템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부족 등을 들었다. 이에 남측은 북측에 물류와 통신개념의 중요성, '저임금 노동력'의 우수성 등을 강조하며 조언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

긍정적인 요소로는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개성공단 개발 사업'을 예로 들어 지난 24일 현대와 토지공사 관계자가 방북, 북측과 '개성공업지구법' 제정·공포문제를 포함해 사업추진에 대해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오는 10월중에는 개성에서 '개성공단실무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는 것.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어제(25일) 밤 부시대통령으로부터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를 빠른 시일내에 북측에 보내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냉전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북-미 대화 재계를 시사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정 장관은 "중소기업의 경협 참여에 있어 단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은 크지 않기에 신중히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만약 개성공단이 개발된다면 중소기업이 가능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참여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충고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조찬회에는 국내 경영인 250여명이 참석해 국내 기업들이 향후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변화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AD

AD

AD

인기기사

  1. 1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