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못한 고 박승주씨 장례식

유족과 사회단체, 미군범죄 없는 세상 위해 끝까지 투쟁 결의

등록 2002.09.30 19:15수정 2002.09.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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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군트레일러 희생자 고 박승주씨 장례식

미군트레일러 희생자 고 박승주씨 장례식 ⓒ 진홍

미군트레일러에 의한 박승주씨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20일 오전 9시 20분 파주 금촌의료원 앞 사거리에선 고 박승주씨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에는 고인의 부인인 최미애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친지들, 소파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 자통협 상임의장 홍근수 목사, 오종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 미군기지없는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김준기 교수, 변연식 평통사 공동대표 등과 자통협 본부 실무자들, 고양.파주지역 민주시민사회단체 회원들, 민족문제연구소, 학생 등 약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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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인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인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 진홍


유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진행된 영결식에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과 홍근수 자통협 상임의장의 고인을 떠나보내는 추도사가 있었다. 이어 김판태 자통협 투쟁국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사망사건 초기부터 유족과 사회단체의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미군과 경찰은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수사로 피해자인 박승주씨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며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며, 유족과 사회단체들은 박승주씨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법정투쟁, 기자회견 등 끈질긴 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유족을 대신해 추모사를 한 고인의 친구인 송태규(38)씨는 "친구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다. 미군과 싸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영결식을 마치고 장례 행렬은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캠프 에드워즈 부대에 가서 노제를 진행하였다. 노제에서 문정현 소파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는 “미군은 이 땅을 당장 따나라!”고 부대를 향해 외치며 “진상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장례식이기에 착잡하다", "우리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과 동시에 미군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가열찬 투쟁을 결의하자"며 미군에 대한 분노와 유족에 대한 위로를 하였다.

a 사고 부대인 캠프 에드워드 앞에서 유족들과 사회단체 회원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사고 부대인 캠프 에드워드 앞에서 유족들과 사회단체 회원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 진홍


캠프 에드워드 앞 노제에서도 유족들의 미군을 향한 분노와 함께 오열이 계속되었으며, 고인의 여동생인 박은숙씨는 "미군놈들 내가 다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치며 피맺힌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오전 11시 캠프 에드워드 앞 노제까지 마친 장례행렬은 지난 16일 밤 사고를 당한 파주군 법원읍 웅담2리 현장을 지나 고인의 선산인 경기도 가평군 하색리에 시신이 안치되었다.


이번 사건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사건 이후 주한미군이 사고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한 이후 곧바로 발생한 사고로 현재 사인을 놓고 유족과 미군당국, 경찰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사건조사를 맡은 경찰은 사체에 대한 강제채혈을 통해 고인의 혈중 알콜농도가 0.254%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를 토대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단순교통사고로 단정짓고 있으며 유족들은 강제채혈을 통한 일방적인 발표와 사고장소의 차량 낙하물 흔적 등을 들며 경찰의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a 사고현장은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이 홀로 지킨 채 적막하다.

사고현장은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이 홀로 지킨 채 적막하다. ⓒ 진홍


미군에 대한 출두요구서를 보내 1차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파주경찰서는 27일 조사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공개를 거부하였으며 “이미 발표한 대로다. 유족들에게 공개하였다”고 하였으나 유족들에게 확인한 결과 “건성건성 보여주는 척 흉내만 내 상세한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a 사회단체 회원들이 마지막 길을 가는 고인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회단체 회원들이 마지막 길을 가는 고인 앞에 헌화하고 있다. ⓒ 진홍


a 미군에 의한 희생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해원굿을 펼친다.

미군에 의한 희생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해원굿을 펼친다. ⓒ 진홍


a 최근 미군에 의해 전동록씨와 두 여중생을 잃은데 이어 또다시 희생된 고 박승주씨의 착잡한 장례식.

최근 미군에 의해 전동록씨와 두 여중생을 잃은데 이어 또다시 희생된 고 박승주씨의 착잡한 장례식. ⓒ 진홍


a 망연자실한 미망인 최미애씨와 큰딸 혜미(12살)양.

망연자실한 미망인 최미애씨와 큰딸 혜미(12살)양. ⓒ 진홍


a 철모른 채 차 안에서 놀고 있는 고인의 아들 민서(5)군

철모른 채 차 안에서 놀고 있는 고인의 아들 민서(5)군 ⓒ 진홍


a 소파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와 미군기지없는 경기도운동본부 김준기 상임대표가 묵념하고 있다.

소파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와 미군기지없는 경기도운동본부 김준기 상임대표가 묵념하고 있다. ⓒ 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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