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토양오염, 진상조사 촉구

미군측 '나 몰라라'... 민노당, 미군기지 앞에서 공개사과 촉구

등록 2002.10.11 15:27수정 2002.10.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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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의 일부 지점이 기름에 의한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기름에 오염된 주요 지점에는 수천톤의 오염된 토사가 방치되어 있거나 덮어버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녹색연합이 발표한 용산 미군기지 기름에 의한 토양오염 현황도
녹색연합이 발표한 용산 미군기지 기름에 의한 토양오염 현황도녹색연합
녹색연합은 7일 용산 미군기지 안 사우스포스트의 3천톤에 달하는 토양이 기름에 오염된 채 방치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현장사진 등의 관련자료를 홈페이지(http://www.greenkorea.org)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미군기지 기름 오염사건은 기지 안에서 기지 밖으로 오염원이 유출되면서 확인된 기존의 오염사건과는 달리 용산 미군기지 안에서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확인된 최초의 사례이다.

미군기자 안 운동장(오른쪽 빈터) 및 병원 공사현장
미군기자 안 운동장(오른쪽 빈터) 및 병원 공사현장녹색연합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박인영 간사는 "용산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안 다목적 운동장 조성공사 현장에서 3천여톤의 토양이 기름에 오염된 사실이 지난 6월에 확인되었음에도 미군측은 지금까지도 관련내용을 관할 용산구청과 환경부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군측을 비난했다.

박 간사는 "토양오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아직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한미행정협정(SOFA) 규정 위반사실 및 책임 규명은커녕 오염토양 처리 및 복원에 대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책 없는 정부의 무사안일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미군기지 안 부속건물 토양오염 현장(복개 후)
미군기지 안 부속건물 토양오염 현장(복개 후)녹색연합
이에 따라 장기 방치되고 있는 오염토양이 비에 쓸려 내려가 오염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처리 및 복원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오염토양을 파헤쳐 놓은 상태에서 올 여름철에 많은 비가 왔기 때문에 오염지역이 확대되거나 씻겨 내려가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면서 "지하수 오염도 검사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오염토양 처리 및 복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측에 촉구했다.


미군기지 안 부속건물 토양오염 현장
미군기지 안 부속건물 토양오염 현장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용산 미군기지 안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제보를 수차례 받고 여러 차례 현장 확인작업과 증거수집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현장 오염토양을 채취하였다"며 "사우스포스트 안 부속건물 개보수공사장에서 채취한 토양을 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총석유류탄화수소(TPH)가 8638mg/kg으로 나타나 오염정도가 대책기준(5000mg/kg)을 훨씬 뛰어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녹색사회연구소 정종관 연구위원은 "TPH가 8638mg/kg으로 결과가 나왔다면 그 토양은 기름에 절은 것으로 판단되며 처리방법에 있어서 공기를 불어넣어 기름성분을 산화분해 처리하는 생물학적 처리보다는 소각처리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소견을 밝혔다.


그는 또 "토양오염이 대책기준을 훨씬 넘고 있어 토지이용 중지 및 시설의 설치 금지 등의 규제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기름에 오염된 토양은 특정 폐기물로 분리, 현장 반출처리하여 전량 소각처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고 용산 미군기지를 토양보전대책지역으로 선포해 즉각적인 복원노력을 기울일 것을 정부측에 건의했다.

한편 주한미군측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한 미군은 오염된 토양이 발견된 이래로 대한민국 환경부와 여러 번에 걸쳐 논의해 왔으며 한미간에 합의된 절차에 따라 가용한 정보를 계속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한국민들의 공개사과와 피해보상 요구를 거부했다.

녹색연합은 주재국 국민들의 요구에 미군측이 애써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즉각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 박인영 간사는 "미군측의 공개사과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여러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미군기지 앞에서의 기자회견과 규탄시위 등 다양한 대책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 미군기지 안의 공사현장
용산 미군기지 안의 공사현장녹색연합
민주노동당은 11일 오전 용산 미8군사령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의 즉각적인 진상조사와 주한미군의 공식적인 공개사과 및 피해보상,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은 주한미군에 대해 "지난 2000년 한강 독극물 무단방류, 2001년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어마어마한 환경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2002년만 하더라도 6월의 전동록씨 사망사건, 15살 효순이 미선이 살인사건, 파주 박승주씨 미군 트레일러 사망사건에 이어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행태에 분노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군의 환경범죄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재발 방지 조처와 불평등한 소파개정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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