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 게임이 시작되기 전 한국이 손쉽게 종합 2위를 목표로 정했던 것은 전통 효자종목이자 세계최강의 아성을 구축한 양궁, 태권도, 레슬링 등의 절대적 경쟁 우위에 있는 종목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안 게임 초반, 이 효자종목들이 도미노 현상처럼 무너지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해 한동안 충격을 주었었다.
단지 스포츠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21세기를 맞이해 세계 경제의 주도층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실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 뒤쳐졌다고 평가받던 개발도상국들이 급성장을 거듭하며, 한국산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2년 개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산업별 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인정받으며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전자, 통신, 조선,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신흥개발도상국들의 강력한 도전 역시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제품의 질과, 기술적인 면에서 차이를 인정받으며 절대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처럼 어느 한순간 쉽사리 무너지는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21세기 세계경제 주도층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가 기존의 경제대국들의 자만심을 적절히 이용하고 신흥개발도상국들의 거센 도전을 오만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경제대국의 꿈은 쉽게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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