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팀과 새벽팀이 치열한 골다툼을 벌이고 있다.최유진
여느 날과 다르게 모래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양팀 선수들 모두 바람을 가르며 축구공을 따라 이곳 저곳을 뛰어다녔다. 전 후반 50분 동안 이뤄진 경기에서 상생(相生)은 초반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새벽팀 골키퍼의 선방에 점수를 내지 못했다.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마치 국가대표 골키퍼를 연상시킨 새벽팀의 골키퍼는 몸을 날려 공을 막는 등의 모습을 보여 프로 축구선수를 방불케했다.
경기 시작 15분(12시 30분), 새벽팀의 서봉주씨가 첫 골을 터뜨렸다. 골은 새벽팀에서 터졌는데 상생(相生)팀도 자기일 인 것마냥 기뻐하며 같이 박수를 쳤다. 이후 새벽은 34분, 35분, 36분에 연속골을 터트렸으며, 상생(相生)팀도 이에 질세라 전반 39분 옆 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었던 '동네축구 용병'을 긴급 투입해 한 골을 만회했다. 전반전이 끝날 즈음 새벽 팀이 찬 공이 상생(相生)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아쉬워하기도 했다.
두 팀 모두 '대화가 있는 축구대회'의 취지를 너무 잘 이해한 까닭일까? 작년의 승부를 내겠다고만 했지 그들의 얼굴에선 승부에 대한 집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상대편이 골을 넣어도 웃으며 박수를 치고, 실수를 해도 연연하지 않고 멋쩍게 웃으며 공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전반 25분 동안 축구장을 계속 뛰어 힘들만도 한데, 그들의 얼굴에서 힘든 기색을 찾을 수가 없다. 10분 정도의 휴식시간 동안 다시 재정비를 하고 축구장으로 모인 그들 다시 공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거세게 불던 바람도 그들에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후반에도 골 잔치는 계속됐다. 상생(相生)의 김태호, 새벽의 허형옥, 이정관, 천준호씨가 그 주인공. 새벽의 천준호씨는 전후반 3골을 넣어 헤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후반 50분이 끝난 뒤 스코어는 8:2로 일 년 동안 묵혀둔 승리의 기쁨은 새벽팀으로 돌아갔다.
▲경기시작 전 두 팀이 함께 찍은 기념 사진최유진
이날 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한 새벽 팀의 천준호씨는 "최근에 KYC전국 지부 축구대회가 있어 자주 모여 발을 맞춰서 이긴 것 같아요"라며 "원래 포지션은 최종수비인데 얼떨결에 넣었습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이어서 그는 "이번 '대화가 있는 축구대회'는 정말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것 같아요"라며 "시민단체들이 모여서 공을 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고 참가 소감을 말했다.
상생(相生)팀의 김태호(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씨는 "상생이 강팀인데 오늘 많은 사람이 안 왔다"면서 "새벽 팀에 2차전을 제안한다"고 웃으면서 작별인사를 했다.
| | 우리 단체의 사업 ★은 이루어진다 | | | '대화축구장'에서 들어본 시민단체 이야기 | | | | ▶KYC의 천준호 사무처장 "대선축제에 젊은이 참여시킬 것"
"저희의 중점 사업은 '덕수궁 건립 반대 사업'입니다" 일찌감치 축구장에 도착한 KYC의 사무처장 천준호씨는 미대사관 덕수궁 건립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를 높이며 이야기한다. 최근에 '덕수궁터 사적지 지정' 기자회견을 한 KYC는 기자회견에서 "대체부지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미국대사관과 한국정부 양측 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만 한다며, 미국대사관의 태도와 관련 "소유권 부지는 인정하지만, 우방국가의 중요한 유적지라고 생각하면 넘겨줘야 옳다"면서 "이런 처사는 프랑스나 다른 나라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선 관련 사업인 '20·30 청년유권자네트워크'를 계획중이라며 오는 22일 결성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년유권자네트워크에선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도록 각종문화 행사와 축제 형식으로 이뤄나갈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생팀과 청년생활의 팀으로 나눠 투표참여와 정책참여를 유도할 것"이라며 "20·30대 유권자 TV토론회와 대학별 유권자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재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천 사무처장은 마지막으로 "미 대사관 직원들과 축구 구장에서 온몸으로 한판 붙고 싶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백현석 예산감시 팀장 "쌍방향 메신저로 대선사업하겠다"
"메신저 통해 대선 사업 진행할 거예요" 조카를 안고 나타나 오해를 받기도 했던 백현석씨는 질문에 답하랴, 조카를 돌보랴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해 보였다. 현재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대선에 유권자를 참여시키기 위한 메신저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처음엔 이메일로 작업을 했으나 이메일로는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얻어낼 수 없어 메신저를 택했다고 한다. 이 사업과 관련 그는 "메신저를 활용, 선거관련 쟁점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낼 것"이라며 "대선 기간 중 메신저단을 구성, 하루에 한번씩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나눠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그는 광고감시운동을 벌일 예정이라며 "광고는 기업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기업이 그에 맞는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다"며 "거짓된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사업을 계기로 기업이 제대로 활동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YC 천준호씨 (해트트릭) "대선 앞둔 민주당, 계파만 있다"
축구시합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둔 천준호씨(천준호 대표와 동명이인)는 얼마 전까지 국회에서 국회의원 비서로 지냈다고 한다. KYC가 승리한 것에 대해 "전국 지부 축구대회 때문에 발을 많이 맞춰 봤다"며 스트라이커인가 라는 질문에 "원래 최종수비인데 얼떨결에 넣었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는 이어서 "이번 '대화가 있는 축구대회'는 좋은 취지다"라며 "오랫동안 깊은 이야기는 못나누더라도 같이 축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앞둔 현 정국과 관련 "현재 민주당은 중심이 없고 계파별로 너무 얽혀있다"며 "다음주쯤엔 모든 준비체계가 확실하게 해결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모델 변정수씨 남편 류용운씨 "밤새 술마시고 '새벽축구'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결혼 후에도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세계에 모델로 명성을 떨치는 변정수씨의 남편 류용운씨다. 새벽의 창단멤버인 그는 축구가 좋아 KYC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현재 매체기획사 기업매거진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새벽' 초창기에는 6시에 못나올 까봐 밤새 술 마시고 축구하러 나왔다"면서 옛날을 회상한다. 그는 이번 '대화가 있는 축구대회'에 대해 좋은 기획이라며, "축구시합을 하면 만나서 인사하고 이야기하고, 대화가 있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한다. 예전보다 살이 좀 찐 것 같다는 질문에 "어제도 술 마시고 축구하러 나온 겁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에너지시민연대 김태호 사무처장 "화석연료 과다 사용이 지구 온난화"
"지자체별로 '에너지 조례' 만들 것입니다" 부인과 함께 축구장에 나온 그는 에너지시민연대의 사업을 묻는 질문에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2000년 6월 만들어 졌다는 에너지시민연대는 환경문제의 핵심이 에너지 공급에 있다고 생각, 160개 단체가 연대해 출발했다고 한다. 현재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100년동안 2℃이상의 온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이런 온도차를 인간은 견뎌도 식물들은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그는 "식물 떼와 수목 떼의 멸망은 곧 지구의 멸망이다"라며 "화석에너지를 자제하고 대체에너지를 찾는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각 지자체별의 근거와 지역주민들을 토대로 지자체에 맞는 에너지조례를 작성해 10개 지역에 재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또 '에너지 절약 100만가구' 운동을 벌여 7월과 8월을 대상으로 전력사용을 20%절약하는 가구에는 20%의 인센티브(혜택)를 줄 것이라고 한다. / 최유진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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