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울리는 ‘AV시스템’

팔고 나면 사후관리 없어 불만 가중

등록 2002.10.23 09:34수정 2002.10.23 12:21
0
원고료로 응원
최근 자동차 안에서 공중파 방송과 동영상 CD 등을 볼 수 있는 AV(Audio & Video)시스템 장착 차량이 늘어나 새로운 교통사고 요인이 되고 있으며, 장착 후에도 사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AV시스템은 주로 운전면허시험장 주변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요즘 들어서는 국도변 등 비교적 차량 소통이 많은 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업자들로부터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관리비 33000원에 AV시스템을 장착하라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관리비 33000원에 AV시스템을 장착하라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 안영건

AV시스템 판매원들은 운전자들에게 무료 장착과 사은품 제공, 장기할부판매 등의 충동구매를 유도한 뒤 기기 판매 후에는 계약 당시와는 달리 장기할부가 되지 않거나 사후수리보증(A/S)을 외면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지난 달 28일 최모(28)씨는 “ 동생과 함께 도로변에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AV시스템 관련 상품이 전시돼 있어 구경하다 판매원의 설명에 그만 혹해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한다. 최씨는 당시 판매원으로부터 6년간 할부가 가능하다는 말에 180만원에 기기를 구입했다. 하지만 얼마 후 최씨 앞으로 날아온 대금청구서에는 할부기간이 고작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최씨는 곧바로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위약금 20만원을 물어야 한다고 억지를 부려 어쩔 수 없이 위약금을 부담하고 해지했다고 한다.

AV시스템을 설치한 20~30대 운전자들은 이를 과시하듯 신호대기 중 또는 운행 중에도 볼륨을 높이고 음란성이 짙은 장면을 시청하고 있어서 타 차량 운전자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AV시스템 장착 붐은 영업용 택시까지 이어져 일부 승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있다.

박모(37)씨는 “지난 18일 저녁 AV시스템이 설치된 영업용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신호 대기 중에는 물론 운행 중에도 힐끗힐끗 TV를 보는 탓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안전운행에 혼비백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문제를 상담하는 한 관계자는 “AV시스템 장착 비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장기 할부 운운하는 영업사원들의 말은 일단 경계하고 계약시에는 약정서를 꼼꼼히 확인한 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장착한 AV시스템은 불법장착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관광버스에 설치된 비디오, 앰프시설 등에 대한 단속을 시발로 자가용에 설치된 불법 부착물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