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자 중앙일간지들은 대부분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주자 5명과 가진 청와대 회동을 머릿기사로 다뤘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 언론사가 이번 북 핵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롭다.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등은 북 핵 문제를 초당적으로 대처하자는 내용을 머릿기사 제목으로 뽑고, 대선후보들은 북한의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는 데 공감을 나눴다는 내용을 주로 기사화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각각 '북한 핵 절대 용납 못해', '북핵 즉각 포기 촉구' 등을 머릿기사 제목으로 뽑고, 대선후보들은 청와대 회담을 통해 북핵 개발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기사 내용으로 면을 채웠다.
특히 조선일보는 '北核에도 당근 주자는 정권'이라는 사설을 통해 "남북 공동발표문과 때맞춰 김 대통령이 전쟁은 물론 대북 경제제재 가능성까지 배제한 채 오로지 '대화'만을 북핵 해결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데서 현 정권의 생각은 더욱 분명해 진다. 우리 스스로 서둘러 모든 수단을 공개적으로 포기한 뒤 북한과 무슨 대화를 어떻게 해서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사설은 "김 대통령과 현 정부의 태도는 결국 북한에 대해 추가 요구를 들어주는 방법으로 핵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는 북한의 의도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박두식씨는 '햇볕 迷夢'을 깨운 기상나팔'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 가장 너그러웠던 DJ의 유산인 햇볕정책도 금강산관광이나 경의선 연결 사업도 아닌 핵위기가 된 것은 기막힌 아이러니인 셈"이라며 "DJ 재임 5년 동안 만연했던 감상적·낭만적 대북관을 털어 내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훈계했다.
동아일보도 '정부의 북핵대응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석연치 않다. 북한에 대한 태도와 정부 내 움직임 모두가 그렇다"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국민의 불신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깊어진 불신은 곧 분노로 이어질 것"이라고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다음은 24일자 중앙일간지 가판 1면 머릿기사 제목
국민일보 : 김대통령-후보5명 북핵 초당협력 합의 북지원-교류지속엔 시각차
한국일보 : "북핵문제 초당적 대처"
조선일보 : "북한핵 절대 용납 못해"
동아일보 : 북핵 즉각 포기 촉구
경향신문 : "북핵해결 초당 대처"
한겨레 : "북핵 평화해결 초당 협력"
다음은 24일 중앙일간지 사회면 머릿기사 제목
한겨레 : '김대업 테이프' 감정 전문가들 "신뢰 불능"
경향신문 : 고위층 '무차별 도청' 공포
동아일보 : "영어는 찍기" 편법과외 열풍
조선일보 : 장관 외출 땐 공중전화 사용
한국일보 : 대부업법 시행 앞둔 사채시장 '무법천지'
국민일보 : 초등학교 내년 6722명 부족 '기초교육'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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