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작가들 만남의 시간

수교 10주년 기념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열려

등록 2002.10.25 12:57수정 2002.10.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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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트남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에 앞서 베트남 작가동맹 작가들의 '기자회견 및 환영만찬'을 24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베트남 작가 투이 마이(소설가), 안 득(소설가), 현기영(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휴틴(시인), 킴 호아(시인).
한국·베트남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에 앞서 베트남 작가동맹 작가들의 '기자회견 및 환영만찬'을 24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베트남 작가 투이 마이(소설가), 안 득(소설가), 현기영(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휴틴(시인), 킴 호아(시인).오마이뉴스 유창재
한국·베트남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가 '아시아의 평화와 문학'이란 주제로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진행된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엔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베트남 작가동맹 대표단 4인의 '기자회견 및 환영만찬'이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 및 환영만찬'에는 베트남 작가 휴틴(시인·베트남작가동맹 총서기), 안 득(소설가·베트남작가동맹 부총서기), 킴 호아(여성시인, 번역가), 투이 마이(여성소설가)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현기영 이사장을 비롯해 이문구 전임 이사장, 홍상화, 윤정모, 이경자, 이시형, 정희성, 민영 등 많은 한국작가들도 자리를 함께 해 이들을 환영했다.

현기영 민족작가회의 이사장은 "양국간에 겪었던 '평화'와 '반전'에 대해 이제야 하게 됐으며, 앞으로 양국간의 문학적, 정서적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통해 말했다.
현기영 민족작가회의 이사장은 "양국간에 겪었던 '평화'와 '반전'에 대해 이제야 하게 됐으며, 앞으로 양국간의 문학적, 정서적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통해 말했다.오마이뉴스 유창재
현기영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92년 12월 한국과 베트남이 국교를 맺은 이후 올해가 1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두 나라 사이에 활발한 인적·경제적 교류가 진행돼 왔다"면서, "양국이 겪었던 '평화'와 '반전'에 대해 이제야 말하게 됐으며, 앞으로 양국간의 문학적, 정서적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휴틴 베트남작가동맹 총서기는 "지난해 민족문학작가회의 대표단 소개로 베트남에서 번역 출간된 한국 대표시인 5인의 시 100편이 베트남의 독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국의 관계증진에 힘쓰자"고 답했다.

작가회의 홍상화 국제교류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측 대표단이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간 문학교류 촉진을 위한 공식협정이 체결됐다고 한다. 특히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로 한국의 대표적인 다섯 시인을 소개하는 시선집이 베트남에서 출간됐다.


이때 소개된 시인은 고은, 신경림, 김지하, 김광규, 박제천으로 휴틴 베트남작가동맹 총서기의 설명에 의하면 베트남 내 외국 작가의 번역물 중 이 시선집이 가장 많이 읽히고 있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무기의 그늘>을 쓴 소설가 황석영씨도 참석했다. 즈엉 징 특 주한 베트남 대사도 함께 해 뜻깊은 행사를 축하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군인으로 당시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일에 대해 방한한 작가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베트남 전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군인으로 당시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일에 대해 방한한 작가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베트남 전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오마이뉴스 유창재
황석영씨는 군인으로 당시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일에 대해 방한한 작가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베트남 전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다"고 했다.

또 황석영씨는 "오늘은 참으로 이상한 날인데, 오전에는 독일작가를 만났고, 오후에는 베트남 작가를 만났다"면서 "이것은 아마도 독일과 베트남과는 다른 방식의 통일을 찾으라는 말인 것 같다"고 덧붙이며, "베트남 작가들이 준 교훈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베트남작가동맹은 이날 공동합의문 발표했다.

합의문의 내용은 △과거사의 화해, 한반도 및 세계평화에 기여, 항시적인 교류 △매년 한국과 베트남 상호간 단편소설과 시의 출판 등의 작품교류사업 실천 △'작가 상주제도'의 시행의 실현 △한국문학과 베트남문학의 출판물을 상호교류 등.

이번에 초청된 베트남 작가들은 '제2차 한·베트남 작가회담'(극동문제연구소)을 시작으로 문학 심포지엄 '아시아의 평화와 문학'(극동문제연구소 국제회의실),'경북작가들과의 대화'(포항시 일원), '한·베트남 문학교류의 날'(중앙대 아트센터 멀티미디어실) 등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과거를 닫고 미래를 지향한다'
[기자회견] 휴틴 베트남작가동맹 총서기

▲ 휴틴 베트남작가동맹 총서기
- 베트남 현지에서의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베트남에 소개된 한국 소설과 시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출판된 5인의 시집은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출간한 외국 시집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이 시집에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인문주의가 잘 표현되어 있다고 본다. 특히 진·선·미가 가장 잘 드러난다."

- '한국 문학'이 베트남 문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베트남 근대화는 문학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 많은 시인들이 번역을 통해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있다. 베트남에 소개된 한국 시들은 미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이런 시들이 한국인의 본질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2003년에는 한국의 단편소설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 다섯 사람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은.
"고은 시인의 시를 좋아하게 됐다. 그의 시는 베트남 인민들에게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 역사적으로 우리가 베트남에게 가해한 경험이 있는데, 베트남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베트남 인민들의 삶의 방식은 '우리는 과거를 닫아버린다'는 것과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모든 인민들과 친구가 될 것이다. 특히 지난 월드컵 때 베트남 인민은 한국에게 많은 박수를 보냈다. 한국의 축구팀은 아시아에 큰 영예를 가져다 줬다. 최근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민에게 박수를 보낸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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