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예매하던 날

등록 2002.11.04 21:15수정 2002.11.05 08:4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날이 높아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는 개·폐막식의 예매 매진으로 예견되기 시작했다.


개막작인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은 불과 2분을 조금 넘겨서 그리고 폐막작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는 5분을 넘겨 매진이 되었다. 여기에 편승을 하려고 일반작 예매일인 4일에 맞추어 모든 신경감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허나, 이를 어째' 1교시부터 수업이 있어서 수업 중에 몰래 나오는 불량학생의 탈을 써야했다. 다행히도 학교 내에 부산은행이 있어서 달려갔지만 이미 온 학생들로 줄은 이어졌고, 다행히 CD기도된다는 말에 CD기에 줄을 서 있었지만 갑자기 점검중이라니.

어쩔 수 없이 긴 줄에 서야했고, 9시 30분인 예매시작 시간을 기다리느라 시계 초침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드디어 9시 30분을 땡! 하는 순간.

은행직원은 무슨 말인가를 학생들에게 하고 있었다. 뒤에 있었던 나는 들을 수가 없었지만 분명히 무슨 일인가, 일어난 것이 확실했다. 잘 안 들린다는 학생들의 원성에 그 직원은 큰 목소리로 지금 아래 한국통신에서 전력이 불안정하여 30분 정도 시스템이 작동이 안될 것 같다고 하는 것이다.

'이럴수가..'

학생들은 학교 아래의 부산은행으로 향했고, 몇 명은 택시를 타고 갔다. 부산은행에 도착한 순간 난 또 한번 멍한 기분이 들었다. 벌써 줄이 길게 있었다. 이번에도 CD기로 발을 돌려 예매 버튼을 눌렀지만 "영화예매 기간이 아니거나 예매가 완료되었음"이라는 메시지만 뜨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긴 줄에 몸을 맡겨 기다렸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앞을 보니 글쎄 달력을 그려놓고 하루에 2∼3개씩 한 20편을 예매하는 사람, 전화로 여기저기 전화해서 예매상황을 알아보는 사람, 5명이 떨어지면 절대 안되다는 전화 등 그야말로 어수선 그대로였다.

창구직원은 일일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하나하나 천천히 -뒤에 사람은 분통이 터졌지만- 친절하게도 대해주었다. 결국 난 보고 싶었던 영화는 모두가 매진이 되고 난 후여서 '울며 겨자 먹기'로 국제영화제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다른 영화를 예매했다. 그리고는 다시 추운 날씨에 떨면서 강의실로 향했다.


여러분, 조금씩만 예매 하는게 어떨까요?
다른 사람도 생각해 주세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5. 5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