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즉석 HIV 검사기구 출현

미국식품의약청(FDA) 인가 받아

등록 2002.11.08 09:03수정 2002.11.13 14:08
0
원고료로 응원
즉석에서 결과를 알 수 있는 아주 빠르고 간편한 HIV 테스트 도구가 출현했습니다. 미국정부당국의 인가를 받은 이 새로운 도구는 20분안에 검사대상자의 HIV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판별해 냅니다.

FDA인가를 받은 HIV즉석검사기구 - OraQuick
FDA인가를 받은 HIV즉석검사기구 - OraQuick
미국시간으로 오늘(11월7일) 미국식품의약청(이하 FDA/the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으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은 이 검사기구는, 앞으로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AIDS 확산방지에 골몰하는 관계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U.S. Health and Human Services(한국으로 치면 '보건사회부') 타미 탐슨 장관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HIV 감염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반색을 했습니다.

'오라퀵 키트'(OraQuick kit)라고 부르는 이것은 물론 즉석 HIV검사키트로 처음 나온 제품은 아닙니다. 이미 1990년대 중반에 10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검사도구도 나와 있기는 합니다마는, 사용하는 방법이 까다로워서 정확한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 쉽지 않고, 따라서 정확도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았던 까닭에 거개의 검사소에서 이미 퇴출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현재 HIV 바이러스 감염여부에 대한 검사는 수일 내에 결과가 나오게 돼 있지만, 검사결과가 나오는 며칠 사이에 HIV보균자로 판명된 소위 HIV Positive환자 - 매년 약 8,000명이 검사결과 확인마저 하지 않고 행방불명이 돼 버리는 실정입니다. 미연방당국 AIDS전문가들은 오라퀵 키트가 사용이 매우 간편해서 신뢰도가 높은 검사결과를 즉각 알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HIV 보균자로 판명된 많은 사람들이 바로 적절한 치료대책을 세울 수 있는 외에 타인들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탐슨 장관은 또, "HIV검사는 시간이 생명"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리건주 소재 에피토우프(Epitope, Inc.)에서 지난 7월에 발표하고 이번에 식품의약청의 인가를 받은 오라퀵 키트는 검사를 원하는 사람의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서 핏방울을 받고, 이 핏방울을 시약이 들어있는 작은 병에 넣은 다음에, 이 기구로 저어주면 끝입니다. 또 결과를 읽는 방법도 임신여부테스트를 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HIV바이러스가 없는 사람은 빨간 줄이 한 개만 나타나고, HIV보균자의 경우, 빨간 줄이 두개 나타나도록 돼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빨간 줄이 두개로 나타난 사람들은 정밀검사를 받게 하는 식입니다.

오라퀵이 탐지하는 것은 HIV 항체로 알려졌는데, 과학적인 연구의 성과로 볼 때, HIV바이러스 자체를 탐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단 항체가 발견되면 HIV보유여부를 판별할 수 있으며, FDA는 이에 대한 신뢰도가 99.6%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FDA는 오늘 인가사실을 발표하면서, 인체에 HIV항체가 형성되는 데에는 바이러스 침입후 3개월 가량이 걸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HIV감염이 의심스러운 때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지 못한 때에는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오라퀵처럼 짧은 시간에 결과를 알 수 있는 간편한 검사기구의 출현을 기다려 온 사람들은 많습니다. 우선 군대에서는 전투현장에서 감염여부를 쉽게 알아야할 필요성이 있고, 산부인과의사들도 산모의 HIV감염여부를 알아야 신생아에 대한 즉각적인 적절한 보호를 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응급처치를 하건 정상치료에 참가하든 간에 의료진들도 HIV감염여부가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때는 바로 검사가 필요합니다. AIDS운동가들 역시, 절차가 복잡하고 시일이 걸리는 종전의 HIV검사방법 말고, 쉽고 신속한 검사방법이 개발돼서, 필요하다면 의료요원이 아닌 사회사업종사자들도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특히 도시빈곤지역에서는 이 부분 절실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오라퀵은 바로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입니다마는, 현재는 법적인 제약요인으로 해서 의료검사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요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연방정부에 면허증 없이도 기구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을 해서 허가가 되면 무자격자들도 이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제조사인 오라슈어 테크놀로지(OraSure Technologies, Inc.)에서는 이에 대해서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질병통제및 예방국(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는, 미국내에 85만명에서 95만명의 인구를 HIV바이러스 보균자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은 본인자신이 감염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 최후의 천형으로 얘기되고 있는 AIDS의 전주곡 - HIV 바이러스. 전주곡에서 끝날 지, 마지막 4(死)악장까지 진행될 지, 인류 앞에 던져진 절대절명의 숙제라 하겠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4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5. 5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