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조선일보>를 고소한다"

'조아세' 맞고소... 공정거래위·신문협회도 고발

등록 2002.11.08 16:30수정 2002.11.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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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 등 안티조선 진영이 기자회견을 갖고 "<조선>을 맞고소 한다"고 밝혔다.
8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 등 안티조선 진영이 기자회견을 갖고 "<조선>을 맞고소 한다"고 밝혔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조선일보>가 고소를 당하기 일보직전이다. 조선일보를 고소한 주체는 조선일보 반대운동을 벌여온 '안티조선' 진영.

이는 지난 달 16일 <조선>이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이하 '조아세', www.joase.com)을 고소한 데에 대한 맞고소로 이로써 <조선>과 '안티조선'의 대립은 '법적 공방'으로 치닫게 됐다.

조아세는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와 함께 8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우리도 조선일보를 고소한다 -조선일보의 조아세 고소사태 및 반 평화적 보도에 대한 '안티조선'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갖고 "조선일보를 맞고소할 것"임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친일과 친미사대주의, 군부독재와의 영합을 위해 허위·왜곡·편파보도를 자행해온 조선일보식 이데올로기 등 조선일보 문제가 그동안 방치돼 왔다"며 "우리는 민족사의 제단에 <조선일보>를 고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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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선일보>가 조아세의 정당한 비판을 허위사실로 비방하고 형사고소한 것은 거대신문공급자의 횡포"라며 "이를 계기로 모든 힘을 모아 조선일보 반대운동에 매진할 것을 대내외에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고소장을 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임현구 조아세 대표. 임 대표는 지난 달 16일 <조선일보>에 고소 당했다.
고소장을 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임현구 조아세 대표. 임 대표는 지난 달 16일 <조선일보>에 고소 당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조아세는 안티조선운동에 동감하는 시민들의 모임으로 그동안 우리모두(www.urimodo.com) 등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이었던 안티조선운동을 오프라인 운동으로 끌어낸 단체다.

이들은 지난 6월 월드컵 기간에 '안티조선 부채' 22만장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또 지난 추석 연휴에는 안티조선신문인 조아세 신문을 제작해 서울역과 고속버스 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배포하면서 대외적으로 이들의 존재와 활동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선>은 조아세의 활동을 두고 ▲업무방해 ▲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혐의로 임현구(45·ID 포청천) 조아세 대표와 김학영(31·ID 나우) 온라인 팀장을 지난 달 16일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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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추석엔 조선일보를 얘기하세요


조아세·시민연대 등 안티조선진영은 오는 17일까지 공동 고소·원고인단 2천명을 모집해 공동명의로 <조선일보>를 고소할 계획이다. 조아세 측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약 3백 여명의 공동 고소·원고인단이 모아진 상태다.


"불공정거래 방치한 공정거래위·신문협회도 고소…
독립기념관에는 <조선> 윤전기 전시금지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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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세력 결집된다
17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공동대응

<조선>에 대한 맞고소를 계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포진해있는 안티조선 세력이 결집돼 공동대응할 움직임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아세와 시민연대 등은 조선일보 규탄 전국대회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17일 오후 1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평화의 적 공공의 적 조선일보 규탄 전국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 대회를 통해 안티조선운동을 알리는 한편 <조선> 법적 대응을 함께할 공동 고소·고발·원고인단을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현재 조아세와 시민연대 등 안티조선 단체는 전국적으로 7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아세 측은 "지난 2년동안 진행된 안티조선운동과 전국에 산재해있는 안티조선진영 세력이 총 결집되는 자리가 될 것"이며 "규모는 최소 3천명에서 1만명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의 한반도 및 북핵문제 등 보도에 대한 토론회도 열린다. 민언련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왜 조선일보인가 -한반도 위기와 조선일보' 토론회를 열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조선>의 보도태도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 김지은 기자
한편 '안티조선' 법적 공방은 당사자인 <조선일보> 뿐 아니라 동업사인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뜻밖에 '유탄'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아세는 역시 공동 고발·원고인단 명의로 "공정거래위와 한국신문협회에는 고발조처를, 또 독립기념관에 대해서는 '전시물 철거 및 전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 등 거대언론이 어지럽히고 있는 신문시장과 친일신문을 찍어낸 윤전기가 독립기념관에 버젓이 전시돼 있는 왜곡된 역사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겠다는 얘기다.

조아세는 "소위 언론재벌이라 불리는 <조선>·<동아>·<중앙> 등이 자전거·대형 TV 등 경품을 뿌려 불법으로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어 신문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데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관계기관을 고발한다"고 공언했다.

이는 최근 소위 '조·중·동'의 신문지국에서 자전거 등 경품을 이용해 독자를 모으고 있는 데 대한 첫 고발조처로 해당신문사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조아세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조선일보 윤전기'에 대해서도 전시물 철거 및 전시 금지 가처분신청'을 조만간 법원에 낼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1940년까지 수십여 차례 제호 위에 일장기를 이유없이 스스로 게재하고 노골적으로 반민족 논조로 일관하는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친일행위를 저지른 신문인데 이를 인쇄한 윤전기를 독립기념관에 전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이를 '친일사료관' 외에 독립기념관 내 어떤 전시실에도 '항일전시물'로 전시해서는 안된다"는 재판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선>에 고소를 당한 임현구 조아세 대표와 오종렬·김동민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성유보 민언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등 안티조선 진영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했다.

"<조선일보> 없어질 때까지 안티조선 운동 펼칠 것"
[토막 인터뷰] <조선> 맞고소한 임현구 조아세 대표

▲ 임현구 조아세 대표.
ⓒ오마이뉴스 남소연
8일 기자회견에서 임현구(45) 조아세(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 대표를 만났다. 임 대표는 지난 달 16일 <조선일보>로부터 고소당해 지난 30일 남대문경찰서로 출두,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상태다.

임 대표는 <조선일보>가 자신을 고소한 것을 두고 "그동안 묵묵부답이던 조선이 이젠 안티조선세력을 인정한 셈이 됐다"며 "오히려 흥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맞고소를 계기로 안티조선운동이 제대로 공론화되길 바란다"며 "나의 안티조선운동은 <조선>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 30일 경찰에 출두해 어떤 얘기했나.
"<조선일보>가 든 혐의에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오히려 <조선>이 우리 민족이나 국민에게 끼친 명예훼손을 얘기했다.

친일만행과 군사정권, 유신정권에 한 아부 등 그간 족벌언론으로서 펼쳐온 행적을 봤을 때 명예훼손이 말이나 되냐고 반박했다.

업무방해도 그렇다. <조선> 스스로가 지면을 통해 '안티조선운동에도 불구하고 독자 수가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는데 업무방해가 성립되겠는가."

- 앞으로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 원고·고소·고발인단 2천명을 서명운동으로 공개모집해 대응할 것이다. <조선>에 대한 맞고소는 물론 공정거래위·신문협회에 대한 고발 및 독립기념관에 대한 '전시물 철거 및 전시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도 공동 대응 한다."

- 언제부터 '안티조선'이 됐나.
"15년 됐다. <한겨레> 창간 즈음부터다. 당시 <조선일보> 지국에서 <한겨레>를 보는 집에 무료로 신문을 넣어주는 등 행태를 보고 이제는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했다."

- 현재 심경이 어떤가.
"오히려 즐겁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안티조선 시민단체들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는데 이를 계기로 인정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오히려 공론화되고 떳떳하게 싸울 수 있는 계기가 돼 좋다."

- 어떻게 조아세 만들게 됐나.
"그동안 '안티조선' 진영들이 거의 온라인 상에서만 활동했다. '행함이 없는 이름은 죽은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던 차 일종의 게릴라 작전을 이용해 안티조선세력을 오프라인에서도 결집하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다."

이를 계기로 모든 안티세력들이 온라인 상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행동하는 안티조선맨'들이 됐으면 좋겠다."

- '안티조선'은 어떤 운동인가.
"예컨데 불량식품을 사먹었으면 탈이 나지 않나.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불량한 신문'이 아닌가. 그렇지만 그 폐해는 배탈 이상이다. 생각이나 정신이 말살된다. 국민들에게 끼치는 정신적 피해를 막기 위해 '불량신문을 보지말자, 없애자'는 소비자 운동이다."

- 언제까지 안티조선운동 할 것인가.
"<조선일보>가 없어질 때까지다. 표현이 좀 과격하긴 하지만 목표는 그렇게 해야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않겠나(웃음).

물론 나도 <조선일보>가 진정으로 바뀌고 바로서길 바란다. 그러나 또 <조선>이 바뀌었다고 접진 않을 것이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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