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국토안보법 수정없이 통과

부시대통령 서명 확실시

등록 2002.11.20 11:21수정 2002.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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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방상원이 하원을 통과해 상정된 국토안보법을 19일 수정없이 그대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보다 앞서 상원은 어제, 민주당 소속 리버맨 상원의원(커네티컷주 출신으로 지난 대선때 고어의 런닝메이트)등이 공동 제안한 국토안보법 수정안을 52대 47로 부결시킨 바 있습니다.

이로써 대통령 선거를 턱걸이로 간신히 넘어서 백악관에 입성한 주니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대한 의회의 사전승인 획득을 시작으로 해서, 중간선거에서의 완벽한 승리, 그리고 유엔 안보리 만장일치 결의안 도출로 국내외에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 뒤에, 이번 국토안보법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집권 2년에 완전무결한 지도력을 과시한 셈이 됐습니다.

18일 민주당측의 수정안이 부결됨으로써 국토안보법의 상원통과는 쉽게 예상되기는 했습니다마는, 19일 표결결과는 90대 9로서 통과 의례적인 안건도 아닌 쟁점의안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입니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국토안보부(The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를 신설하고 17만명의 연방공무원들을 운용해서 미국을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법률적인 마련을 마쳤습니다. 부시대통령 자신은 처음에는 새로운 부처의 신설을 반대했었으나 이후 생각을 바꿔서 이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따라서 서명은 확실시됩니다.

원래 9.11 테러참사 이후 이 법안을 처음 제안한 사람중의 한 사람은 민주당의 리버맨 상원의원으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미국본토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안보관계 부서를 총괄 조정할 새로운 내각부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부시대통령은 이같은 구상에 대해서 냉담했으며, 대신 탐릿지 전 펜실베니아 주지사를 반테러보좌관으로 임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부서 신설로 방향을 바꾼 부시대통령과 보좌관들은 인원운용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확대하는 한편, 여타의 공무원들과는 달리 노조활동에도 제한을 두는 인원구성과 안보관계 인력들을 탄력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명문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토안보부의 신설과 관련해서 세세한 부분을 부시행정부와 공화당의 독주 케이스로 몰아가는 선거캠페인을 벌였지만, 워낙 엄청난 재난을 당한 후라 미국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반테러와 테러범 소탕전에 전력질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살리기에 나서서 고군분투하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것이 민주당으로 비쳐지는 역효과를 내기도 해, 결과 민주당은 패배했고, 레임덕 의회는 파죽지세로 부시대통령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국토안보법에는 컴퓨터보안강화법'(Computer Security Enhancement Act)과 같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효과를 갖는 법조항이라든지, 민주당 개정안이 지적했던 바, 일부 백신제조업체에 대한 소송제한조항 같은 특혜로 비쳐지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법원까지 가야 할 소송거리가 심심지 않게 발생할 소지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필그램 상원의원(텍사스 출신으로 웬디 그램이라는 한국계 여성과 결혼)은 개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남북전쟁이래 전시생산품을 제조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소송면제를 해주는 전통이 있다면서, 천연두백신은 반테러전쟁 조달생산품으로 취급하는 데 전혀 무리한 요소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유사이래 미국본토의 민간인들이 무방비상태에서 공격당하는 어처구니없는 테러난동을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지켜봐야 했던 미국국민대중들의 감상은 국토안보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대통령의 서명으로 국토안보부가 신설되면, 이 새로운 내각부서는 연방정부 내 이민관계 부서들과 교통안보 부서, 세관과 에너지 보안부서 그리고 해안경비대 등 정부내 22개 기관을 총괄 지휘하게 됩니다.

이번 90대 9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국토안보법의 이면에는 그러나, 프라하에서 나토(NATO)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부시대통령과 상원 공화당 지도부의 설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시대통령은 그 나름대로 프라하에서 아직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상원의원들을 대상으로 전화통화를 계속 했고, 트렌트 랏 공화당 원내총무 같은 이는, 공화 민주 양당의 상원의원들에게 이번에 통과시켜주면 1년쯤 후에는 특혜조항으로 얘기되고 있는 제약회사 보호조항을 비롯해서 백신관계 부작용관련 조항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의원들의 협조를 구했다는 얘깁니다.

국토안보법의 통과로 미국은 국경보안과 수송보안, 생화학 및 핵무기 공격 방지노력, 비상사태대비 및 대응, 그리고 정보분석과 정보시설보호 등에 있어 효율적인 대응체제를 갖춘 셈이 됐습니다마는, 이를 시민자유제약이라는 부정적인 효과와 여하히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국가적인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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