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 놓인 버마 민주화운동가

"난민지위 인정하고, 의료보호 혜택 줘야"

등록 2002.11.20 23:38수정 2002.11.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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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출신 민주화운동가가 투병 생활 속에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버마에서 적극적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군부의 탄압을 피해 96년 한국에 온 르윈씨다.

르윈 씨 모습
르윈 씨 모습인권하루소식
지난 해 4월 신부전증 말기 판정을 받은 르윈씨는 매주 3번 씩 4시간이나 걸리는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야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다. 가족도 없고, 병으로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 회당 20만원 가량 되는 치료비를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 의사는 "원래 투석치료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들고, 혈액투석과 경제생활을 병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이 부담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들의 경우 대부분 의료보호대상자로 지정돼, 국가가 진료비를 책임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르윈 씨는 외국인이어서 의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 10월말까지 약 1년 반 동안은 르윈씨의 소식을 전해들은 대한투석전문의협회의 도움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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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1월부터는 더 이상 무료진료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대한투석전문의협회에서도 비용이 많이 드는 혈액투석치료를 계속 전액 무료로 해주는 건 부담된다고 이야기해왔기 때문이다.

르윈씨는 "2주 전부터 매회 5만원의 진료비를 내고 있다"며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동료들이 진료비를 어렵사리 마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달에 60여만원에 달하는 진료비를 영세공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다 감당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기연 난민법률지원위원회 간사는 "정부가 르윈씨를 조속히 난민으로 인정하고 의료보호대상자로 지정해 본인 부담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8년 '버마 민족민주동맹'을 결성해 활동을 해온 르윈씨는 지난해 5월 동료가 본국으로 강제추방될 위기에 놓이자 다른 민족민주동맹 회원들과 함께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한 바 있다.

법무부, 외교통상부, 노동부, 국정원, 대한변협 등의 실무간부로 구성된 난민인정실무협의회는 지난 9월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소속 17명 중 우선 3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버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는 이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이후 최종 결정기관인 난민인정협의회 단계를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법무부 체류심사과 김판준 계장은 "자료를 더 보완해서 난민인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며 지금으로서는 언제 회의가 열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르윈씨의 동료 네퉁나인씨는 "르윈씨가 3명 중 한 명으로 빨리 난민 인정을 받기를 기대한다"며 "그전까지는 한국민들이 르윈씨가 계속 버마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그의 치료에 재정적인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들을 도와온 김 간사는 "르윈씨의 동료들은 치료비 5만원 중 3만원은 그들이 일한 돈을 모아 충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머지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578601-01-059778 예금주: 김기연(난민르윈)

덧붙이는 글 | 인권하루소식 2002년 11월 21일자(제2221호)

덧붙이는 글 인권하루소식 2002년 11월 21일자(제22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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