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의 죽음 무죄

등록 2002.11.21 21:33수정 2002.12.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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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의 죽음이 무죄라니..'

지난 6월 온 한반도가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4강에 환호했을 때 여중생 2명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다. 그 죽음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미군과 우리 정부의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어제 재판이 끝났고 결국 그들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 소식을 듣고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우리나라는 지켜준다는 미명아래 미군이 지난 50년간 우리 땅을 우리 국민들을 식민지의 백성인양 안하무인격으로 처리했던 아픈 기억들이 나면서 힘없는 정부와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한심스러웠다.

아침에 큰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오늘 학예제라는 학부모를 초대하는 행사가 있어 학교에 갔다. 날씨도 춥고하여 자가용을 타고 가려다 주차할 곳도 없고 아이는 매일 그 길을 걸어가는데 하루 편 하려고 자동차를 타려니 뭐 하여 걸어갔다.

학예제를 보던 중 5학년 학생들이 영어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요즘 아이들은 아빠 엄마라는 말 떼기가 무섭게 영어를 배워야만 하는 현실에 아니 미국이라면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하는 현실에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 45년이후 미군들은 일제를 몰아낸 해방군으로 추앙하였지만 그들은 진정 우리 국민들에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영어노래를 잘 부른다고 박수만 치려니 죽어간 두 여중생의 얼굴이 떠올라 잠자코 있었다.

행사를 다 보고 운동장으로 걸어오면서 학예제라고 학교안은 알뜰시장, 축구등으로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교문을 앞두고 운동장에서 급히 출발하는 차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평소 나의 운전습관이 떠올라 이런 곳을 지날때는 조심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이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이 뛰노는 이곳에 미군의 장갑차가 지나가면서 그들을 치어 죽였을 때, 아니 내 사랑스런 딸아이를 내 눈앞에서 치어 죽일 때 나는 어떨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은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죄값을 치루는 것이기에 사사로운 복수보다는 경찰에게 알려야 한다" 라는 말을 그 누가 감히 할수 있다는 말인가 ? 만약 이 자리에서 내 딸이 장갑차에 깔려죽는다면 그런 냉정한 생각(?)보다는 바로 그 장갑차에 내 새끼를 죽인 미군들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이것이 이번 무죄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 재판에 항의하려는 시민단체사람들에게 몇천명의 경찰들을 동원하여 막는 나라, 올바른 죄갚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동에 군홧발과 방패를 함부로 휘두르는 공권력은 진정 어느 나라를 위하는 행동인가?


다시금 분노를 삭이면서 그 여중생의 명복을 빈다. 비는 것이 아니라 이 땅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죽인 것은 미군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면서 우리에게 벌을 줄 것을 두 어린 영혼들에게 목놓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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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시절 말지를 읽고 했습니다, 올바른 언론과 비난아닌 비판의 글을 쓰고자 이렇게 가입을 신청합니다. 저는 지금껏 부산일보. 한겨레신문에 지난 5년동안 계속 독자투고등을 하여 우리 국민들이 조금 더 생각해 볼수 있는 글을 보냈고 이제 통신공간에서 올바른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한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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