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온수역 부근에서 열린 친선축구대회에서 볼다툼을 벌이는 성공회대 학생(붉은 조끼)들과 구로경찰서 전경(검은 옷)들.오마이뉴스 권우성
성공회대학교와 구로경찰서가 축구로 한마음되는 행사를 가졌다.
성공회대학교는 지난 2000년 10월 구로경찰서와 교류 협정을 맺은 후 이듬해 3월부터 구로경찰서 소속 경찰들에게 인권교육을 해왔다. 경찰관들은 젊은 시절 자신들이 사찰(伺察)을 맡았던 재야인사들에게 인권교육을 받는 셈이다.
| | | 구로 경찰서·성공회대학교 교류협정 체결 | | | | 성공회대학교와 구로 경찰서가 지난 2000년 10월 24일 체결한 경-학 교류협정은 경찰관련 각종 논문과 치안시책 자료 등 연구자료와 정보를 교환하고, 소속 교수와 교관을 전문분야 교육에 서로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학교간의 교류협정은 비일비재했지만 지역경찰과 대학교의 교류협정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후 이듬해 3월 2일 성공회대학교(총장 김성수) 인권평화센터와 구로 경찰서는 공동으로 인권학교를 개설했다.
경찰들의 인권의식을 높인다는 취지로 출발한 인권학교는 2개월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3시간 동안 진행하며, 인권에 대한 기본교육과 '가정폭력과 예방', '해외노동자의 인권' 등의 교육도 함께 한다. / 최유진 기자 | | | | |
이번 축구대회는 성공회대학교와 구로경찰서가 경-학 교류협정 체결 2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행사다. 축구대회에 참석한 구로경찰서 윤재국 서장은 "예전엔 학교를 단순히 업무수행 대상으로만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그 이상으로 생각하며, 대학으로부터 많은 자문을 구하고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
'인권교육을 하는 교수들이 예전엔 운동권이었는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윤 서장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에서 당연한 단계"라며 "지식인층이 맡아야할 당연한 과제"라고 답변했다. 구로경찰서는 성공회대학교 이외에 구로고등학교(청소년 범죄예방), 동양공전과도 협약을 맺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교직원 선수로 참가한 영어학과 진영종 교수는 경찰관들에게 인권교육을 시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인권단체와 경찰은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중간선상에 있는 대학이 인권교육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초 11월 13일로 예정돼 있던 친선축구 대회가 20일로 미뤄진 이유는 경찰들이 '농민대회'로 인해 근무를 나갔기 때문이다.
축구대회에 참석한 성공회대학교 김성수 총장은 "경찰분들로 인해 구로구가 평안하다"며 "우리 학교의 이념인 열림·나눔·섬김을 살려 구로구를 평화롭게 만들면 한국이 평안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로경찰서 윤재국 서장은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구로서가 되겠다"며 인사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