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원 불분명한 조선의 '신북풍' 기사

12월 18일 '오늘의 나쁜보도'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등록 2002.12.19 11:46수정 2002.12.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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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이전에 대한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반대여론이 축소하자 조선일보가 특정후보 지지를 위한 코드를 '신북풍'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동아가 '행정수도 이전' 을 '수도이전'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조선은 진작 '북풍'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 그런데 조선의 '신북풍기사'는 취재원이 불분명한데다가 '북핵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해 국민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는 조선의 오늘(12/18) 1면 머리기사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북, 70차례 핵고폭실험>을 나쁜보도로 선정하는데 이견이 없었다. 북한의 핵 위협을 안간힘을 다해 부추기고 있는 이 기사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5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남신 합참의장에게 북한의 핵 개발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정부 관계자가 17일 전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이 보도사실을 브리핑한 시기는 12월 5일이고, 정부관계자가 이 사실을 '전한'것은 12월 17일이다. 도대체 그 정부관계자는 누구이며 왜 12월 5일날 있었던 브리핑 내용을 12월 17일에 전한 것일까. 계속되는 기사의 취재원도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 등 익명의 취재원이다. '북한이 70차례 핵고폭 실험을 했다'는 중차대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조선이 '정부관계자' '또다른 정부관계자' 하는 식의 익명의 취재원을 독자들에게 들이대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이토록 중대한 사안을 보도할 때에는 취재원을 정확히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어떻게 익명의 취재원도 불분명한 가운데 조선은 감히 "북한이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고폭실험을 계속 실시해왔다는 것은 핵개발을 중단하겠다는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비밀 핵개발을 지속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풀이된다"며 분석까지 시도하고 있는가.

우리는 조선의 오늘 1면 머리기사가 기사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는데 합의하고 나쁜기사로 뽑았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민족의 명운을 가를 중차대한 보도를 함에 있어 사실확인에 좀더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당부한다. 부수에서 1등이 되기보다는 기사품질에서 독자들로부터 1등으로 인정받으려면 기사의 가장 기본원칙은 '사실보도'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오늘의 나쁜 보도'는 미디어국민연대 선감위 신문일일논평팀의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선정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오늘의 나쁜 보도'는 미디어국민연대 선감위 신문일일논평팀의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선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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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한일장신대 교수,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민언련 공동대표,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이사장 등 역임, 리영희기념사업회 운영위원. 리버럴아츠 미디어연구회 회장, MBC 저널리즘스쿨 강사, 한국미디어리터러시스쿨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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