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나의승의 음악이야기①]'양희은 30 Live'

등록 2002.12.31 15:14수정 2003.01.0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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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양희은 30 Live 앨범

양희은 30 Live 앨범 ⓒ 나의승

시와 음악은 나누어 생각하기 어렵다. 어쩌면 시란, 음악의 뱃속에서 잉태되어 태어나 세상을 노래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운 단어 하나 찾아 볼 수 없고, 절절이 가슴에 스며드는 시가 한 편 있어, 소개해 본다.

한사람을 사랑하는 일이/죄짓는 일이 되지 않도록/나로인해 그이가 눈물짓지 않도록/상처 받지 않도록/사랑으로 하여 못견딜 그리움에 스스로 가슴 쥐어 뜯지 않도록/사랑으로 하여 내가 죽는날에도/그 이름 진정 사랑 했었노라/그 말만은 하지 말도록/묵묵한 가슴속에 영원 이도록.../그리하여/ 내 무덤 가에는 소금처럼 하얀 그리움만 남도록//

시인 안도현의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라는 이 시는, 이지상의 곡과 양희은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태어난 것 같다.

대개 여러 예술이 그렇듯이, 음악과 거기서 나오는 힘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언어를 이용한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한계를, 뛰어 넘는 데에 있지 않을까. 게다가 시와 음악이, 흐르는 물로 만나, 부끄러운 포옹을 하게 된다면…. 그들은 감성의 씨앗을 낳아서, 뭇사람들 에게 가슴을 쥐어뜯게도 하고, 소금처럼 하얀 그리움만 남게도 할 것이다.

새해의 첫머리에 그리 밝지 못한, 슬픈 음악을 말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밝음과 기쁨만 아는 것은 반쪽이며, 어둠과 슬픔도 아는 것이 온전하다고 믿고 있다.

2002년과 겨울을 보내며, 기억나는 음악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중의 하나로, 양희은의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를 꼽아 본다. 그래서 슬픈 음악도 용기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모두들 아는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하고 싶었다. 겁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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