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문학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삐즈차이
중국에서 인터넷 소설이 맹위를 떨칠 수 있는 몇가지 조건 중에 하나는 지불의 단계가 없고, 현대 들어 문학작품의 전반적인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었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인터넷 문학에 부정적인 여론도 서서히 강도가 높아져 가는 상황이다. 인터넷 문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쇄출판이기를 바라는데 인터넷 문학에 어떤 의의가 있는가를 묻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 문학이 비판받는 근거는 2001년 11월 ‘신랑문화’(新浪文化)에 발표된 ‘인터넷 문학의 8가지 죄’를 보면 대강을 알 수 있다. 아리(阿力)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이 글에서 필자는 인터넷 문학의 문제를 꼼꼼히 지적하고 있다. 우선 긴 작품의 내부에 제대로 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문학 수업을 받지 않은 이들이 푸념 식으로 작품을 올리다보니, 문학 쓰레기들이 범람한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맞는 새로운 문학이 등장하기보다는 헌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이상한 형국으로 본다.
두 번째로는 인터넷 문학의 음란성을 든다. 책임의 소재가 불투명하다 보니 문학작품을 가장한 음란물들이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버젓하게 유통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인터넷에서 쓰이는 언어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가 않은 은어나 속어가 되는 등 문학의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려됐던 이런 경향은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맞다. 이밖에도 인터넷 문학에는 언어가 풍부하지 못하고, 주체가 뚜렷하지 않아 상대를 음해하는 글이 많고, 인기에 영합하는 글들이 많아서 문학 발전을 방해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이유로 저명한 현대 작가 천춘(陳村)은 2001년 11월 “인터넷 문학의 봄날은 갔는가”라는 글을 통해 인터넷 문학의문학의 가장 중요한 공리의 부분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수준이 낮다는 이유로 인해 곧 퇴조기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 문학의 긍정론자들은 우선 인터넷 문학이 생활의 문학이라는 점을 든다. ‘E세상’은 기본이고, 이제 실생활이 문학의 소재가 되어야하는데, 인터넷 문학이 이에 가장 충실한 문학이라는 것이다. 또 인터넷 문학은 상호성을 갖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일반 대중이 문학에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문학의 중요한 토대중에 하나다. 인터넷문학과 오프라인 문학의 경계도 사실상 미약하다. 중국 주요 문학작품이나 글의 대다수는 인터넷을 통해 내려 받을 수 있고, 모니터 환경에서 읽을 수 있다. 앞에서 다루었던 ‘위화’의 소설도 전부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다운받거나 텍스트 환경에서 읽을 수 있는 등 대부분 작품을 인터넷에서 읽을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문학의 실패가 예정해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온라인을 통해 움직이는 작품의 수준이 오프라인에 비해 낮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공산화 이후 문혁(1966~1976)을 거치면 중국 문학은 사실상 전통과 오랜 단절을 경험했다. 문학 작품의 수준도 낮았을 뿐만 아니라 문학의 하부 자체가 와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문학 수요층의 붕괴다. 문혁은 당시에 교육을 받아야할 세대뿐만 아니라 전 중국인에게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여유를 잃게 했다. 창작뿐만 아니라 독자층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그 수준도 낮아진 것이다.
특히 온라인 문학의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문학이라고 할지라도 그 깊이나 수준이 높으냐를 물으면 쉽게 답할 수 없다. 2000년 여름 중국 문단에 최대 이슈는 17세의 소년작가 한한韓寒)이었다. 그는 그해 5월 작가출판사에서 소설 '싼충먼'(三重門)을 출간해 6월에 5판을 찍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작가 이전에 한명의 엔터테이너가 됐다. 적지 않은 사회 문제에 칼날을 들이대며, 반항적인 젊은이의 대명사가 되었고, 가는 곳마다 여학생들의 꽃다발에 파묻혔다. 하지만 그의 글은 주된 흐름이 없어 산만하고, 하나의 중심사상이 나타나지 않는 등 문학적 평가는 낮다.
이런 이상 현상은 2002년 17세의 소녀 춘수(春樹)의 ‘베이징 미녀’(北京娃娃)로 이어졌다. 어른 소녀의 일탈을 그린 이 소설은 5월에 출간한 후 끊임없는 인기몰이를 해 2003년 벽두의 신화서점 인터넷 베스트 셀러 2위를 달리는 등 이상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의 문단에 비해 조금 늦게 자본의 물결을 받은 세대인 70년대 이후 여성작가들의 부상은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그들은 ‘미녀작가’나 ‘사이버작가’ 혹은 ‘신비작가’라 불리면서 기성시대를 당혹하게 만들 정도로 자유분방한 남녀의 사랑을 작품 소재로 다루고 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히 변하고 있는 사회현상을 소설에 반영하는데, 대표적인 작가로는 ‘아이스크림 사랑’을 발표한 자오보(趙波) 외에 인리추안(尹麗川), 따이라이(戴來)등이 있다.
반면에 문학성을 인정받는 쟈핑아오(賈平凹), 쉬쿤(徐坤), 한사우궁(韓少功), 海岩(하이옌) 등 유명작가의 소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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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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