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성에서 온 조선족 동포가 같은 민족으로서 함께 잘살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신용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선족 동포 박금자씨(중국 흑룡강성)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여의고, 먹고살기 위해 한국입국과정에서 몇 번의 사기를 당했으며, 한국으로 넘어오기 위해 진 빚 5000만원을 아직도 다 갚지 못한 상태이다.
박씨는 "한국에 들어와 시화공단에서 80만원을 받고 있으며, 빈병, 종이 등을 팔아 일반 소비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 들어올 때의 빚이 다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3월에 나가면 몸뚱이 뿐이다. 한국정부에서 먹고살기 위해 온 동포들을 같은 조선민족으로 함께 잘 살게 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부는 올해 3월에 모든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을 전원 추방시킨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과 저항이 거세지자 입국한 지 3년이상 된 사람은 올해 3월 출국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2004년 3월까지 전부 출국시킨다는 수정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의 수정대책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정책실패가 불보듯 뻔하다며 외국인노동자 대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경실련 신철영 사무총장은 "조선족동포들의 2/3가 이미 귀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벌써부터 잠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선족동포들의 대규모 귀국거부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정부대책이 동포들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철영 사무총장은 특히 "조선족 동포들은 지금의 출국규정에 덧붙여 추가로 1년만 출국을 연기해주면 전원 출국을 서약하겠다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주일이란 짧은 시간 속에서도 서명자가 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올해 3월 조선족동포 추방정책을 1년 유예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