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대회 고문)오마이뉴스 권우성
기독교인인 필자가 감히 이름 높으신 조용기 목사님께 필설을 드리는 것은 지난 11일 오후 3시 시청 앞 광장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를 연 것에 대해 저의 느낌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14일, 광화문에서 10만 여명이 모여 '한미SOFA 개정하라' '여중생을 살려내라' 등의 피켓을 들고 '추모 촛불시위'의 거대한 물결을 만들었습니다만, 지난 11일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목사님의 여의도 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주로 모인 기도회에서 '미군철수 반대한다' '미국은 우리의 혈맹이다' 등의 기도와 설교로 기도회를 가졌었습니다.
지금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찬반양론이 봇물을 이루며 국민적 분열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주장은 가치 판단이기에 그에 대해 확정(確定)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죽었다'는 사실과 '여중생을 압사시킨 미군병사들이 무죄'라는 것 때문에 촛불시위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반대하고 반미반대를 외쳤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목사님께서 주도하신 지난 토요일 집회에서 12월 14일 촛불시위가 '미군철수를 가져올 것'이기에 위험한 행위로 치부되었고 북한이 곧 '한국과 세계를 핵전쟁의 도가니로 만들 것'처럼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성경에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였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십계명으로 지키도록 하고 있지만 그 기도회에서는 같은 민족의 일원인 죽은 여중생에 대해서는 귀하게 여기지도 이웃사랑의 대상으로도 여기지 않는 것같아 속이 상했습니다.
딸 같은 아이 둘이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육중한 장갑차에 눌려 짓이겨져 죽어갔습니다만 오만방자한 미국은 압사 관련 두 미군병사를 처벌하기는커녕 자국에 도피시키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항의시위를 벌이는 우리 시민들을 보면서 빙긋이 웃는 모습이 TV화면으로 보였습니다. 목사님은 그런 장면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으셨습니까?
그들은 이제까지 우리의 딸들과 우리의 아버지 형제 자매들을 이유 없이 죽이거나 다치게 하고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자국 국민들의 안전과 인권은 철저히 보장하면서도 남의 나라의 시민들의 생명에 대해서는 기본이 안된 행태를 보여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었습니다. 국민들이 먹는 한강에 독극물을 마구 버렸습니다. 우리의 국토를 오염시키면서도 전혀 원상회복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미국을 아무 이유 없이 나무라는 것이 아닙니다. '미군 범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소파(sofa)도 올바르게 개정하자'는 주장에 뜻을 같이 합니다. 그래서 동등한 입장에서 한미관계를 다시 설정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촛불시위를 하게 된 동기입니다.
조 목사는 "북한이 폭탄과 원자탄으로 대한민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는 6.25을 잊고 전쟁의 비참함과 고통을 잊고 있었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살길을 허락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반미 안 된다' '미군철수 안 된다'면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두 여중생 죽음과 소파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없이 말입니다.
저는 기도회를 연다기에 우리 민족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하고 북한의 마음을 열도록 기도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도가 아니라 오직 '미군철수반대' '반미반대'라는 요지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일부에선 '미군철수반대'나 '반미반대'라는 주제의 기도회인 줄 모르고 모인 교인들이 많아 교인들의 자발적인 기도회가 아닌 일부 목사님이 주도해서 기도회를 열었다는 비판이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