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책보내기' 장병에게 인기

100여 부대에 23만권 기증... 액수만도 3억 9천만원

등록 2003.01.21 16:51수정 2003.01.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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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문화가 퇴색하고 인터넷 문화가 주를 이루는 요즘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은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좋은 책은 인간의 운명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여가시간을 이용해 장병들이 책을 본다는 것은 사회 진출에 있어서 밑거름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원불교 권재열(59) 교무는 본부장을 엮임하며 장병들에게 독서를 독려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야간교학부에서 만난 권 교무의 사무실에는 각지에서 보내온 책들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a 본부장 권재열 교무

본부장 권재열 교무 ⓒ 모형숙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에는 권 교무를 비롯해 30여명의 교수, 학생, 시민과 종교인들로 구성되어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년 전 4월 이 운동을 처음 시작한 후 지난해에 26개 부대에 7만여권의 책을 보내고 올해는 74개 부대에 16만여권을 보내 지금까지 100여 부대에 23만권의 책을 전달했다. 이 책을 돈으로 환산해도 3억9000여만원에 이른다. 책과 함께 서가까지 보내 2001년 가을에는 경기도에 있는 5사단 육군열쇠부대 수색대대가 첫 도서관을 열었고 지금은 70여 부대에 밀물 도서관을 만들어 확장하는 추세다.

권 교무는 원광대학교의 경우 1년에 군에 입대하는 학생이 1800여 명에 이르며 장병들이 여가를 활용할 마땅한 소일거리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책보내기운동을 벌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소설책이나 수필집, 전집 위주로 기증이 이뤄졌지만 요즘은 만화책이나 취업에 도움이 되는 관련 학습서, 비디오테이프를 보내달라고 장병들이 주문하기도 한다. 또한 100여통의 감사편지와 전국각지의 부대에서 이 소식을 듣고 책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a 도서관에 기증된 책은 장병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 기증된 책은 장병들에게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 모형숙

“현재는 군부대 수가 많아 마른 논에 물대기와 비슷하지만 꾸준히 이 운동을 전개하다 보며 목표인 70만 군인 한사람 당 3권의 책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교무의 바람대로라면 총 210만권의 책이 있어야 한다. 권 교무는 앞으로는 단순히 책을 보내는 것에서 탈피해 책읽기 문화를 선도하고 독후감 경연대회 등을 열어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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