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빅토리아 피크 들여다보기!

피크 속 다른 재미를 찾아서…

등록 2003.01.23 09:23수정 2022.11.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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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하면 떠오르는 것은 분명 '백만불의 야경'이다. 하지만 99년부터 매년 찾아간 홍콩은 매년 점점 더 전기세를 아끼고 있었다. 처음 홍콩을 찾았을 때는 굉장하다고까지 생각했던 야경이 2002년에는 경제의 불황때문일까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홍콩야경을 보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하는 빅토리아 피크의 일정을 빼 버릴까 한참을 고민해야 했었다. 하지만 우리 일행중에 홍콩이 초행인 사람이 있어서 빼버리기도 그렇고해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보자고 생각했다. 보통 피크에 올라갈때는 스타페리 정류장에서 뚜껑없는 2층버스를 타고 홍콩의 빌딩사이를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도는데, 그 기분이 아주 재미있고 즐거워서 늘 타곤 했었다. 여전히 올해도 막 어둑해지는 거리를 누비는데 조금은 위험한 스릴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마구마구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와 플래쉬가 간혹 시야를 방해하기도 했지만... @IMG1@열심히 달려서 피크트램 정류장 앞에 내린 우리는 일단 피크트램 왕복 티켓을 끊었다. 피크트램은 빅토리아 피크를 올라가는 전차같은건데 너무나 유명한 명물이었다. 약 8분이면 피크 꼭대기에 우리를 내려주는 교통수단인데 45도 각도의 차량은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아파트가 누워있는 것 같은 시각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해주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파트 안쪽의 거실로 보이는 곳들이 바라다보여서 잠시나마 홍콩 사람들은 이렇게 인테리어를 해놓고 사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했다. @IMG2@피크에 도착한 일행은 일단 정석대로 야경을 보러 갔다. 피크타워라는 곳 2층으로 가면 야경을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망대의 사이드쪽에 가장 잘 보이는 자리는 이미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 단체로 보이는 이들은 가이드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그래도 아직은 멋진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자동카메라로 셔터를 눌러봤자 컴컴한 것밖에는 나오지 않을것 같아 디지털 카메라를 가진 일행만 사진을 찍기로 하고 우리는 음료 하나를 꺼내 마시며 시원한 밤바람을 맞았다. 10월 말이었음에도 아직 꽤 더운 날씨 덕에 전망대에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지만 조사해온 자료를 꺼내들고 슬슬 발걸음을 옮겼다. 첫번째 목적지는 마담투소 밀랍인형관이었다. 전에 유럽여행을 가게 되면 영국에서 꼭 들러보리라고 마음먹었던 곳인데 홍콩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보는 느낌으로 가보자고 권했다. 다소 입장료가 비싼듯 했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성룡보다 조금 얼굴이 쌔까만 인형이 서 있었다. 통과의례처럼 그와 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사람의 손이 얼마나 정교한가.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연예인 인형들이 우리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 휴 그랜트, 해리슨 포드, 피어스 브로스넌 등 얼굴만 보면 아! 저사람! 하고 무릎을 칠 정도로 너무나 닮아 있었다. @IMG3@그곳을 지나자 이번엔 홍콩 스타들이 반겼다. 유덕화, 등려군, 그리고 향기까지 나는 양자경까지… 무엇보다 우리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스포츠 스타 베컴. 한쪽 눈썹이 반항적으로 올라간 것까지 너무나 닮아 사진을 찍어댈 수 밖에 없었다. 약간 소름이 돋는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만든게 느껴졌다. @IMG4@@IMG5@세계의 유명인사들 클린턴이나 간디, 다이아나 황태자비까지 보고나자 밀랍인형관의 끝이 보였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재미 있었다. 인형관을 나온 우리는 저녁을 먹기위해 이동했다. 피크에서의 식사는 비싸다는 고정관념 덕택에 아무데도 안가고 늘 피크를 내려와서 식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싸고 추천을 많이 해주었던 'Eat Noodles'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름대로 국수류의 요리가 많았는데 네 명이서 세가지 정도를 시키자 먹을 만큼 나왔다. 중국식의 완탕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독특한 소스를 넣어 먹으니 더 맛이 있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음식은 꼭 즐기자는 생각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실행을 잘 하고 있는 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이번에는 전망대가 아닌 작은 붉은색의 정자를 찾았다. 그곳에도 사람이 많았는데 전망대만큼 밝은 조명이 별로 없었기에 야경을 바라보기에는 더 적합한 듯 느껴졌다. 다만 작은 벌레가 날아다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IMG6@주변은 이제 어둑어둑해 졌지만 피크위에는 꽤 가격이 비싼 고급 주택들이 많이 있었던 탓인지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보였다. 커다란 개들을 데리고 달리는 사람들의 여유를 바라보며 잠시 부러워해보다가 우리도 천천히 걸음을 옮겨 피크타워 주위와 반대편 쪽의 도로까지 걷기 시작했다. 피크타워 주변은 관광객들의 소란스러움으로 가득하다면 반대편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많이 있었다. 이리가도 저리가도 부러운 연인들이었지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최종적으로 우리 일행들의 단체 사진을 한 장 남기고 다시한번 빛을 뿜어내는 홍콩의 건물들을 바라본뒤 다시 트램에 올랐다. 전에는 그냥 대충 야경만 보고 얼른 내려와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고는 했었는데 시계를 보니 9시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마 작년의 야경이 좀 실망 스러웠던것은 야경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그것만 보고 얼른 내려와 버려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다소의 여유를 부렸기에 행동도 천천히 하고 굳이 야경 뿐 아니라 사람을 보고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아마 여행이라는건 마음 속의 여유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피크에서 만난 사소한 즐거움에 마음이 따듯해졌다.

덧붙이는 글 | * 2002년 10월 25일 새벽부터 2002년 10월 28일 새벽까지

wrhongkong.x-y.net

덧붙이는 글 * 2002년 10월 25일 새벽부터 2002년 10월 28일 새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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