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희망, 노무현의 꿈>이란 제목으로 12월 19일 출간된 일어판의 표지행복한책읽기
이 놀라운 일이 가능했던 것은 아오야기 준이치(靑柳純一) 교수의 노고에 힘입은 바 크다. 아오야기 교수는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황석영의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을 일어로 번역하기도 한 번역자로서,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일본번역출판문화상 수상하는 등 일본 최고의 번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의 번역을 자청하여 2002년 7월 이미 일본어 번역을 완료하였고, 한국 출판사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일본의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맺고, 일어판을 위한 노무현 당선자와의 인터뷰도 수록하는 등, 충분한 사전준비 작업을 거친 끝에 12월에 출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12월 19일 이전에 일어판의 인쇄와 제본은 완료되었으나 한국에서의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대선 결과에 다른 두 가지 종류의 다른 띠지를 미리 인쇄해두었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당선 축하 띠지를 두르고 출간될 수 있었던 것이다.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은 출판 이후 출판사와 번역자에게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로부터 서평이 쇄도하는 등 일본 출판계에서 아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부분적인 내용을 보강한 개정판이 2월 중순경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은 중국의 Huaxia Publishing House와도 출판 계약을 완료하였는데, 중국어 번역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초판 1만 5천부를 출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은 프랑스를 비롯하여 동남아 여러 나라들과도 수출계약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 봇물을 이루다
현재로서 노무현 당선자의 저서 중 해외 저작권 수출이 가장 활발한 책은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노무현 지음/ 행복한책읽기)이다.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의 경우 이미 일본, 중국, 대만에 판권 수출이 완료되었고, 프랑스판의 출간도 아주 유력하다.
일어판은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朝日新聞)과 출판계약을 하였는데,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이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 등 한국에서의 상당한 악조건을 안고 진행된 반면,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는 일어 번역이 거의 완료된 상태에서 대통령 당선 이후 계약이 진행된 관계로 선인세 100만엔(한화 1천만원)과 로얄티(번역인세 포함) 11-12%라는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일어판 출판계약이 성사되었다. 일본의 언론사 중 최초로 아사히신문사가 노무현 당선자와의 인터뷰를 하게 된 데에는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 일어판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번역도 역시 아오야기 준이치 교수가 담당하였다.
일어판 계약들이 한국과 일본의 출판사간에 직접 계약으로 이루어진 반면, 중국어판(간체자판)과 대만어판(번체자판) 계약은 저작권 중계사인 신원에이전시를 통해 이루어졌다. 중국어판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는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을 출판하기로 한 Huaxia Publishing House와 출판계약이 이루어져 역시 초판 1만 5천부를 출판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루어졌다.
대만어판의 경우는 Morningstar출판사(晨星出版有限公司)와 초판 6천부를 발행하기로 계약하였다. 계약조건은 중국어판이 선인세 미화 3천불에 로얄티는 판매부수에 따라 6-8%, 대만어판이 선인세 미화 2천5백불에 로얄티 6-8%선이다.
이외에도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는 홍콩, 태국, 베트남 등에서 저작권 계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책을 검토 중인데, 특히 프랑스에서는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을 불어로 번역한 재불 번역가 변정원씨가 번역을 맡기로 하는 등 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프랑스판 출판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노무현이 만난 링컨>과 <여보, 나 좀 도와줘>에도 관심 쏟아지다
현재 해외 출판사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책들은 노무현 당선자가 직접 쓴 저서들이다. 위의 두 경우가 그렇고, <노무현이 만난 링컨>과 <여보, 나 좀 도와줘>의 경우에도 해외 출판사들의 저작권 계약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여보, 나 좀 도와줘>(노무현 지음/ 새터)의 경우 국정홍보처 소속 해외홍보원과 에릭양에이전시 등으로 해외 출판사들에서 판권 계약을 요청해왔고, 중국에서는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제시하며 계약을 요청하였으나, 책이 출간된 시기가 오래되었고 해외에 번역 소개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저자측의 판단에 따라 판권 수출이 보류되었다.
한편, <노무현이 만난 링컨>(노무현 지음/ 학고재)의 경우는 저자인 노무현 당선자측과 출판사인 학고재에서 노무현 당선자 해외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책이다. 노무현 당선자가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이 책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선물한 것이나, 미국을 방문하는 노무현 당선자의 특사가 <노무현이 만난 링컨>의 서문과 원고 일부를 영역하여 미국에 소개하기로 한 것 등은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학고재의 손철주 주간에 따르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은 지금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며 번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에서 영어판도 곧 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도 대만과 일본 등에서 이 책의 저작권 계약에 대한 문의가 들어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상담중이라고 하는데, 영어판이 출판되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해외 판권 계약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물과사상사, 개마고원의 책들도 해외에서 검토중
노무현 당선자가 직접 쓴 저서들에 대한 해외 판권 요청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에 비하면, 다른 저자들이 지은 노무현 당선자 관련서들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개마고원의 장의덕 사장과 인물과사상사의 홍석봉 편집장에 따르면, 지금 몇몇 나라들에서 관심을 보여와서 책을 검토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인 계약 사항에 대한 오퍼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한다.
두 출판사의 해외 판권 수출을 중계하는 북코스모스의 최종옥 사장에게 확인한 바로는, 개마고원의 <노무현의 색깔>(이진 지음/ 개마고원)과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의 경우는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인물과사상사의 <노무현과 국민사기극>과 <노무현과 자존심>(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의 경우에도 중국과 일본 등에서 관심을 보여 검토용 책을 발송하는 등 상담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노무현 당선자의 ‘저서’가 아니라 ‘관련서’인 관계로 해당 국가에서 보여주는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유쾌한 정치 반란, 노사모>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어판 판권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출판사의 대표가 일본 노사모에서 활동하면서 노사모식의 정치 참여를 일본에 접목시키는 일에도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있어, 판권 수출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책만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책과 함께 ‘노사모’라는 운동이, 그리고 ‘노무현의 리더십과 비전’이 수출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밖의 노무현 관련서들과 해외의 상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