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1월 13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켈리 차관보는 지난 30일 미국을 방문 중인 한화갑 대표 일행과 국무부에서 만나 "여러국가들이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북·미가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대표를 수행중인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이 전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한 협상을 해야 하는데 미국은 대화가 없는 협상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한 대표의 질문에는 "정확히 답변을 못하겠다"고 말해 북한과의 협상불가 원칙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켈리 차관보는 또 "(미국내) 일부가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으나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진심으로 유감으로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켈리 차관보는 최근 임동원 대북특사 일행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북핵문제는 미국보다 남한에 어려움을 준다. 120개 넘는 나라가 NPT에 가입했지만 탈퇴한 것은 북한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차관보는 한화갑 대표가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을 통해 '한국국민들은 자신들의 이해가 배제된 채 대북정책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 그리고 나를 포함한 행정부관계자 모두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국가이익과 안보를 먼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북핵문제는 미국의 이익보다 대한민국의 안전, 그리고 국가이익과 직결된다. 이 문제가 마치 북한과 미국간의 문제라고 정리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켈리 차관보와 동석한 프리처드 미 국무부 대북교섭담당대사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한 대표의 질문에 "현재 북한은 에너지가 부족하며 경제가 많이 나빠졌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화갑 대표 일행은 이날 켈리 차관보와의 면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세션스, 헤이글 상원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전통적인 한미우호관계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미관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장 부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