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차관보 "부시는 한국 국익을 먼저 생각한다"

등록 2003.01.31 12:20수정 2003.02.0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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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30일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이 NPT를 탈퇴했으니 IAEA 규정에 의해 안보리에 보고해야 하지만 경제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핵문제가 유엔안보리 차원에서 경제제재를 결의하는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1월 13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1월 13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켈리 차관보는 지난 30일 미국을 방문 중인 한화갑 대표 일행과 국무부에서 만나 "여러국가들이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북·미가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대표를 수행중인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이 전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한 협상을 해야 하는데 미국은 대화가 없는 협상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한 대표의 질문에는 "정확히 답변을 못하겠다"고 말해 북한과의 협상불가 원칙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켈리 차관보는 또 "(미국내) 일부가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으나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진심으로 유감으로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켈리 차관보는 최근 임동원 대북특사 일행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북핵문제는 미국보다 남한에 어려움을 준다. 120개 넘는 나라가 NPT에 가입했지만 탈퇴한 것은 북한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차관보는 한화갑 대표가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을 통해 '한국국민들은 자신들의 이해가 배제된 채 대북정책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 그리고 나를 포함한 행정부관계자 모두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국가이익과 안보를 먼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북핵문제는 미국의 이익보다 대한민국의 안전, 그리고 국가이익과 직결된다. 이 문제가 마치 북한과 미국간의 문제라고 정리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켈리 차관보와 동석한 프리처드 미 국무부 대북교섭담당대사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한 대표의 질문에 "현재 북한은 에너지가 부족하며 경제가 많이 나빠졌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화갑 대표 일행은 이날 켈리 차관보와의 면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세션스, 헤이글 상원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전통적인 한미우호관계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대미관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장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만나 한미관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만나 한미관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장전형 기자

다음은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이 보내 온 한화갑 대표 일행과 켈리 차관보, 프리처드 대사 등이 나눈 대화록 전문이다.

프리처드 7년 전에 나는 아주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는데 북한과 협상을 벌이면서 지금은 인내심이 단련됐다.

한화갑 미국이 볼 때 북한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프리처드 북한은 현재 에너지가 부족하며, 경제가 많이 나빠졌다. 또한 미국, 일본과의 관계도 나빠졌다. 북한 고위층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유지가 어렵다고 우려하는 것같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은 지금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문제는 북한이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지지 않으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지를 생각하고 있다.

함승희 의원 켈리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핵시인을 어떻게 받아냈는가. 일부에서는 미국이 증거를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프리처드 켈리는 증거같은 것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첫날은 부인하다가 다음날 시인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시인한 뒤 국제사회 여론이 묘하게 돌아가자 7주 후에 다시 부인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켈리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임동원 특사가 북한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을 보고 실망했다. 북핵문제는 미국보다 남한에 그리고 전세계에 어려움을 준다. 120개 넘는 나라가 NPT에 가입했지만 탈퇴한 것은 북한이 처음이다.

한화갑 어느 때보다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국민은 전통적인 한·미간 우의를 유지하고 있으며 촛불시위는 반미가 아닌 SOFA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한국은 민주화가 되어 언론과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모두 법 테두리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북핵 해결에는 3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 미국과의 공조, 둘째 북핵 절대불용, 셋째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국회에서도 전통적인 한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간 이견이 없다.

켈리 차관보에게 두가지를 묻고 싶다. 첫째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일부에서는 이라크 전쟁이후 북한 공격, UN안보리 회부, 다자간 협의 등 여러 말이 있다. 둘째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에서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가.

켈리 두 번째 질문부터 답한다면 무엇보다 북한 정권이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한반도와 미국은 물론 전세계 국민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이라크와 북한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갑 대표께서 이틀전 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한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이해가 배제된 채, 대북정책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했지만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 그리고 나를 포함한 행정부 관계자 모두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국가이익과 안보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북핵 문제는 미국의 이익보다 대한민국의 안전, 그리고 국가이익과 직결된다. 이 문제가 마치 북한과 미국간의 문제라고 정리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여러국가들이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북·미가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 해결방법이라고 본다. 그리고 북한이 NPT를 탈퇴했으니 IAEA 규정에 의해 안보리에 보고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제제제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지난 25년간 핵개발을 추진해왔다. 포기하는 척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포기해야 한다.

한화갑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19명의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났다. 대부분 미국언론에 보도된 여러 가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으나, 켈리 차관보가 한국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니 다행이다. 우리는 일부 미국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한반도 문제가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켈리 우리는 비슷하게 생각한다. 일부 반미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으나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화갑 대표께서 미국의 국회의원 20여명이나 만나 이해와 설득을 시킨 것은 대단히 옳은 일이며, 지금 시점에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여중생 사망사건은 진심으로 유감으로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한화갑 대화를 통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지금 미국은 대화가 없는 협상을 하려는 것 아닌가.

켈리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겠다. 지난번 협상에서 북한에 속았었다. 똑같은 잘못을 번복하고 싶지 않다.

한화갑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도 같은 얘기를 했다.

정의화 의원 한국의 야당인 한나라당도 한·미 관계가 혈맹관계가 유지되도록 희망한다.

켈리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서 한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를 바란다.

한화갑 대표 방미단 일행.
한화갑 대표 방미단 일행.장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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