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찾아 떠나는 젊음의 세계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러브앤프리>

등록 2003.02.13 12:28수정 2003.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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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앤프리>는 25살짜리 한 일본 젊은이가 아내와 함께 2년여에 걸친 세계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과 메모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보통 세계일주라고 하면 많은 비용을 예상하지만, 이 두 젊은이는 매우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자유와 사랑을 만끽하고 자기의 삶으로 돌아 왔다.

일반적인 여행기를 쓴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자신들이 다녀온 세상들에 대한 구구절절한 안내나 설명이 전혀 없다. 각 장의 첫 부분에 그저 지도와 함께 여행 경로를 명시해 놓았을 뿐,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고 어떤 점이 좋았다는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자세한 여행 설명을 원하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커다란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한 여행 이야기나 설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처럼 그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의 독특한 생각이 담긴 사진들과 함께, 간단하게 제시된 명상적이면서 삶의 철학이 담긴 이야기들이 진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여행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고, 사랑도 있고, 삶에 대한 성찰도 있다. 물론 일상 생활 속에도 많은 생각들을 하고 살겠지만,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일들에 대하여 깊은 성찰을 하도록 이끌어 준다.

홀로 우뚝 서 있는 타히티 섬의 거석들을 보면서 그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안에는 매일 매일 바뀌는 것과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사야카(저자의 아내)도 매일 매일 바뀌는 것과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서로의 몸 안에 있는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이러한 짧은 명상적 생각들은 여행에서 얻어지는 소중한 보물이 아닐까?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독자들은 2년 간이라는 장기간의 휴가도 없고, 오대륙을 여행할 수 있는 튼튼한 체력도, 마음이나 경제적인 여유도 없다.

비록 2년 간의 긴 여행은 아니지만, 일상의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이 책의 생각과 그림들을 따라가 보자. 그러면 삶의 여유와 아름다움과 자유를 만끽하는 하루 하루가 될 것이다.

Love & Free 러브 앤 프리 - 스무 살, 세상의 길목에서 나와 마주하다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이동희 옮김,
에이지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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