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체제 공식출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그룹 목표"

등록 2003.02.14 09:18수정 2003.02.14 11:13
0
원고료로 응원
a 14일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14일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조양호(52) 회장 체제로 14일 공식 출범한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1월 17일 고 조중훈 회장이 별세한 이후 3개월여동안 빈자리였던 그룹의 회장자리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취임하는 것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그룹'을 목표로 한다고 13일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 조 회장은 지난 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르며 전문경영인의 길을 가게 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계속된 항공사고로 지난 99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대외적인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대한항공 회장직을 맡게 됐다. 이후 4년만에 그룹 회장직을 이어받게 됐다.

한진그룹 신임 조 회장은 선친 고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輸送保國)'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제2 창업의 각오로 한진그룹을 '세계 최고의 수송물류 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2010년까지 항공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화물수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세계 1위 달성 등이 한진그룹의 경영 비전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대외 활동을 주로 담당하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그룹의 회장을 맡으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더욱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데 선도그룹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14일 조양호 회장의 공식 취임 행사는 신임 조 회장의 뜻에 따라 별도로 갖지 않고 생략한다고 전했다.

권욱민 홍보실 차장은 "그 동안 한진그룹의 대표기업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그룹의 사실상 대표로서 활동을 해왔고, 취임시기만을 남겨둔 상태였다"면서 "과거 기업들의 2세가 경영자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 대표를 수행하는 것이기에 굳이 대외적으로 행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조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진, 주요 계열사 소그룹 형태로 독자경영

a 13일 항공 전문 월간지 에어트랜스 포트 월드(ATW)로부터  '올해의 화물항공사(Cargo Airline of the Year)'상을 받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앞으로도 세계 항공시장에서 존경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3일 항공 전문 월간지 에어트랜스 포트 월드(ATW)로부터 '올해의 화물항공사(Cargo Airline of the Year)'상을 받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앞으로도 세계 항공시장에서 존경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하더라도 중공업, 해운, 금융 등 한진의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은 소그룹 형태로 나머지 세형제가 맡는다. 중공업 부문은 조남호 부회장, 해운 부문은 조수호 부회장, 금융 부문은 조정호 부회장 등 각자 맡은 부문에서 전문성을 살려 책임경영을 해 나간다는 것.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전권을 쥐고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닌 그룹을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게 한진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에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 3남 조수호 한진해운 부회장, 4남 조정호 메리츠증권 부회장도 소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또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체제의 새롭게 출범하면서 계열사간의 지분정리, 채무보중 등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충족요건을 갖추는 작업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달 말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 ㈜한진 등 계열사간의 주식거래를 실행하는 등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대한선주(현 한진해운)와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등의 기업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지급보증은 아직 남아 있어 본격적인 계열분리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이와 같은 소그룹 체제로의 정비는 한진그룹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는 서로 협력하되, 궁극적으로는 각 부문을 그룹에서 분리시켜 나간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2세 경영자들이 각자 전문 분야별로 특화돼 단계적으로 소그룹화, 전문화의 모델 사례로 만들 것이며, 이는 정부의 전문경영정책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 회장 취임 소식이 발표된 13일 대한항공은 항공 전문 월간지 에어트랜스 포트 월드(ATW)가 수여하는 '올해의 화물항공사(Cargo Airline of the Year)'상을 워싱턴 캐피털 힐튼호텔에서 받았다. 이 상은 항공부문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정도로 권위와 명성이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영광스런 상을 받음으로써 세계 선도 항공사를 지향하는 대한항공의 비전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세계 항공시장에서 존경받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a 한진그룹 계열 분리도표

한진그룹 계열 분리도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5. 5 윤 대통령 조롱 문구 유행... 그 와중에 아첨하는 장관 윤 대통령 조롱 문구 유행... 그 와중에 아첨하는 장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