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고속철도 백지화 단식농성 21일째

고속철도 백지화 이행에 관한 부산-경남 단식농성 현장

등록 2003.02.25 00:51수정 2003.02.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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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월 23일(일요일)로 19일째로 접어든 농성, 2월 25일로 21일째로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2월 23일(일요일)로 19일째로 접어든 농성, 2월 25일로 21일째로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 서재철

부산-경남 고속철도 백지화에 관한 약속을 저버린 노무현 정부에 대한 항의로 단식농성을 돌입한 지율스님이 21일째를 넘고 있다.

부산시청 광장 앞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상태로 물 이외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21일을 버티고 있다. 그러나 함께 한 시민단체와 천주교 등의 종교계에서도 이제는 단식을 풀자고 설득을 했다. 하지만 정작 지율스님은 생명의 순리를 버릴 수 없다는 의지로 신념을 접지 않고 계속해서 단식을 강행중이다.

지율스님이 금정산·천성산 관통 고속철도 백지화와 노무현 당선자의 공약 이행 촉구를 위해 시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지 21여일을 지나가고 있다. 스스로의 생명을 죽여가는 극단적인 방법의 선택에 대해 주변에서는 다들 말리지만 대의와 원칙 앞에 그 누구도 강압적으로 농성을 중지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몸은 점점 야위어 가고 있으며 눈빛만 빛나고 있다.

a 원칙과 약속을 잘 이행해 왔다는 노무현 과연사실인가?

원칙과 약속을 잘 이행해 왔다는 노무현 과연사실인가? ⓒ 서재철

그동안 수경스님, 법장스님, 범어사, 통도사의 원로스님과 문정현, 문규현 신부님 등 종교계를 초월하는 각계의 원로가 농성장을 지지하였다.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의 윤희동 신부님을 시작으로 박영관 교육위원, 박주미 시의원, 통도사 환경위원회가 단식농성에 동참하였으며, 시민, 종교를 아우르는 자발적인 행사들이 시청 앞 농성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건교부와 고속철도 공단은 고속철도 공사의 발주를 발표했다. 더구나 2월 중순부터는 건교부의 실무자들이 부산지역에 내려와서 일부언론에 대한 로비와 단식농성의 파장을 막기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움직임이나 대응모습은 과거 독재정권시절의 관료집단이 하던 음해와 분열책동 등을 연상케 할 정도다. 이에 부산지역의 제 시민단체와 종교계로부터 이들의 구악적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경남지역 교사 1000인 선언을 비롯하여 시민사회와 종교계를 중심으로 노무현정부의 고속철도에 관한 배신에 대한 규탄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새벽 현재 지율스님은 21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백지화 확인 전까지는 결코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단호한 기개를 굽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려는 지울 수 없다.


지율스님을 잘 아는 주변의 많은 종교인들과 시민사회의 활동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새정부의 벽두에 순교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절박한 걱정을 하고 있다. 그 누구도 지율스님의 신념과 원칙을 접고 단식을 풀라고 강압으로 나설 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은 오직 새정부의 캠프에서 고속철도 백지화에 명확한 이행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지율스님에 대한 새정부의 접촉은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 예정자가 2월 중순 두 차례 전화로 "왜그러느냐"는 성의없는 전화 통화뿐이었다.


심각하게 돌아가는 고속철도 백지화 단식농성에 대해 새정부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24일 총무원장 선거로 인해 지금까지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하지만 우리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캠프가 불교계를 가지고 논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전두환시절의 법란 다음의 제 2의 법란이다"라며 향후 강한 대응을 피력했다.

고속철도 백지화에 관한 단식농성의 상황은 현상적인 모습보다는 물밑에서 역동적으로 흐르고 있다. 지금 노무현 정부의 나몰라라와 무관심은 자신을 밀어준 종교계와 시민사회를 저항의 벼락으로 내몰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노무현 캠프의 참모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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