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로 또 다시 나뉘어서 싸워야만 하는가?
3.1절인 1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보수와 진보진영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별도로 개최되었다. 보수진영은 ‘주한미군 감축은 한미동맹의 전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 반대하고 북한 핵 개발 저지’등을 주장하고, 진보진영은 북한 종교인 1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통일기원 집회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기자는 이러한 두 모임의 시위를 지켜보며 우리가 과연 이렇게 분열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보수와 진보를 다 함께 어우르고 담아내는 방법은 없겠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해방정국에서 좌우의 대결을 연상하는 것은 잘 못된 것인가? 해방정국에서 살아 보지 못하고 오직 문헌과 당시의 경험자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해방정국의 좌우간의 대치 상황을 이해하는 기자로서는 현재와 당시를 비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서도 당시의 상황은 민족의 자주성과 발전성의 양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님은 분명하다. 미군정 하에서 여러 갈래로 갈린 정파간의 대결은 민족의 힘을 집결하지 못하고 외세의 역량을 강화하고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는 역사적 우를 남기게 된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당시에 우리가 힘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작은 힘이나마 서로가 민족의 자주성과 발전성을 중심으로 힘을 뭉쳤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오늘을 살고 있었을 것이리라고 믿는다. 지금의 진보와 보수의 민족공조와 한미공조의 첨예한 대결을 보면서 기자는 해방정국의 좌우 대결의 역사적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 진보와 보수는 합작하라.
구한말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쇄국 정책 속에서 수구의 길을 걷다가 결국 일본 제국에게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로 인해 20세기 전반기는 식민의 시대로 후반기는 외세에 의한 분단국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식민의 시대에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대응을 준비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으리라. 그러나 해방 정국에서라도 정파간의 작은 힘을 모으고 세계 정세에 대응키 위한 방안을 찾고 민족과 나라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를 사심을 버리고 진지하게 고민하였다면 어쩌면 6.25 라는 민족 상잔의 역사적 비극도 없었을 것이고 또 나라의 발전도 지금 보다는 훨씬 더 이루어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보수와 진보는 민족과 나라의 장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상대 진영에 비하여 어떻게 정국의 주도권을 쥘 것이며 어떻게 하면 상대 진영을 배제할 것인가 만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금번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진보와 보수의 세력은 엇비슷하다. 이러한 힘의 분포 속에서 어느 한 정파가 다른 한 정파를 무리하게 이끌려고 하거나 또는 반대로 배제하려고 하면 이는 결과적으로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는 없다.
양진영은 현 정국에서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배제할 것 인가만을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과 민족과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합작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여야 한다.
미국에게 의존하지 말고 미국을 활용하자.
국제 정치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는 힘든 문제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와 성질에 대해서는 변용을 하게 할 수 있는 전략적 여지가 우리에게는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 군사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려는 것은 미일 군사동맹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전초기지화하고 이를 중심으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것이 주목적으로 알려져 있다. 보조적으로는 러시아도 견제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나 이는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모순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미 일본의 우파는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정치적 작업들을 해오고 있고 또한 장차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명분으로 미국의 통제하는 범위 이상으로 군사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일본 3국이 서로 견제하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국익을 보호하는 길이다. 이 3개의 강대국이 서로 견제하게 함과 동시 통일된 한반도와 손을 잡고 이 삼각 축에 균형을 잡아주는 균형 추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계속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북한이라는 폐쇄 국가를 개방시켜 일정하게 시장경제로 진입시키고 동북아 국가들간의 경제적 연대를 높임과 동시 장기적으로는 다자간 안보 협력으로 발전하는 것이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군사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손을 잡고 경제영역의 확대는 이곳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합작함으로서 대륙과 해양 양자의 세력 축을 다 함께 묶어 낼 수가 있다.
오히려 미국은 북한의 시장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경제 정치적으로 지원함으로서 통일된 남북한과 손을 잡아야 한다. 현재와 같이 일본을 지원하고 한반도를 전초 기지화 하여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것은 외교적 단견에 불과하다. 이는 역사를 관철하지 못하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자의 주장은 단지 기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가(대표적인 인물 : 조셉 나이)중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국제 정치 역량에 따라 미국의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의 강도와 분포 그리고 성질을 변용시켜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문제와 함께 국제적인 문제인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하여 한반도에서 절대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전쟁은 한반도를 완전히 초토화시키게 될 것이다. 전쟁은 문제 해결의 대안이 아니다.
통일된 한국은 인구가 7000 만 명이 넘게 된다. 이 정도의 인구면 2차 대전 당시의 독일과 비슷한 숫자이다. 통일된 한국도 일본과 중국 또는 러시아의 견제를 벗어나기 위하여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미국과 통일된 한국이 손을 잡아야 하는 이유이다. 원교근공의 외교전략은 전통적인 외교전략이며 이는 한반도 상황에서는 미래에도 유효할 수가 있다.
민족공조와 한미공조의 합작과 변증법적 발전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발전 지향적인 미래의 국가 전략을 진보와 보수 양진영이 공유한다면 우리 내부의 보수 세력도 무조건적인 "한미 공조"만 외칠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공조와 민족공조를 어떻게 변증법적으로 발전시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확보하고 세계와 순 기능적 관계를 가져 가야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진보 세력도 무조건 적인 "민족공조"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국제 정세를 판단하고 민족공조와 세계와의 순 기능적 역학 관계라는 두 축을 묶어서 어떻게 엮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주변의 세계적 4대 강국이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는 이 작은 나라에서 그나마 서로가 작은 힘을 모으지 못함은 과거의 해방 정국에서의 좌우의 합작 실패와 외세가 득세하고 우리 민족의 장래를 좌지우지하는 부끄러운 역사적 전철을 다시 밟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여야 할 것이다.
남남갈등이니 친미니 반미니 하는 것은 변화된 국제 정세와 국내의 정치 내포를 다 함께 묶어 낼 수 있는 대안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국내 내부적으로는 민족공조와 한미공조라는 두 개의 가치를 묶어낼 수 있는 보다 발전적 대안이라고 생각하며 국제적으로는 통일과정과 이후 통일 후에 미국과 손을 잡고 경제 문제는 동북아 국가들과 교류를 확대하여야 한다.
보다 발전된 대안 탐색에 정치권과 사상계가 노력하여 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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