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왜곡, 재침 노린 의도"
남북 정당 연석회의 개최 합의

[3.1민족대회-이틀째] 4개 종단 및 각 부문별 공동행사

등록 2003.03.02 13:25수정 2003.03.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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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3.1민족대회 현장취재단]
- 취재 : 김영균, 유창재 기자
- 사진 : 권우성, 이종호 기자
- 동영상 : 강수연 기자


a 2일 저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워커힐 호텔 제이드 가든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의 밤 행사에서 남북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2일 저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워커힐 호텔 제이드 가든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의 밤 행사에서 남북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 3.1민족통일사진공동취재단

<제9신:2일 밤 11시 55분>

빗줄기도 끄지 못한 통일의 촛불
"금수강산 방방곡곡에 평화와 통일의 촛불이 번져갈 것"


3·1 민족대회 이틀째 마지막 밤 행사 '평화통일 기원의 밤'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악천후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장빈 목사(동광교회)의 사회로 치러진 이날 행사는 남북 양측의 문화 공연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이어졌으며, 민족공조와 평화통일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행사는 시작 예정 시간인 오후 8시보다 늦은 8시 30분에 시작됐다. 행사장소인 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북측대표단을 기다리고 있던 남측 참가자들은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환영했다. 양측 참가자들은 악수를 교환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모습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남측을 대표해 축하연설을 한 박용길 민화협 상임고문(고 문익환 목사 사모)은 "상처를 씻어 화해를 이루는 우리 종교인들의 마음은 평화통일 기원의 밤을 통해 민족의 일치로 나아가고 있다"며 "남과 북은 주변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핏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항상 화합과 공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민족공존을 강조했다.

정혜명 통일문학 편집국장은 북측을 대표해 자작시 '부끄럼 없이, 죄 됨이 없이'를 낭독했다. 정 편집국장은 "아직도 두 토막난 이 강토 어머니조국을 이렇게 만들라고 선렬들 피를 흘렸겠느냐"며 절규했다. 그는 이어서 "남의 손보다 우리 손 더 뜨겁게 잡자. 남의 마음보다 우리 마음 더 굳게 믿자"며 남북공조를 다시 한번 호소했다.


남북양측의 발언이 끝나고 먼저 남측의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첫 무대는 국수호 무용단의 대북 타고 공연. 20여 명의 사람들이 연주하는 우렁찬 북소리가 힘이 서린 율동과 어우러져 참가자들의 신명을 돋우었다.

이어 남측의 가수 이정렬, 김원중씨의 공연이 있었다. 김원중씨는 문익환 목사를 추모하는 곡인 '그대 오르는 언덕'을 열창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견우와 직녀는 일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만났지만 우리들은 그보다 더 만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한 번이라도 더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고 '직녀에게'를 열창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천주교 중창단 '이노주사' 팀은 노래 '백두산'을 불렀고, 천주교·개신교·원불교·천도교·불교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은 '사랑으로 손을 잡아요'와 '희망의 나라로'를 불러 종단 간의 단합을 과시했다. 북측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공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간이 흐를수록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우의를 입고 자리를 지켰다. 사회자 장빈 목사는 "하늘이 역사적인 오늘밤을 잊지 말라고 비를 내려 주신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a '우리는 하나'를 부른 북측 합창단이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를 부른 북측 합창단이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a 북측 공연 '조개캐는 소녀'.

북측 공연 '조개캐는 소녀'.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굵은 빗줄기 사이로 북한측의 첫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복과 양복을 차려 입은 북측 합창단은 '반갑습니다'를 불러 큰 호응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부르며 손을 흔드는 북측 공연단에 호응하여 자리에서 손을 들고 "반갑습니다"를 연호했다.

북측의 여성 삼중창과 남성 이중창이 계속되었다. 공연단이 부른 노래는 '아리랑'과 '봉선화'. 조금은 우울한 가락을 담고 있는 노래지만 풍부한 성량으로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여성 무용단의 '조개 캐는 처녀'가 끝나고 그리스도교 평양 봉수교회, 칠골교회 신자라고 소개받은 여성 2명이 '노들강변'과 '여성은 꽃이라네'를 멋지게 불렀다. 두 사람은 프로 같은 포즈와 풍부한 성량으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어진 무대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으로 구성된 무용단의 삼인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무용단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전통무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지만 행사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행사 분위기는 북측의 혼성 사중창 '우리민족 제일일세'와 모든 공연 참가자들이 함께 부른 '우리는 하나'에 이르자 정점에 이르렀다.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관중석 곳곳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보였다.

시간은 행사를 마치기로 한 오후 9시 30분을 훌쩍 넘어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마지막 무대는 남측 아이들의 촛불로 장식되었다. 흰옷을 입은 아이들의 손에 들린 촛불은 남북 양측 대표들의 초로 붙여졌고 참가자들에게도 빠르게 전달되었다. 사회자는 "애국열사들의 뜻을 기리며 우리도 마음에 촛불을 붙였다. 금수강산 방방곡곡에 평화와 통일의 촛불이 번져갈 것이다"며 촛불 점화의 의미를 평가했다. 장내는 이내 숙연해졌고 거센 빗줄기도 통일을 염원하는 촛불을 끄지는 못했다.

남북 양측이 공동으로 단일기를 하강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든 순서는 끝이 났다. 행사장은 '다시 만나자'는 함성과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로 가득 채워졌다.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북측 참가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행사는 북측 대표들과 악수를 나누며 배웅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 3·1민족대회인터넷공동취재단

a 남과 북의 참가자들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남과 북의 참가자들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제8신: 2일 오후 6시 30분>

"일본에 의해 왜곡된 우리의 역사 밝혀야!"
남북학자들, 공동 학술토론회 개최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 이튿날인 2일 오후 3시, 남북의 학자들이 모여 일제 강점부터 시작된 일본의 우리나라 역사 왜곡 진상을 밝히는 남북공동학술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과거 우리나라 국호의 영문표기 'Corea'가 일본의 날조로 인해 'Korea'로 왜곡됐다"며 일제의 국호 날조행위를 중요하게 지적했다. 국호 영문표기에 대한 왜곡 문제를 남북 학자들이 한 자리에서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 '일본의 우리나라 역새왜곡 진상을 밝히는 남북공동학술토론회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남북대표단.

'일본의 우리나라 역새왜곡 진상을 밝히는 남북공동학술토론회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남북대표단.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a 학술토론회 자료집을 읽고 있는 북측참가자.

학술토론회 자료집을 읽고 있는 북측참가자.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남북의 학자들은 토론회를 마치며 발표한 공동보도문을 통해 "일본이 과거 제국주의 시절 침략과 학살을 벌인 것이 제1차 범죄행위라면,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고 은폐하는 역사왜곡은 우리 민족과 아시아의 민중을 모독하는 제2차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공동선언문은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군사대국화를 역사적으로 정당화시키는 것임에 주목, "이는 일본 국민은 물론 아시아 모든 나라 국민들의 안녕을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일본의 과거사 청산 문제는 물론이고, 일본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모든 재판이 일본에게 요구해야 할 우리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민족의 존엄을 되찾는 과정"이라며 "이 운동에 평화를 애호하는 모든 사람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는 일본의 역사 왜곡 배경과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남측에서는 임헌영 중앙대 교수(민족문제연구소 부소장)와 강창일 배제대 교수(조국통일연구원부원장)가 '일본제국주의 식민지배는 국제법상 불법이다', '통계로 본 일제 강점하 민족의 피해상-인적·물적 피해'에 대해 발제를 진행했다.

북측은 주진구 조선역사학회 회원(조국통일연구원부원장), 문영호 조선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은 각각 '일본의 역사왜곡책동과 해외침략의 위험성에 대하여', '우리나라 국호의 영문표기에 대한 역사 언어학적 고찰'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오늘날 재침을 노리는 위험한 의도"

"일제, 개발비의 4.3배를 수탈"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배할 당시 물적, 인적으로 수탈한 양이 통계로 제시됐다. '통계로 본 전시체체하 일제의 수탈상'을 주제 발표한 윤경로(한성대 사학) 교수는 자금 부분에 있어 "일본이 식민지지배를 합리화하면서 당시 개발에 사용된 비용이 70억엔이라고 주장하나 국내총생산액을 추산한 결과 일본으로 유출된 액수는 개발비용의 4.3배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1965년 한일회담을 통해 3억 달러를 받았지만 이는 피해 액수와 비교해 턱없는 수치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산물 등 물자 수탈도 당시로 환산하면 약 10억 달러 정도 규모라고 말했다.

물적 수탈에 이어 인력수탈의 실상을 발제 한 윤 교수는 "노동력 강제동원은 일본측 공식자료에 따라 76만7004명에 이를 뿐만 아니라 사망·부상자를 제외한 이들에게 미지불된 임금만도 최소 9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군인, 군속의 사망률은 "최소 6만에서 최대 9만3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 3·1민족대회인터넷공동취재단·유창재 기자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주진구 조국통일연구원부원장은 조선강점 및 침략전쟁의 합리화와 조선인 강제연행·학살 사실 침묵 등 일본의 역사 왜곡 사례를 지적하며 "이는 일본이 오늘날 또다시 재침을 노리는 위험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주 부원장은 "일본의 과거를 청산하고 오늘의 해외팽창책동을 저지시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시대의 사활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주 부원장은 "일본의 역사왜곡책동에서 무엇보다 엄중한 것은 일제의 조선강점을 합법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이 '안중근이 이또 히로부미를 암살했기 때문에 한국을 병합하여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주장은 조선 강점을 반대하는 전체 우리 민족의 의거를 숨기고 식민지하의 정당성을 설교하려는 데서 출발한 어리석은 졸부의 잔꾀"라고 비판했다.

또 "조선의 사람들을 강제 위안부, 지원병, 학도병, 징병, 징용 등의 이름으로 강제 연행, 학살한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하고 있다"며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8백40만의 조선인 강제연행문제, 위안부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일본제국주의 식민지지배는 국제법상 불법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 교수는 근대일본의 조선침략의 역사적 경과를 시대적으로 간략히 서술하고 역사적 근거 제시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왜 국제법상 불법이었는지를 논증하고 일제의 조선민족말살정책이 어떠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정리하였다.

그는 일본은 1868년 명치유신을 통하여 근데 천황제 통일국가를 수립하고 줄곧 조선에 대하여 침략행위를 자행해 왔으며 결국은 청일전쟁, 러일전쟁이라고 하는 양대전쟁을 치르고 나서 1910년 8월 조선을 불법으로 강점했다고 주장했다.

1910년 봄에는 현역육군대신인 데라우치를 통감으로 임명하고서 8월에는 한일병합조약(8월 22일)을 강제로 체결시켜 조선을 병합하였는데, 이 조약은 '을사늑약'을 토대로 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법적효력이 없음은 물론이고 주권자인 순종의 '합방칙유'조차도 일본에 의해 조작·날조된 것임이 밝혀져 국제법적으로도 불법강점임은 두말할 여지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제는 조선을 불법강점하고 나서 '영구히 그리고 완전히' 지배하기 위하여 조선민족말살정책을 전개하였는데 이는 한마디로 민족말살을 통한 영토확장주의"라고 했다.

1937년 대륙침략전쟁을 본격적으로 개시하면서 일제는 조선을 전쟁에 총동원하기 위하여 전시강제동원체제를 구축하여 민족말살정책을 전개한 것은 제국주의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던 바 해방되고 나서도 분단체제와 권위주의의 독재권력 밑에서 신음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통일국가·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한민족의 고통이 일제의 조선지배에서 연유하고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 2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일본의 우리나라 역새왜곡 진상을 밝히는 남북공동학술토론회.

2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일본의 우리나라 역새왜곡 진상을 밝히는 남북공동학술토론회.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유구·존엄 높은 'Corea' 국호표기 역사 갈피 속에 묻혀 둘 수 없어…

세 번째 발제를 맡은 문영호 조선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국호의 영문표기에 대한 력사언어학적 고찰'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문영호 소장은 "지난 세기 조선을 무력으로 강점한 일제가 우리 인민에게 감행한 온갖 형태의 범죄와 만행 력사왜곡책 등은 류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가혹하고 비열한 타민족 말살과 국권침해 행위로서 반드시 끝까지 계산돼야 할 력사적 과제"라고 주제발표에 앞서 밝혔다.

이어 문 소장은 "국어학자로서 우리의 말과 글을 없애버리고 조선사람의 이름과 성씨마저 빼앗으려고 치졸하며 악랄하게 감행된 일제의 민족말살책동이 궁극에는 우리의 국호표기마저 날조해 버리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문 소장은 800여년 간 사용하던 'C' 코리아라는 우리나라 국호를 서양말로 표기해 온 역사적인 경위와 'Corea'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과 근거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국호의 서양글 최초 표기는 프랑스인 선교사 '류브큐크'가 1253∼1295년 8월까지 몽골에 파견됐다가 귀국한 후 쓴 여행기와 이탈리아인 '마르꼬 뽈로'가 1270∼1295년까지 서아시아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원나라에 가서 있다가 귀국 후 쓴 <동방견문록>을 예로 들었다.

또한 네덜란드인 하멜의 표류기의 초판부터 1800년대까지 모든 명칭이 'C'코리아로 사용된 점과 유럽, 미국 열강들과 맺은 모든 조약문의 영어원문판들에서 우리 국호를 'C'로 표기한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처음을 맺은 조약은 '국서거절사건'으로 결렬된 조미교섭이 청나라와 일본의 공작으로 다시 추진돼 1882년 5월 22일 제물포에서 맺은 '조미통상조약'. 여기서 조선정부의 인정을 얻은 표기는 'Corea'였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부터 우리나라 영문 공식 국호를 'C'코리아에서 'K'코리아로 날조됐다는 것. 통감부가 설치된 1906년 관보부터 총독부 관보까지 대외적으로 모든 문서들이 'K'로 바뀌어 인용됐다.

문영호 소장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한일합병 이후 'C'가 사라지고 'K'로 바뀌게 된 것은 인위적인 날조이며, 비과학적인 것을 보여준다"며 "일제가 국제 체육뿐만 아니라 모든 국제 서지에 'Japan' 뒤에 'Korea'로 두게 하려는 일본 고유의 속성의 책동이다"고 주장했다.

또 문 소장은 "이 모든 사실을 봤을 때 국제사회에서 인정되는 것은 'Corea'이며 신성불가침한 상징으로 일본사람들에 의해 유구하고 존엄 높은 국호표기가 역사의 갈피 속에 묻혀 버린데 대해 더 이상 묻어 둘 수 없다"면서 "관련된 역사자료를 북과 남, 해외 학자들이 공동으로 토론과 연구사업을 힘있게 벌려나가 우리 민족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발제를 마쳤다.

a 한복을 차려입고 학술토론회에 참석한 북측 여성들.

한복을 차려입고 학술토론회에 참석한 북측 여성들.

"우리는 노무현씨가 될 거라 예상했소..."
[인터뷰] <조선신보> 김지영 기자(평양특파원)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 이튿날인 2일 오후 3시부터 열린 '남북공동학술토론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지난 '8·15민족통일대회'에 취재를 왔던 <조선신보> 김지영 기자(평양특파원)를 현장에서 다시 만났다.

'백두산' 담배를 손에 쥐고 토론회장 밖으로 나온 그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구면인 관계로 별다른 긴장감 없이 그는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해줬다.

- 지난번 '8·15민족통일대회' 때 취재 나왔던 기자들이 안보이는데, 김 기자만이 다시 온 것인가.
"기래요. 나 혼자만 오게 됐소. 다른 사람들은 없습네다. 다른 일하러 갔소. 나야 두 번째 오게됐는데, 두번다 <조선신보> 북쪽 기자로 해서 왔소."

- 이번 행사는 워커힐호텔 내에서만 치러지니 답답하지 않나.
"(웃음) 좀 아쉽지요. 뭐 내일 일정도 남아있으니…."

- 북측에선 남측의 새 정권에 대해 어떻게 뭐라고 말들을 하나.
"뭐, 좋게 생각하지. 아무래도 이회창씨보다 노무현씨가 좋다고 말하는 것 같지…. 노무현씨가 요즘 말하는 것들을 자세히 보고 있습네다."

- 남측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봤나.
"재미있게 봤소. 난 그때 일본에 있었는데, TV와 신문보도를 통해서도 봤고, <오마이뉴스>를 통해서도 봤소. 비교해서 보니까 거 재미있더라고.(웃음)"

- 그때 남측에서도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북측은 누가 될 것으로 예상했나.
"우리는 노무현씨가 될 거라 예상했소. 평양에 있는 기자들도 그랬던거 같고."

- <오마이뉴스>를 본다고 했는데, 북측에서도 보나.
"북에선 접속도 잘 안되고 아직은 보기 힘듭네다. 나야 지난 19일 그때 일본에 있어 다 봤지요. 그리고 북의 <노동신문>에 '촛불시위' 내용과 '대통령선거'를 한 인터넷 신문이 큰 영향력을 폈다는 기사가 나갔던 것으로 알고 있습네다. 내 생각으로는 <오마이뉴스>라고 밝히지 않았지, <오마이뉴스>에 보도한 내용을 받은거 같은데…."

- 시민 누구나가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거, 그거이 솔직히 북측에는 안맞는거 아닙네까(웃음). '게릴라'는 국가를 세우기까지는 필요할지는 몰라도…, 사실 좀…(웃음)."

몇마디 간단한 말들을 나누다가 토론회가 끝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자, 김 기자는 서둘러 자리로 돌아갔다. 돌아가기 전에 "또 봤으면 좋겠다"라고 하길래, "북쪽 대표단 기자로서가 아니라 일본주재 <조선신보> 기자로, 아니면 개인으로 한번 방문해라"고 했더니 "그러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3·1민족대회인터넷공동취재단·유창재 기자

<제7신: 2일 오후 3시 30분>

남북 최초 정당간 연석회의 개최 합의
민노당, 북측 사회민주당 대표들과 회동


a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사회민주당 문병록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워커힐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사회민주당 문병록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워커힐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당간 연석회의가 조만간 개최될 전망이다. 3·1민족대회 둘째날 남측 민주노동당 대표단은 북측 사회 민주당 대표들과 별도의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통일연대 부문상봉 직후 낮 12시부터 오후 l시까지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동에는 남측의 민노당에서 권영길 대표와 천영세, 김해경 부대표 이상현 대변인 등이, 북측의 사회민주당에서는 문병록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운지 국제부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단 4월 말경 대표단의 방북을 계기로 점차적으로 교류 규모와 방식을 확대할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후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논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현 대변인은 이번의 합의에 대해 남북 정당간 첫 공식교류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사실 사회 민주당과는 계속해서 교류를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그간 우리당국이 불허한 탓에 성사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간의 과정을 밝히고, "남북 정당간 교류 성사는 남측당국의 자세가 관건"이라고 지적해 정부태도의 전향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이승헌 자주통일국장은 "현재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접수해둔 상태이고 이는 올해까지 유효하다라고 북측 회신을 받았으며 사회민주당과의 교류에 어떠한 장애도 없는 상태"라고 확인해 주었다.

민노당은 일단 팩스교류부터 성사시키기 위한 접촉승인 신청을 해두었으나 정부측으로부터 답변연기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한편 이날 북측 대표 일원으로 참석한 최운지 중앙위원회 국제부장은 전 최용건 국가 부주석의 아들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최운지 국제부장은 작년 이곳 워커힐에서 열린 815민족공동행사에도 참석해 낮익은 인사다.

<제6신: 2일 오후 2시 30분>

3·1민족대회 부문상봉 모임 열려


둘째날 불교학술 모임 / 인터넷공동취재단


오전 9시부터 분단 이후 처음으로 기독교, 천주교, 불교, 천도교 등 4개 종단별 남북공동 종교행사가 진행되는 동시에 워커힐호텔 무궁화홀 등에서 남북 대표단의 민화협, 통일연대, 노동, 농민, 청년, 여성 등 부문별 단체상봉이 있었다.

[청년학생모임]

북측, 여중생공동추모행사 등 제안…남측, "남측 상황 고려해달라"


a 기념촬영을 하는 남북 청년학생단체 대표들.

기념촬영을 하는 남북 청년학생단체 대표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3·1 민족대회 둘째날 이뤄진 청년학생 모임에서는 4월 초 중국 심양에서 2003년 남북 청년학생 교류를 위한 '합동회의'를 갖기로 구두 합의하고, 세부일정은 팩스를 통해 빠르게 추진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번 확정 안은 지난달 1월 평양에서 남북청년대표(남측대표 KYC 박홍근)가 만나 합의한 내용인 △남북청년학생 통일모임 정례화 △청년경제인, 대학생 등 소규모 교류 활성화 △상호 교류를 위한 실무회의 필요성 등에 기초해 이뤄졌다.

합동회의를 제안한 KYC 박홍근 공동대표는 "4월 5∼7일 북경이나 금강산에서 20여명 규모로 합동회의를 갖되, 모임의 성격은 상호 교류와 남북 청년단체 간 이해의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이번 모임에 앞서 남측 정부와 구도로 합의된 사항이라 추진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측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김인호 부장이 3월 중순경 합동회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안했으나, 남측대표들이 정부와 논의된 사항임을 강조하자 실무회담 없이 합동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회의 내용, 장소, 인원은 상호 팩스를 통해 상호의견을 교환한 뒤 확정키로 결정했다.

김인호 부장은 "남북 교류에 있어 북측은 항상 준비되어 있는데 남측에서 번번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남측 정부의 협조와 추진본부의 적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합동회의'가 확정된 후 북측 김인호 부장이 △고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 사망사건 1돌을 맞아 남북청년학생 공동추모행사 △6·15 세 돌을 맞는 올해 진행될 민족공동행사에서 청년학생들의 독자적인 문화행사 추진을 제안했으나 남측의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 향후 재 논의하기로 남북이 결정했다.

a 회의장에 제공된 8.15콜라를 북측 대표단이 웃으며 살펴보고 있다.

회의장에 제공된 8.15콜라를 북측 대표단이 웃으며 살펴보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10시 30분경 워커힐 호텔 내 다크룸에서 진행된 이번 논의는 몇 차례 청년 만남이 이뤄진 뒤라 그런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회의가 끝날 즈음 거론된 북핵 문제로 인해 다소 언쟁이 됐으나 북핵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논의를 모아 마무리됐다. 또한 남북은 서로 준비해온 책, 사진첩, 비디오 테이프 등을 주고 받았다.

이번 모임에 참가한 북측 대표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김인호 부장, 조선학생위원회 김혁, 최은주 부원 등 5명, 남측대표는 민화협, 통일연대, 종단 소속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 남측 학생대표로 참석한 제주대, 한양대 등 7명이 전원 여학생들로 구성돼 북측 대표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이들은 이북의 경제상황, 호주제 현황, 대학생들의 생활 등을 질문했다.

[통일연대] 민족자주, 민족공조, 반전평화에 남북 모두 공감

a 통일연대 대표단 40여명과 문병록 사회민주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곽상무 민화협과장 등 북측대표 5명이 부문상봉을 가졌다.

통일연대 대표단 40여명과 문병록 사회민주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곽상무 민화협과장 등 북측대표 5명이 부문상봉을 가졌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 둘째날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등 통일연대 대표단 40여명은 문병록 사회민주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곽상무 민화협과장 등 북측대표 5명과 부문상봉을 가졌다.

종단 주관 행사로 치러지는 3·1민족대회의 성격상 각 부문간에는 구체적 협의 의제가 설정되지 않아 포괄적인 주제로 만남이 진행됐다. 토론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했으나 심도 있는 토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남북의 참석자들 모두는 민족자주, 민족공조, 반전평화에는 공감의 한목소리를 냈다.

문병록 사회민주당 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전의 시기엔 상상하기 어려운 전진과 성과가 있었던 작년에 이어 3·1민족대회는 조국통일을 향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외세의 책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족자주와 민족공조로 6·15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길로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길 민노당 대표 역시 환영사를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전쟁 놀음에 대해 반대운동을 천명하는 일이 중요하며, 미국의 패권강화 흐름에 대해 강력한 항의로 민족의 진로를 연다면 통일의 날은 올 것"이라고 민족공조의 중요함을 말했다.

민변, 민가협, 실천연대, 통일광장 대표 등으로 구성된 남측의 참석자 대부분은 "민족공조로 자주와 평화를 이루자"는 취지의 활동계획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북측의 문병록 부위원장은 "100% 실현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남측의 제의에 화답했다.

남측참석자들이 제안한 사업계획에는 북미간의 전쟁을 막기 위해 '인간방패 파송 운동', 부산아시안 게임 성과를 민족적 성과로 확산시키기 위한 '경의선 부산연장', 5·18광주민주항쟁 기념 사업에 평양교예단 초청, 자매결연맺기 등 다양한 사업계획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편 남측 대표단 일원이 북측 대표단에게 "전쟁 억지력 정도가 어떠한가"라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질문하자, 북측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깊은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현재 긴장을 발생시키는 것도 미국이며, 긴장을 격화시키는 것도 미국,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미국"이라는 말로 핵심적인 대답을 피해갔다.

[여성]

"우린 민족운명의 자주권을 지키고자 남녘이 아닌 미국과 싸운다"


a 한자리에 모인 남북 여성계 대표들.

한자리에 모인 남북 여성계 대표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여성 모임은 지난 해 금강산에서 열린 여성통일대회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 워커힐 호텔 내 라일락 룸에서 30분 가량 늦게 시작한 회의는 참가자 소개 이후 환영사로 시작을 알렸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여성위원회 이현숙 위원장은 "알다시피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고 세계적으로는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이 와중에 민족공동행사를 진행한다"며 "오늘 여성모임에서 여성이 주인으로 역사를 이루자"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녹색 한복을 곱게 입은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리영희 부위원장은 다채롭게 진행되었던 지난 해 여성대회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리영희 부위원장은 "NPT탈퇴는 정당했고, 미국의 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조선반도가 엄혹한 가운데 우린 민족운명의 자주권을 지키고자 남녘이 아닌 미국과 싸운다"며 "핵도 전력생산을 위해 평화적으로 이용된다"고 말했다. 또 민족공조를 높이고 여성의 역할의 중요함 이야기했다.

이후 ▲한반도 전쟁반대와 평화를 위한 남북해외 여성선언문 ▲부시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 ▲6·15 8·15 때 여성행사 ▲남북여성 통일대회를 정례화 할 것에 대한 의제를 가지고 회의를 진행했다.

이중에 남북여성들은 선언문에 대한 토론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지만 실무논의가 부족해 이후 확정할 예정이다.

민화협 이현숙 위원장은 "한반도 위기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여성모임이라 과제가 모아지는 논의였다"면서 "하지만 북측 여성들의 단일한 의제에 반해 남측 여성들은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이후에 계속 논의하면서 풀어갈 수 있다고 확신을 보였다.

[농민] 남북통일대회 7월중 평양에서 열기로

a 남북 농민대표단 회의.

남북 농민대표단 회의.

농민들도 남북간의 상봉모임을 가졌다. 양측에서 대표로 참여한 홍번 전농 통일위원장(남측)과 김명철 농근맹 부위원장(북측)은 이미 7, 8차례나 만나 서로 친숙한 사이. 그 동안의 공동사업과 협의가 있었던 만큼 모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명철 농근맹 부위원장은 "농민부문의 모임이 6·15 공동선언 이행에 큰 힘이 되는 중요한 모임으로 되고 있다"며 상봉의 의미를 매겼고, 홍번 통일위원장은 "남북농민이 앞장서서 조국통일을 앞당기자"고 화답했다.

모임에서는 올해 남북농민통일대회를 7월중에 평양에서 열기로 하고, 그 규모에 대해서는 이후의 실무회담을 통해 결정하기로 하였다. 또 2001년 농민통일대회 과정에서 제안된 남북농민연대기구 구성에 대해 박차를 가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농발협, 낙농육우협, 전농 등 분산되어 벌어진 교류협력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데에 뜻을 모았다.

이날 상봉에는 남측에서는 홍번 전농 부의장(조국통일위원장), 박흥식 전농 사무총장, 김남용 낙농육우협회장, 김미영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등이 참여했으며, 북측에서는 김명철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부위원장, 김인철 민화협 과장 등이 참여했다.


[민화협] “우리는 평화를 바라지만 구걸하지는 않는다”

a 남북 민화협 관계자들이 밝게 웃고 있다.

남북 민화협 관계자들이 밝게 웃고 있다.

남측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 간 두 민화협간의 부문행사는 시종 화기 애애하고 진지하게 진행됐다.

남측 민화협에서는 이병웅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 조성우 민화협 집행위원장, 효림스님 등 30여명이 참석했으며, 북측 민화협에서는 허혁필 부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북측 허혁필 부회장은 모두 연설을 통해 "지난해 새해 맞이 행사에서 보듯 통일운동의 첫걸음을 잘 떼진 못했지만 이후 큰 성과를 얻었다"며, 6·15대회와 8·15대회, 청년학생대회, 여성대회를 그 성과로 꼽았다.

허 부회장은 이어 현재 한반도 정세에 "긴장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쪽은 당장 전쟁이 터지면 금방 대처할 태세"임을 강조했다. 허 부회장은 "북남이 잘되는 것을 미국이 훼방해도 그럴수록 교류와 협력, 통일사업을 다 열심히 하자"면서 "정세가 어려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다"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특히 허혁필 부회장은 북측의 '선군정치'란 미국이 북한을 압살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평화를 바라지만 구걸하지는 않는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허 부회장은 방송을 보니 "북의 미사일이 서울을 주시한다고 하던데 우리의 선군정치는 동족을 겨누지 않는다"면서 북측을 압살하려는 미국을 겨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 이병웅 총재특보는 "남측 민화협은 보수와 진보 세력을 망라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이유로 정책을 결정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민족의 화합과 협력에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상당한 과정을 거쳐야 함을 북측 민화협에 이해를 구했다. 이어 남측 각 대표들의 북측에 대한 사업제의가 있었다.

권영정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초중고 학생들의 남북교류를 통한 환경탐사'를 제의했으며, 박광원씨는 "우리 민족이 한민족, 조선민족, 조선족, 고려족 등으로 불리고 있다"면서 "민족의식을 하나로 하기 위해 '민족 호칭 통일을 위한 운동'을 벌이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여익구 (몽양여운형선생추모사업회) 사무총장은 "북쪽에 몽양연구회가 있냐"고 묻고는 "있으면 몽양의 정신인 좌우합작과 남북협력의 정신을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최근 북측에서 고인돌이 발견된 것과 관련 '고인돌 축제'를 제안하거나,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의 북측 응원단이 보여준 '민족은 하나다'를 되새기면서 남북체육교류를 제의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북측 허혁필 부회장은 "오늘 제안에서 50% 정도는 긍정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신중을 기하기 위해 차후 대답을 주겠는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민화협은 반미단체가 아니라 '선린적 국제관계'를 추구하는 단체"라면서 "이는 북측의 외교노선인 '자주, 친선, 평화'와도 다르지 않다"고 말하면서 '3.1 민족대회'가 자칫 반미행사로 비쳐지는 것에 우려를 표시했다.

a 2일 오전 소망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북측 기독교 신도들.

2일 오전 소망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북측 기독교 신도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a 북측 황금산 스님과 남측 법장스님이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북측 황금산 스님과 남측 법장스님이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제5신:2일 오후 1시 30분>

불교 등 4개 종단 분단후 첫 남북공동 행사 개최


제84주년 3·1절을 맞아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 공동행사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가 2일 이틀째 행사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분단 이후 처음으로 기독교, 천주교, 불교, 천도교 등 4개 종단별 남북공동 종교행사가 개최됐다.

a 오경우 조선그리스도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왼쪽)이 소망교회로 들어서고 있다.

오경우 조선그리스도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왼쪽)이 소망교회로 들어서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이중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 오경우 목사를 단장으로 한 14명의 기독교 대표단은 오전 9시 30분 소망교회(곽선희 목사,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4)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9시 20분경 소망교회에 도착한 연맹 대표단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 총무와 소망교회 김천수 주임목사의 안내를 받으며 예배당에 입장했다. 북측 일행은 남측 대표단과 함께 맨 앞줄로 안내됐다. 또 한국 기독교 주요 교단 및 기관 관계자들도 함께 배석했다.

곽선희 목사는 평소와 다름없는 내용으로 설교했으며, 설교 시간이 끝나기 직전 북측 대표단이 이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공표하고 환영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곽 목사는 인사말에서 "북한을 12번 방문할 때마다 꼭 한번 서울에 와 달라고 했는데 오늘에야 이 분들이 오셨다"며 "이 일은 하나님의 경륜 속에서 이뤄진 매우 놀라운 일이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소망교회서 남북 기독교인 공동예배 가져

곽 목사의 환영 인사에 이어 북측의 여성 대표 4인이 남측 기독교인들이 즐겨 부르는 찬송가인 '빈들에 마른풀같이'를 불렀으며, 이어 여성 1인이 '인류는 하나되게' 라는 찬송가를 또 한 차례 불렀다.

a 찬송가 부르는 북측 신도들.

찬송가 부르는 북측 신도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특별찬송이 진행되는 동안 장내는 매우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교인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곽 목사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듯 눈을 자주 깜박거렸다. 찬송이 끝난 후 곽 목사는 북측 일행을 모두 일으켜 세워서 '우리 다같이 환영합시다'고 말하자, 교인들이 뜨겁게 박수를 쳤다.

이어 오경우 연맹 서기장은 곽 목사와 인사를 나눈 후 강단에 올라 남측 교우들에게 "뜨거운 환영에 감사한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오 서기장은 "북한 기독교인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있고 주일마다 바로 이 시간에 자유스럽게 예배를 드리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언급, 북한에도 신앙의 자유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 오 서기장은 최근 6.15공동선언 발표와 육로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 경의선 철도 건설 등 통일을 위한 우리 민족의 자주적 노력의 성과에 대해 거론하는 한편 미국을 겨냥해, "외세는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 서기장이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자 예배당 뒤편에서 "그만해"라는 고함과 함께 이곳 저곳에서 오 서기장의 발언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북 대표단이 미국 비난하자 "그만해" 고함도

a 소란을 일으키는 남측신도를 소망교회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소란을 일으키는 남측신도를 소망교회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잠시 장내가 소란해지자 소망교회 안내위원들이 '예의를 지켜달라'며, 이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더 이상 정상적인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된 오 서기장은 '남측교회의 북녘동포 지원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 '그리스도적 사랑으로 남북이 교류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말로 황급히 인사를 마쳤다.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10시 40분경 예배가 끝난 후 곽 목사는 오 서기장에게 개의치 말라는 말로 위로의 인사를 던진 후 함께 남북 대표단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배 후 소망교회 친교실에서 양측은 간단한 다과회를 갖고 환담했다.

곽 목사는 11시 30분 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간단한 수인사만 나눈 후 친교실을 떠났고, 김천수 주임목사가 예배 중 소란에 대해 "결례를 하게 돼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소란을 일으킨 당사자들은 소망교회 교인은 별로 없고 우익인사들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주임목사의 해명 후 양측은 서로 일일이 소개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예배 중 일어났던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굳건한 민족공조로 우리끼리 통일 이룩하자"
- 남북 천도교 합동 시일식


a 교당앞에서 기념촬영 하는 남북교인들.

교당앞에서 기념촬영 하는 남북교인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천도교는 북측 천도교 인사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 천도교 서울교구(종로구 경운동)에서 신도 600여 명과 함께 3·1민족대회 이틀째 행사인 '남북 천도교 합동 시일식'을 진행했다.

이날 합동 시일식에서 신암 김철 교령은 '신성사님 행적의 정당성'이라는 주제로 해월 최시형, 의암 손병희 전 교주에 대한 일부 학계의 잘못된 이론을 반박했다. 이어 3·1정신은 "네 종교, 내 종교, 남과 북을 따지지 않는다"면서 "매국노 이완용에게까지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3·1운동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던 의암 선생의 높은 뜻을 본받자"고 했다.

a 연설하는 리문환 북측부위원장.

연설하는 리문환 북측부위원장.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시일식이 끝나고 리문환 천도교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6·15 공동선언은 남북 관계에 있어 변함 없는 이정표"이며, "그 기치 아래 굳건한 민족공조로 힘을 합쳐 우리끼리 통일을 이룩하자"고 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합동 시일식이 끝나고 천도교 남북 대표들은 기념촬영을 했고, 북측 대표 6명은 많은 천도교인들의 환송을 받으며 12시경 행사 장소인 워커힐호텔로 이동했다.

한편 합동 시일식이 시작되기 전 남북 천도교 대표들은 약 1시간 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북측 대표 6명과 천도교 김철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대종교 김방경 총전교 등 남측 관계자 20여명은 간담회 자리에서 양측의 종교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담회 도중 최별님(공주대 3학년) 천도교 청년회 대학생 단장은 리문화 부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금강산 통일대회 때, 북측 청년들과 만남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정용주(25·대학생)씨는 북측 대표단이 떠나자 "북측 청년단들도 내려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북측 대표단과 일반 신도들의 자연스러운 접촉이 제한되어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a 천덕송 합창하는 북측 교인들.

천덕송 합창하는 북측 교인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다음은 북측 천도교 박창연 중앙위원회 부장의 일문일답.

- 북측의 천도교인 수는 얼마 정도 되나.
"약 3500여 명 정도 된다."

- 타종교에 비해 북측의 천도교 교세는 어떠한가.
"남측과 비슷하다. 그리 큰 편은 아니다."

- 서울에서 합동 시일식을 가진 소감은 어떤가.
"북과 남이 단합을 이루어 조국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신심을 갖게 되었다."

[천주교]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미 마음속에 통일이 쌓였다"

a 장재언 북측 대표단장이 명동성당 주임신부와 악수를 하고 있다.

장재언 북측 대표단장이 명동성당 주임신부와 악수를 하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의 천주교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진 종교예식이 2일 오전 9시부터 명동성당에서 진행됐다.

평양 장충성당 소속 17명의 대표단은 명동성단 곳곳을 방문하고,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 신부 및 명동성당 신자들과 함께 미사에 참가했다.

북측 대표단은 명동성당에 도착한 후 짧은 시간 명동성당을 돌아본 후 남측에서 준비한 선물을 받고 주교관으로 이동했다. 평양 장충성당 김유철 요한 부회장은 "너무 기쁘고 통일이 돼서 다시 오고 싶다"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주교관으로 이동한 북측의 대표단은 주교를 대신해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김운회 위원장 신부님과 한정관 총부신부님 등과 함께 인사를 나눴다.

KCRP 김영애씨는 " 신앙이 시작된 명동성당에서 남북의 신자들이 민족의 아픔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미사를 통해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이번 행사는 참으로 역사적 의의가 크다"며 행사 참가 소감을 밝혔다.

주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남북의 대표단은 문화관에서 짧은 환영 인사 및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주관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는 이번 시간은 남측 많은 지역의 교구회들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만남의 시간은 시작기도 후 한정관 신부의 환영인사로 이어졌다.

한정관 신부는 "현재 북이 함께 상호협력, 존경하는 마음에 오늘의 자리에 이르게 했다"며 이 자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북측 장재언 단장은 "널리 알려진 명동성당에서 신부님. 교구회님들을 한자리에 모시게 돼서 기쁘다"고 말문을 떼며 "우리 민족이 함께 신앙심을 잘 지키고 우리 민족끼리 자주 통일을 앞당기는데 떨쳐나서자"고 강조했다.

북측대표단 소개와 남측 대표단 소개가 진행됐으며 평양 장충성당 소속 성가대의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만남의 시간에 이어 북측 대표단은 바로 명동성당 신자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했다.

김운회 주교는 "천주교 역사상 처음으로 명동성당에서 평양 장충성당 신자들이 미사를 복음하고 있다"며 "이번 미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만들어 가는 그 속에서 평화가 뿌리 내릴 수 있는 시초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미사에서는 평양 장충 성당 성가대가 '평화의 기도'를 불렀으며 김유철 요한 부회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a 북측 성가대원들이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왼쪽) / 장재언 북측 대표단장과 평양 장충성당 대표단이 명동성당에 미사를 드리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북측 성가대원들이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왼쪽) / 장재언 북측 대표단장과 평양 장충성당 대표단이 명동성당에 미사를 드리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김유철 부회장은 "주님께서 점지해준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민족이 외세에 의해 분단된 지 반세기가 지났다"며 "현재 북해문제로 인한 전쟁위협은 남북이 아니라 외부에서 오는 것이며, 핵전쟁이 터지면 신앙생활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현재 평화가 전민족적인 과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공조를 더욱 튼튼히 해 핵 참화를 막고 민족의 운명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이어서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미 마음속에 통일이 쌓였다"며 덧붙였다.

이날 미사에서는 어느 때와 다르게 조국통일을 위한 기도, 민족을 위한 기도도 진행됐다. 조국통일을 위한 기도에서는 주님께 남북 일치의 성령을 내려 줄 것을 기도했으며, 민족을 위한 기도에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외세를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주님께 기도했다. 북측대표단의 인사와 마침 기도를 마지막으로 미사는 끝났다.

김운회 주교는 "남북 종교인이 함께 예식에 참가하는 조그만 시도였지만 이번 행사는 분단 이후 커다란 감격을 안겨주었다"면서 "시작을 이렇게 했으니 앞으로 더욱 신앙인이 앞장서서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장충성당 김유철 요한 부회장은 "좋았습네다"며 짧게 미사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양떼가 찾아 왔는데 목자가 없다"
[명동성당 이모저모] 남북 천주교도 만남

▲ 명동성당 지하 고해소에서 기도하는 장재언 북측 대표단장.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 장재언 단장, 순교자 안치된 성당 견학후 눈시울 붉혀

기해박해(1839년)와 병인박해(1866년)의 순교자 9명이 안치돼 있는 명동성당 지하 성당을 둘러본 장재언 북측 단장이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재언 단장은 "너무 할말이 많아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장재언 단장은 오늘 명동성당 방문에 대한 소감에 대해 묻자, "명동성당이 카톨릭 신앙의 사랑과 정의의 정신이 이름 높은 곳으로 자랑이고 신앙의 긍지"인 곳을 방문한 것에 대해 감회가 깊다는 말을 전한 후, 우리 민족끼리 빨리 조국통일을 이루는 것이 하나가 되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언 단장과 함께 했던 남측 김종수 신부는 "장재언 회장이 지하 성당을 견학하고 나온후 '(대회를 성사시켜) 고맙다'라고 말했다"며 "마음이 찡한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하고는 "특별한 일로 의미 부여를 했다.

김종수 신부는 또 이번 북측 천주교 신자들의 명동 성당 방문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 발생지인 명동성당을 방문한 것은 평양밖의 카톨릭교회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북측에서도 명동성당이 '민족의 성지'라고 알려진 곳을 방문해 의미 깊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장난 꾸러기"신부들

북측 천주교 신자들과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대표들은 대북 지원사업과 안중근 기념 사업 등의 인연이 깊어 다시 만난 기쁨을 나눴다.

특히 북측 장재언 단장은 남측 김현영 신부를 비롯한 민족화해위원회 각 지역 대표들을 보자 "장난 꾸러기" 신부들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 "양떼가 찾아 왔는데 목자가 없다"

북측 천주교 신자들은 정진석 서울대교구 대주교가 아닌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김운회 위원장이 맞았다.

이에 대해 장재언 단장은 "양떼가 찾아 왔는데 목자가 없다"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에 의하면 주교회의 내부 결정을 통해 전국 조직인 민족화해위원회가 영접을 하기로 했으며 정진석 대주교는 지방 일정으로 인해 명동성당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남북의 '마테오'의 만남

남측의 마테오(세례명, 김현영) 신부와 북측의 마테오(세례명, 서재영)가 남북 천주교의 역사적인 만남에서 재회했다.

주교회의 소속 민족화해위원회 부산대표인 김현영 신부는 서재영(조선카톨릭교협회 중아위원회) 책임부원을 97년 하얼빈에서 개최한 안중근 기념 사업과 관련한 학술회의와 대북지원 사업을 통해 5번 정도의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현영 신부는 "나이도 비슷하고 자주 만나다 보니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재영 책임부원은 "명동성당에 대해 어린시절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민주화와 노동운동 등이 이뤄지는 곳으로 알고 있어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한 후 앞으로 자주 와 보고 싶다는 바램도 전했다.


[불교] "북남 불자들이 나라의 통일 실천행에 정진하자"

a 헌화후 합장하는 남북 불교계 대표.

헌화후 합장하는 남북 불교계 대표.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 민족대회' 둘째날인 2일 남북 불교도들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 모여 남북 평화와 민족 공조를 기원하는 법회를 함께 했다.

오전 9시 25분경 봉은사에 도착한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황병준(법명 금산) 대선사를 비롯한 북측 일행 6명은 장삼을 두르고 기다리고 있던 봉은사 주지 원혜 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양산스님 등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화동들의 꽃다발을 받아들고 법왕로 입구에서 황병준 대선사는 '북과 남의 불자들이 화합하고 단합하여 6·15공동선언 리행에 더욱 분발 정진합시다'라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일행은 대웅전에 들러 반야심경을 올린 뒤 다래헌으로 자리를 옮겨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비롯해, 봉은사 주실 석주 스님, 종회의장 지하 스님과 진각종 통리원장 효암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법공 스님등과 환담을 나눴다.

반야심경을 올릴 때 목탁을 두드린 리영호 책임부원(혜안)은 "기분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다"며 북측과 남측의 예불의식이 대체로 비슷하지만 종파마다 약간씨 다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 봉은사 경내를 둘러보는 남북 대표단.

봉은사 경내를 둘러보는 남북 대표단.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환담에서 법장 총무원장은 "따뜻한 새봄을 맞아 뜻깊은 법회가 열리게 되어 기쁘고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했으며, 황병준 부위원장은 "북남 불자들의 화합과 단합에 또 큰 한걸음을 내딛었다. 북남 불자들이 나라의 통일 실천행에 정진하자"고 화답했다.

남과 북 불교대표단은 이후 범종각으로 이동, 타종 의식을 가졌다.
이후 시작된 법회는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삼귀의' 찬불가로 시작됐다. 남북 대표들은 반야심경을 함께 들으며 헌화하는 의식을 가졌으며, 조불련 대표단 소개와 인사, 법장 스님의 봉행사가 이어졌다.

지하 스님은 "민족의 앞길을 열어주는 등불로 역사적 소명을 다해 온 우리 불교의 찬란한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 남과 북의 불자들이 통일염원의 일심으로 봉행하는 합동법회를 계기로 민족의 아픔인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도정에 우리 불고도들이 앞장서 나"가자 고 인사했다.

법장 스님은 "이제 남과 북은 분단과 대립의 시대를 마감하고 화합과 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하겠"다며 "남북의 불교는 인적교류와 종교문화적인 교류를 어느 때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 2일 오전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남북불교도 합동법회.

2일 오전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남북불교도 합동법회. ⓒ 3.1민족대회사진공동취재단

1시간 남짓 진행된 법회는 봉은사 합창단의 축가와 남북 대표단, 신도들의 서원 의식으로 끝났으며, 북측 대표단은 곧바로 일주문을 출발, 워커힐호텔로 돌아갔다.

남북 불자 대표들은 공동발원문을 통해 "이 땅 위에 대결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남북의 불교도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부처님 전에 간절한 서원을 올"린다며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천행에 적극 나설 것과 6.15공동선언 실천행에 적극 나설 것 등을 서원했다.

봉은사 주지 원혜 스님은 "감회 깊다. 남북간 하나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됐으면 좋겠다. 하루 속히 통일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육법공양을 위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예불에 참석한 이현섭(45·여) 보살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오신 손님이니까 너무 즐겁다"며 "이 기회에 통일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3·1민족대회 인터넷공동취재단·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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