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부터의 분배가 실현될 것"

[이코노피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윤홍근 회장(㈜제너시스 회장)

등록 2003.03.06 10:44수정 2003.03.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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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제너시스 '치킨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비비큐 가맹점 점주들.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제너시스 '치킨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비비큐 가맹점 점주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처음에 '치킨대학'이라 해서 뭔가 했죠. 닭 하나 파는데 무슨 4박 5일 동안 공부를 하나 했죠. 놀러간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군대 제대한 후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적이 없었어요. 교육을 받고 보니 실제로 내 점포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네요."

지난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4박 5일 동안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제너시스의 '치킨대학'에서 '비비큐(BBQ)' 가맹점주 대상 연수에 참가한 홍성주(44·서울 성북구 신설동)씨의 말이다.

연수 3일째인 지난 26일, 홍씨의 손에 쥔 노트에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특성, 닭고기 제품의 특성, 조리법, 서비스 방법, 점포운영 등의 내용들이 빼곡이 적혀있었다. 홍씨를 포함해 소위 '닭장사'를 하기 위해 전국에서 26명의 가맹점 사장들이 모였다.

실제 점포와 똑같은 구조를 한 강의실에서 모자와 앞치마를 한 채 조리대 앞에 선 이들은 강사의 말에 따라 직접 닭고기를 손에 쥐고, 용기에 소스를 따르고, 오븐에 양념된 닭을 올려놓는 등 조리와 관련한 여러 테스트를 받았다.

a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제너시스의 '치킨대학'. 오는 4월이면 경기도 이천으로 장소를 넓혀 옮기게 된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제너시스의 '치킨대학'. 오는 4월이면 경기도 이천으로 장소를 넓혀 옮기게 된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홍씨는 "내가 한번 실수하면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같은 이름으로 하는 전국 모든 가맹점에 손실을 가져오는 것이 프랜차이즈인 것 같다"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을 연수를 통해 배웠다"며 연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최근들어 홍씨처럼 적은 돈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모두 1600개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있고, 가맹점은 약 12만개에 달한다. 전체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액만 42조원에, 종사자 수도 57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본사차원에서 가맹점으로부터 '브랜드'를 팔아 로열티를 받는 곳은 5%에 불과하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경우 지적재산권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맥도널드' 등 외국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상당부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a 윤홍근 회장.

윤홍근 회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식산업, 가맹점과 본사 'Win-Win'

닭고기 'BBQ'로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프랜차이즈업의 돌풍을 일으킨 윤홍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제너시스 회장)은 "프랜차이즈는 교육이 중요한 지식산업"이라며 가맹점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2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그는 "IMF 이후 정부에서 15조씩 예산을 써가면서도 만족할 만한 고용창출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 '비비큐'의 경우 순수 민간 프랜차이즈업에서 볼때 그동안 2만개 가맹점과 8만명의 고용을 창출해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업이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지난 98년 50개 업체로 시작해 현재 650개의 업체가 회원사로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국내 도입될 당시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히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윤리강령'을 만드는 등 자정노력을 펼쳤고, 업계 스스로도 부실을 벗기 위해 노력해왔다"

프랜차이즈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받게 된 데에는 본사와 가맹점 모두 '프랜차이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본사가 그동안 명확하고, 분명한 사업 아이템과 모델 등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가맹점을 모집해왔다고 윤 회장은 토로했다.

그는 이어 "프랜차이즈 산업은 혼자 잘 사는 산업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잘 살고자 하는 산업이다"라며 "본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가맹점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고 일단 잘되는 모델을 보여주면 (프랜차이즈에 대한)잘못된 인식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허위광고'를 통해 가맹점을 모집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자, 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지난해 5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련된 법률' 제정에 앞장섰다. 이어 협회 안에 '가맹사 분쟁거래 조정위원회' 등을 설치해 회원사가 아니라도 프랜차이즈 점포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구제해 주는 장치를 마련했다.

"소매업의 50%, 프랜차이즈산업 될 것"

"프랜차이즈 산업은 본사가 가진 노하우를 가지고 가맹점에게 그 운영의 노하우를 판다. 가맹점이 본사의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수익을 올려야 하는 구조다. 'BBQ'의 경우 가맹점의 식구가 1500명이며, 이들에 걸린 인원은 6000명이다. 이들이 잘돼 돈을 벌어야 본사로 돈이 들어온다. 더불어 산업이 발전해 국가경제가 잘되는 것이다. 위로부터의 분배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분배정책이 실현되는 것이다. 미래 산업으로 21세기를 끌고 갈 수 있는 혁신경영산업이다."

a 윤홍근 사단법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제너시스 회장).

윤홍근 사단법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제너시스 회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프랜차이즈 산업은 크게 외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세 종류로 구분한다. 주로 유통과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사업으로 본사는 경영에 대한 노하우와 판매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통일된 브랜드를 내건 가맹점을 전체 관리한다. 특히 전국의 어떤 가맹점을 가든지 같은 제품, 같은 품질, 같은 서비스를 소비자에 제공하도록 조율, 감시한다. 나아가 좋은 서비스를 유통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게 되면 로얄티 수입까지 얻을 수 있다.

윤 회장은 미국 월마트의 예를 들면서 "각종 산업들이 프랜차이즈로 브랜드화 되면 공동구매, 공동 마케팅, 공동 물류 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유통단계에서 생산자와 대형 도매상, 중간유통상, 소매상으로 이뤄지는 단계를 프랜차이즈를 통해 생산자에서 가맹점으로 바로 축소시켜 비용을 절감해 국내 산업이 가진 큰 문제점 중에 하나인 유통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회장은 앞으로 소매업의 50%가 프랜차이즈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 소매업의 55%가 차지한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국내에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프랜차이즈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 비비큐(BBQ)는 중국에 1호 직영점을 진출시켰다. 앞으로 7년 후면 1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할 것이다. 여기서 로열티를 2.5%를 받게 되고, 또 50%의 추가 수입을 얻게 되면 총 2억2000만불(약 3000억 정도)의 수입을 얻게 된다. 이 돈은 현대자동차가 130만대를 수출해서 벌 수 있는 정도이다. 현대차가 1년에 자동차를 70∼80만대 수출한다고 하는데…."

윤 회장의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전망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프랜차이즈를 활성화시키면 유통망은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제조업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며 "사회 구조자체가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변화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얼마나 실현될 지 지켜볼 일이다.

"허위광고를 조심하라"
소자본 창업준비자, '정보' 습득이 성공의 지름길

▲ 윤홍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오마이뉴스 유창재
최근 소자본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창업 성공의 길로 가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아 본사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비용을 들여 얻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종을 이용하면 창업의 모든 노하우를 빠른 시간 내에 공유해 성공률이 70∼80%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윤홍근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비비큐'나 '닭익는 마을'의 경우 거의 95%에 이른다고 한다.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면서 꼭 점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윤홍근 회장에게 물어봤다.

- 최근 소자본을 가지고 창업이 관심이다. 이와 함께 창업을 하는데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일단은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개인들이 소자본을 가지고 스스로 창업해서 성공할 확률은 10% 미만이다. 그것은 스스로 아이템과, 위치선정, 운영방법,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하는데 혼자 모든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발품을 팔아야 한다. 결국 전문적인 식견은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한 가운데 시작하다보니 개인 창업자들이 실패할 확률이 큰 것이다."

-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처음 겪는 어려움은 '허위광고'다.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과장된 허위 광고로 가맹점을 모집한다. 기업의 재정상태, 경영자 정보, 운영상태, 비전제시 등 모든 정보를 밝히게 되어 있는데, 광고를 통해서는 이를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창업계획이 서면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문의를 하길 바란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디서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등 전반적인 상담을 해주고 올바른 길을 제시해 준다. 협회에 문의만 하면 모든 정보를 알 수가 있는데도 잘 몰라 문의를 하지 않고 실패하는 경우 가장 안타깝다."

-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다. 정보를 가장 잘 파악하면 가장 안전한 창업을 할 수 있다. 필요하면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설치되어 있기에 이를 이용하길 바란다. 협회는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있다. 협회 이외에도 소자본창업지원센터 등 정부의 지원기구가 다 설치되어 있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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