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교육권 확보 1인시위 돌입

서울대 장애인권연대사업팀... 전쟁의 반인권성과 폭력성을 알리는 단식1인시위도

등록 2003.04.08 12:30수정 2003.04.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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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은 4월 7일부터 본부 건물 앞에서 총장 산하의 장애인 지원센터 설립과 전문인력 배치 및 적정한 예산 책정 등 서울대 장애인 지원정책 현실화와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며 1인시위에 돌입했다.

a 첫날 1인시위자로 나선 박윤정(청각장애인. 서울대 장애인권 연대사업팀 공동대표. 경영대. 02학번)씨

첫날 1인시위자로 나선 박윤정(청각장애인. 서울대 장애인권 연대사업팀 공동대표. 경영대. 02학번)씨 ⓒ 박신용철

서울대는 지난해 10월 18일 '장애학생 도우미제, 장애인 지원센터 설립 등이 포함된 '장애학생 교육여건개선계획'을 발표했으며 서울대가 발표한 '장애학생 교육여건개선계획' 내용들 중 장애학생 도우미제는 이미 시행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며 '장애인 지원센터'는 복지과 산하 기구로 전담인력 1명을 둘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이하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은 장애인 지원센터를 복지과 산하 기구로 두면 "교무과와 접촉이 있어야 할 장애인 정책이 복지과 산하 기구의 힘으로 얼마나 강제력을 발휘할 있겠냐"면서 전담인력 1명 배치에 대해서도 "시설, 제도, 상담, 연구 등의 업무를 전담 1명이 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장애인권 연대사업팀 김진영 공동대표는 "아무리 장애인 지원센터가 설립되어도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일시적 편의시설이나 전동휠체어 등 돈으로 때울 수 있는 것만 할 수밖에 없어 내년에도 열악한 장애학생 교육환경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장애인 지원센터가 장기적으로 연구·계획·평가를 해야 하는데 전담인력 1명만으로 장애학생 업무를 한다면 휴게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서울대가 장애인 지원센터에 전담으로 배치하려는 인력 1명도 전문인력이 아닌 대학원생 1명으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그동안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은 "총장 산하의 장애인 지원센터 설립과 전담인력 4명 확보'를 요구해왔다.

서울대 장애인권팀 공동대표 김진영(간호학과. 01학번)씨는 "장애인 지원센터를 총장 산하에 요구하는 것도 강제력이 있어야만 장애학생 교육환경이 바뀌기 때문"이라며 "국내 대학들 중 장애학생 교육권이 가장 잘 보장되고 있다고 알려진 대구대 장애인 지원센터조차 센터소장이 의지를 가지고 시행하려해도 강제력이 없어 장애인 정책이 본부에서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다고 선례를 들었다.

김진영씨는 "서울대가 '장애인 도우미제도'를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유명무실화되었다"면서 "대외적으로 홍보는 대대적으로 했지만 시각장애인은 노트북이 필수인데 대여가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한달에 9만원씩을 주고 빌려 사용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대필도 요약본을 필기해주거나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손으로 짚어주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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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한편,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은 학교본부가 지난해부터 약속했던 것들이 지켜지지 않자 지난 3월 19일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와 함께 '서울대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공개질의서'를 본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에서 △장애인 지원센터 설립시기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한 운영계획 △ 장애학생 교육권 보장을 위한 학칙 제정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물품 마련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물었다.


그러나 서울대 본부측은 공식답변을 대신해 '교육부에서 학교 신규인원 채용이 동결되어 있어 인력을 충원하려면 지침도 바꿔야 하고 절차도 바꿔야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이 본부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한 이후 학교당국은 '수업을 듣고 따라가기 위해서 대필이나 교수님 강의록이 필수적인 장애학생들에게 한정된 재원내에서만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교수들은 '인터뷰를 자제해라, 장애를 스스로 극복해라'며 장애학생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기까지 했고 한다.

다른 단과대에 비해 장애학생 입학률이 높은 사회대나 법대는 학장과의 지속적 면담을 추진해왔으며 총학생회도 장애인권 연대사업팀이 '서울대 장애인 지원정책 현실화와 장애인 교육권 보장' 1인시위 참가와 오는 4월 24일 '총장과의 대화'에서 공식 문제제기 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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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개혁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정운찬 총장과 장애인권을 중심에 놓고 겪어보니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장애인권 연대사업팀 김진영씨는 "정운찬 총장이 진정한 이해(장애인권에 대한-편집자 주)를 갖고 있다면 대화자리라도 가졌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며 "총장에 대한 불신만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장애인 교육권 확보는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립대인 서울대가 바뀌고 교육부가 바뀌어야 장애학생의 교육권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4월 7일∼5월 6일 하루 세 번(오전 8시∼9시, 낮 12시∼1시, 오후 4시∼5시) 진행되는 1인시위 참가자들은 하루 세끼 단식한 돈을 모금해 이라크 국민들의 의료, 식량 지원성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김진영씨는 "이라크에서는 많은 장애인들이 생겨나고 사회안전망도 부족할 뿐 아니라 기초생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라크 민중들을 위해 학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다가 1인시위 단식으로 절감된 돈을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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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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