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문화제 이런 것을 보완하자

시민 쓴소리 삼키지 못하면 ‘속빈 강정'

등록 2003.04.15 22:37수정 2003.04.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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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개최된 제41회 온양문화제 행사 모습

지난해 개최된 제41회 온양문화제 행사 모습

충남 아산 지역 최대 문화축제인 제42회 온양문화제 추진계획이 지난 3일(목)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지정 예비축제로 치러지는 온양문화제 추진에서 아산시는 관 주도로 운영하며 국가지정 전국축제로 도약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행사 개최일은 오는 26일(토)부터 28일(월)까지며 주행사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정호로 정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됐던 개막행사 시간은 올해 오전 11시30분으로 앞당겼다.

올 온양문화제의 컨셉은 역사관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교육축제. 이를 위해 교육적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하게 편성했다. 프로그램 수도 늘었다.

예산도 지난해 3억6000만원보다 8000만원 증액된 4억4000만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실제는 1억1200만원이 증액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시민들 눈요기 거리로 3200만원의 예산을 삼키며 전야제 및 폐막식 행사에서 진행됐던 연예인 공연, 축하공연, 레이저 쇼가 사라지고 다른 프로그램에 흡수된 것.

그러나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보완하지 못한다면 이런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자칫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내실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여론이 높다.

한편 준비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 8일(화)까지 관내 및 타 시군 홍보를 전혀 못하고 있었다. 인터넷, 유인물, 선전탑 등 전혀 준비된 것이 없어 우려를 낳고 있는 것. 행사를 코앞에 두고 벌이는 홍보가 과연 실효를 거둘 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평, 불만을 이해하고 삼키지 못하면 외면받는 ‘속 빈 강정’ 행사가 된다는 것을 시는 유념해야 한다.

위원회 구성 올해도 부실


지난해 지역 유지 및 단체장 등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식’ 위촉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온양문화제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 구성이 올해도 재현됐다.

일부 임기가 끝난 위원 몇 명만 바뀌었을 뿐 전체적으로 행사에 전문적인 또는 오랜 경험을 가진 실행능력 소유 위원이 없기 때문. 전문성과 실행 능력이 겸비되지 못하면 노하우 축적은 애초에 바라기 힘들다. 결국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온양문화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될 것이 자명하다.

올해도 위원회 구성을 보면 본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며 일부 구성원에 편향된 운영으로 역량 축소와 실효성을 상실할 소지가 다분하다.

결산, 평가 통해 문제점 보완해야

위원회는 물론이고 해마다 같은 문제점이 고질적으로 되풀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결산과 평가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산과 평가작업은 성공축제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 행사 개최 후 결산은 예산 편성 및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 지역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며, 행사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은 평가작업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는 행사가 끝난 후 이러한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의지도 없었다. 이런 면에서 올 행사 개최에 대한 높은 성공확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 행사도 시행착오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결론이다.

평가보고서 및 이를 베끼기식으로 마무리된 최종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행사가 기획됐기 때문에 올 행사에서 보완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새로 마련된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지난해 진행했던 행사에 대해서는 보완작업이 이뤄졌어야 한다. 올 행사 기획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선에서만 준비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곧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반증이다. 행사를 끝내는 것보다 철저한 준비에 더 큰 비중을 두자.

야시장, 올해는 정비될까

해마다 행사장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야시장 문제가 올해는 해결될 수 있을까.

위원회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의도 및 계획은 대략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올해는 일단 야시장을 행사장과 주무대에서 멀리 떨어뜨릴 예정이다. 강 시장은 야시장이 교육축제로 변화를 시도하는 온양문화제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각고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지 상인들은 신정호 행사장 오른편에 입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외지상인들의 입점 지역은 아직까지 고심중. 올 온양문화제가 여느 해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기대하는 지역민들의 바람이 크다.

<제안> 프로그램 운영, 이런 점에 유의하자
(아산YMCA 시민평가단 활동보고 토대)

분야별로 능력 배양하자

그동안 오랜 세월을 거쳐 온양문화제를 추진해 왔으면서도 내실을 기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이벤트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다 보니 이벤트업체가 바뀌면 축제의 성격과 기능도 수시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제만 있고 특성은 없었다.

올해도 이벤트연구소에 위탁 축제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업체가 바뀌면 또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분야별로 역할을 맡아 운영을 이끈다면 노하우도 축적되고 이벤트업체가 바뀌어도 큰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특성을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행사를 분야별로 시(또는 운영주체)가 기획하고 소규모 지역문화단체가 행사 운영 또는 진행을 맡도록 해 기술 축적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인기 높은 체험행사 살리자

지난해 온양문화제 행사에서는 이순신 병영일지, 벽화그리기, 해군 군악대 시연, 우표전시회, 장승깎아 가져가기, 거북선 탁본뜨기 등의 체험행사가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드러나 이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에는 온양문화제의 취지와 목적이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더라도 진행이 원활하고, 시민들의 참여도나 만족도가 높으면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검증 작업을 통해 행사의 취지 및 이미지와 맞도록 보완이 전제돼야 한다.

음향 및 극 완성도 높여야

올해는 작년에 열렸던 마당극 ‘난중일기’외에 ‘이순신 퍼포먼스’가 준비됐다. 지난해 마당극은 근래 퍼포먼스적인 형태로 다양화 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어설픈 무대 소품, 짜임새 없는 극의 전개, 부족한 배우의 연기 자질 및 음향의 문제가 생겨 진행의 미숙함을 보였다. 이를 유의해 퍼포먼스를 진행, 완성도를 높이는데 노력해야 한다.

프로그램 홍보 및 설명 신경써야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 및 설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한 예로 지난해 ‘미래의 영웅들 예술향연’ 프로그램을 보면 사물놀이, 설장구, 가야금, 전통무용 등의 공연으로 미래 영웅들의 장기를 뽐내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미래 영웅상에 대한 홍보나 설명도 없이 공연이 이뤄져 프로그램 참여자가 미래 영웅이진 아니면 누가 영웅인지 정체성에 혼란과 의문을 가져와 완성도를 해쳤다.

행사 참여자 및 관람자 통제 관심 가져야

지난해 시민들의 불만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행사 통제 미흡이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나 관람자 등에 대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이로 인해 참여의사를 갖고도 행사에서 제외되는 관람자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행사 후 참가자들이 방향을 잃고 헤매게 하는 등 불만을 낳았다.

특히 거리 퍼레이드 진행시 주변 통제가 미흡해 원활한 진행의 맥을 끊은 것은 물론이고, 취소된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통보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보완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행사명과 내용‘따로 국밥’

행사 참여자들이 무심코 뱉는 말중 가장 귀를 익숙하게 했던 말은 ‘아니, 저게 뭐야’였다. 행사명을 보고 짐작을 했던 관람객들이 행사를 보고 나서 행사명과 너무 다른 프로그램에 실망을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젊은 영웅들의 대잔치’, ‘국제민속 페스티발’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 행사명을 보면 다분히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지만 실제 행사내용은 학생들의 단순한 춤판이었다.

또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십경도 그리기 대회’는 특성, 취지, 독창성, 참신성 등 대부분이 기대 이하의 평가를 맞으며 낙제점수를 받았다. 초등학생들이 참여해 그린 그림을 주제와의 부합여부도 보지 않고 제출받는 등 단순한 사생대회를 연상케 했다.

이용시설 남·여 구분 확실해야

지난해 행사에서는 남여가 부끄러운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중일 군장체험 행사장을 찾은 참여자들이 군장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에 들어가 소스라치게 놀란 것. 탈의실에는 남여 구분이 안돼 있었던 것. 가장 단순한 문제인데도 이런 문제가 생겼던 것은 아무 생각 없이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고 이는 곧 참여자들의 신뢰를 깨는 단초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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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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