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쉬역의 이혜경(좌), 제이미 역의 성기윤(우)신시 뮤지컬 컴퍼니
- 제이미가 쓴 소설 내용과 뮤지컬의 남, 녀의 모습이 관련 있는 것 같다.
"제이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재봉틀, 시계, 가위 이런 소품들을 무대 위에 달아 놓았다. 그 씬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슈멀송에 등장하는 대·소도구들을 걸어 놓은 것이다.
처음에 남자가 '너는 내 소설 속의 주인공이고 나는 너의 얘기를 꼭 쓰겠다'고 말하고 헤어질 적에 '나는 소설의 끝을 바꿨다' 이렇게 말했다. 일종의 극 중 극이라고 할 수 있다.
슈멀이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지만 그 사랑하는 여자는 이교도 여자고 그 여자는 밖에서 살기를 원해 떠났지만 남자는 떠나지 못했다. 그 이유가 종교든 뭐든 자기의 틀을 깨트릴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슈멀은 계속 그것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41년 전으로 다시 날 되돌려주오 라고 얘기한다.
소설 속 슈멀은 여자주인공과 대비가 되고 슈멀의 여자친구인 이교도 처녀는 남자 주인공과 대비가 된다. 그래서 제이미가 캐쉬에게 '네가 네 틀을 깨지 않고서는 발전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해주는데 결국 캐쉬가 자기의 틀을 깨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된다. 그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힘을 줬다."
-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 가장 최근작인 것 같다. 음악도 보통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뮤지컬 넘버와는 느낌이 다르다.
"클래식 악기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작품 속의 클래식 악기의 멜로디가 인간 안에 있는 심성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편곡과, 악기 구성이 주요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엘렉 베이스 기타 이렇게 구성 됐다. 클래식한 악기를 가지고 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딱딱하지 않을까 생각할 텐데 그렇지 않다. 재즈며, 로큰롤이며 이런 것들을 다 표현했다. 작곡한 사람이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을 만들었다.
만나서 사랑하고 갈등하고 헤어지는 평범한 얘기를 고급스런 음악에 실은 게 이 작품의 큰 장점이다. 작곡가가 이 작품을 썼다. 대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가사가 다 대사인 것이다. 그 사람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새로운 뮤지컬이 나온 것 같다."
-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원작이 도움이 됐는가?
"이 작품에 자료가 없다. 보통 대본에 지문이 있다. 장소는 어디고 장면에 대한 설명이 있고 심정에 대한 것이 지시문으로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 대한 자료는 악보하고 악보에 쓰여있는 가사와 몇 덩어리의 대사, 그리고 지시문 두 개가 전부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첫 번째 만났을 때 그들은 둘이서 데이트를 하고 몇 일 후 전화를 하고 있다. 그리고 몇 일 후 다시 공원을 거닐고 있는 듯 하다.'
라는 지시문하고 그리고 피어라고 강가에 낚시 할 수 있게 만든 게 있다.
'오하이오의 강가, 그들은 피어에 앉아 있다.'
그 다음에 지시문은 하나도 없다. 컴퓨터에서 찾아보니까 주소가 하나 있어서 거기 들어가 보니까 사진 몇 장 밖에 없더라. 지시문이 없어서 객석의 관객처럼 힌트를 보고 알아냈다.
'저 정말 스물 셋이에요.'
그러고 있는데 조금 있다가 여자가
'네 나이 28인데 모든 걸 다 이루었다니.'
대본 번역해 놓은 것 보면서 처음부터 그렇게 찾아 갔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게 디렉션이 나와있는 작품 보다 자존심이 덜 상했다. 내가 해보고 싶은 대로 했으니까.
무대도 마음대로 만들었다. 저쪽사람들은 회전무대를 돌려 쓴 것 같다. 무대를 쪼개서 이거 쓰고 돌리면 그 다음 게 준비되어있고 돌리면 또 다른 것이 준비되어있고 이런 식으로. 그래서 아예 우리 공연에는 그것을 한 무대에 넣었다.
간단한 소품도 어느 정도까지 쓸것인가. 어디까지는 제대로 하고 어디까지는 생략할 것이냐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구분했다. 이 작품에서 전화내용이 많더라. 그래서 전화까지는 실제 전화로 썼고 나머지는 마임을 하게 했다. 여자 침대씬에서 남자가,
'이봐 꼬마 잘잤니'
하면서 나왔던 그 장면에서 마임으로 여자가 있는 듯이 했다.
'저기가 존 레논, 저기가 누구'
이 때쯤에 좀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부러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해놓은 다음에 여자가 다시 똑같은 얘기를 했을 때 '아 이게 시점이 결혼했을 때만 만났고 서로 갈라지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그때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설명을 많이 할까 고민했다. 예를 들어 자막으로 씬이 바뀔 때마다 남자 몇 살 여자 몇 살 이것을 계속 넣어 줄까 토론을 했었다. 우리 극단의 대표는 제작자로서 작품을 많이 알려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반 관객도 편히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대사를 좀 넣어보면 어떨까 내지는 그런 방법들을 많이 생각을 해 보자고 했는데 우선 이 작품은 사람들이 보물 찾기 하듯 힌트를 찾아가면서 보는 게 좋다고 결론 내렸다. 끝날 때쯤 되면 관객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