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고 벤치는 쓸슬하다박철
교동 섬 12교회 목사들이 부활절을 잘 지내고 그 다음날 1박2일로 봄나들이 길에 나섰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비가 질금질금 내렸는데 비도 그치고 하늘도 말끔하고 화창했습니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조금 설레기도 하고 모두 말이 많아졌습니다. 그중 세 사람이 조금 나이가 많고 나머지는 거의 비슷하니 목사들끼리 모두 친구 같은 사이입니다.
봄나들이 일정은 일단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 후 마니산 등산을 하고 내려와 어디 적당한데 가서 점심밥을 먹고, 오후에는 목회자간에 우의를 다지는 족구를 하고, 목욕탕에 가서 단체목욕을 하고 하룻밤 푹 쉬다가 그 다음날 돌아오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목사 일행은 마니산 입구에 도착해서 단군로로 우회하여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해 올랐습니다. 아직 4월인데 산야는 이미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산골짜기마다 왕성한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연두색의 푸른 이파리가 햇빛에 반사되어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탁 트인 시야는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하잘 데 없는 것인가를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