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학 장로님 부부. 봄심방 때 찍은 것이다.박철
우리 교회 송인학 장로님 아들이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다. 지난주 금요일 인천에 사는 딸과 함께 오기로 했다는데, 그 후 아무 연락이 없다. 주일 저녁 송 장로님이 그 사실을 내게 알려주었다.
“장로님, 무슨 별일이 있겠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내일 아침이면 무슨 소식이 있겠지요. 기다려 봅시다.”
그 다음날 아침에도 아무 연락이 없었단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송 장로님 아들은 청주에 있는 교원대학교 박사과정 중에 있다. 공부하느라 여직 장가도 못 갔다. 학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어놓고 자취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술도 먹을 줄 모르는 착실한 크리스천이다.
친구들과 한데 어울려 다니는 스타일도 아니니 집안이 비상이다. 송 장로님 내외는 밤새 잠을 못 주무신 듯하다. 아들한테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손전화도 끊어 놓고 도무지 연락할 방법이 없다. 연락이 두절된 지 사흘이 지난 셈이다.
하도 세상이 험하고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니, 신경이 온통 사고 쪽으로 가 있다. TV를 밤새 켜놓고 교통사고 뉴스를 들어도 당신의 아들과 관련된 사고 뉴스는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닌가?
사방팔방, 연락이 닿을 만한 곳에 전화를 해보았는데 한결같이 ‘모른다’는 대답이다. 월요일 아침, 송 장로님께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아들이 자취하고 있는 오피스텔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인천에 있는 딸을 중간에서 만나 직접 차를 운전해서 청주까지 가기로 한 것이다.
장로님 부인되시는 이한정 집사님은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신다. 고추를 심기로 한 날인데 고추고 뭐고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아무것도 못하고 전화기 옆에만 붙어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교통사고라면 벌써 연락이 왔을 테고 잠시 어디를 다녀오기로 한 것 같은데 곧 연락이 오겠지요. 그리고 장로님이 청주 오피스텔까지 가기로 했으니 조만간 소식이 있겠지요. 힘들지만 기도하면서 기다려 봅시다.”
목사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딸의 설명에 의하면 동생이 어버이날은 공부 때문에 아버지 집에 갈 수가 없고, 금요일 저녁 누나네 집에서 자고 그 다음 토요일 누나와 함께 교동 아버지 집엘 가기로 했었는데, 전화는 끊겨 있는 상태이고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어린이날 인사교회 신 목사네 가족사진을 지석초등학교에 가서 찍어 주고 얼른 와서 전화를 기다렸다. 책상 앞에서 송 장로님의 아들이 무사함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오후 3시경, 전화가 왔다. 송 장로님 부인인 이 집사님이 큰 목소리로 말한다.
“목사님 방금 전화가 왔어요. 아들이 집에 있대요. 몸살이 아주 심하게 걸려서 며칠 동안 밥도 먹지 못하고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데요. 지금 장로님이 도착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