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5억 달러' 이상 없다

전 국정원 기조실장 '대북송금' 특검팀 출두

등록 2003.05.12 11:58수정 2003.05.12 17:54
0
원고료로 응원
a 국정원의 해외 송금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12일 오전 10시경 특검사무실에 출두했다.

국정원의 해외 송금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12일 오전 10시경 특검사무실에 출두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2신: 12일 오후 5시 40분>

특검팀, 추가 북송금액 '없다' 공식 부인…자금규모 및 자금흐름 대체로 파악


"대북송금 5억 달러에 대해 대체적인 사실 관계는 파악했다."

'대북송금' 의혹사건 1차 수사결과 발표 44일(D1-44)을 앞둔 송두환 특검팀은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자금 흐름을 파악해본 결과, 대북송금의 규모가 '5억 달러' 이상 없다고 그 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지금까지 (대북송금) 자금을 놓고 '5억 달러다' 또는 '5억달러 +α다'라는 말들이 있는데, 5억 달러 이상의 것은 밝히지 못했다"면서 "5억 달러에 대해 대체적인 사실 관계는 파악했다"고 12일 오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또한 김 특검보는 지난 3월 17일자 래리 닉쉬 보고서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던 +α 부분에 대해 "지난번 미 보고서(래니 닉쉬)를 배포한 이유도 원문 어디에도 +α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김 특검보는 "만약 있었다면 달러화의 경우 미국 FRB(연방준비은행 : Federal Reserve Bank)에서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 미국에서도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라며 "보고서에도 없는 것으로 봐서 특검팀이 +α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객관적인 자료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a 김종훈 특검보.

김종훈 특검보. ⓒ 오마이뉴스 유창재

이날 김 특검보의 발언은 그 동안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5억 달러 외에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미 주법인을 통해 3억 달러를 추가로 북측에 송금했다는 의혹 등을 처음으로 공식 부인한 것.

한편 지난 2월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에서 북측과 많은 접촉이 있었던 현대의 도움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현대는 철도, 전력, 통신, 관광, 개성공단 등 7개 사업권을 얻었다"면서 현대가 북한에 송금한 돈은 모두 5억 달러로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특검보는 "법명으로 따질 때 대북송금 의혹이라 제기되는 액수는 '5억달러'다"고 확답했지만 '돈'의 용처에 대해서는 "아직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단지 김 특검보는 '대북송금' 5억 달러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1, 2차에 걸쳐 특종보도했던 '국정원의 편의제공으로 북측에 전달된 2억 달러(2235억원)'와 "쌍방간(현대전자와 현대건설)에 소송하고 있는 '1억달러' 등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억 달러 부분에 대해 특검 수사에서 밝혀질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김 특검보는 송금 자금 일부가 국내에서 쓰여졌을 수도 있다는 의혹에 대해 "용처에 대해서는 자금 추적을 하고 있다"고만 말해 계좌추적이 완료되는 대로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특검팀은 이미 '대북송금'의 자금규모, 송금과정 등 상당부분 구체적으로 확인한 상태로 파악됐으며, 아울러 계좌추적을 통한 자금의 흐름 파악 등 일정대로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경 소환된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통해 국정원의 '대북송금' 과정에서 개입했는지 여부 등 전반적인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또 계속해서 많은 자료가 특검팀으로 제출됨에 따라 '계좌추적'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이날 금감원으로부터 회계사 1명이 충원, 자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김충식 입에서 ' 메가톤급 ' 발언 나올까


<1신: 12일 낮 12시>

국정원 개입 경위 등 '대북송금' 전반에 대해 조사 펼쳐


a 최씨는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몸싸움을 펼치다가 결국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포토라인에 1분가량 서서 질문을 받았다.

최씨는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몸싸움을 펼치다가 결국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포토라인에 1분가량 서서 질문을 받았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2일 최규백 국가정보원 전 기획조정실장을 소환했다.

특검팀은 국정원의 해외 송금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최 전 기조실장을 상대로 현대상선의 2235억원 대북송금에 국정원이 개입한 경위와 외환은행에 송금편의 제공을 부탁한 경로, 송금목적지가 마카오에 개설한 북측 단체계좌임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 '대북송금'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조사중이다.

특히 특검팀은 최씨에게 현대상선 측에 환전편의 등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이를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에게 보고한 뒤 승인 받았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규백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변호사 등과 함께 특검사무실에 도착, 미리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지 않아 취재하려는 기자들과 몸싸움을 펼쳤다. 애초 최씨 일행은 취재진의 포토라인을 거부할 뜻을 특검팀에 알려와 혼선을 야기할 것을 예고했었다.

결국 취재진의 계속된 요구에 최씨는 1분 가량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옅은 미소를 띠고 입을 꽉 다문 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0년 6월 대북송금에 직접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살짝 고개만을 끄덕였다.

이어 최씨는 곧바로 15층 특검조사실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미처 취재 못한 기자들에게 막혀 5분여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옥신각신하다 특검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김종훈 특검보는 소환된 김씨에 대해 "(대북송금에 대해 최씨가) 안다고 하든 모른다고 하든 전반적인 내용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최씨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많지 않겠냐"고 말해 조사가 길어질 것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최규백씨 소환 이후 현대그룹의 대북송금 및 남북경협사업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보현 현 국정원 3차장 등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2. 2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3. 3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4. 4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5. 5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