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입에서 '메가톤급' 발언 나올까

특검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소환

등록 2003.05.08 08:00수정 2003.05.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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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9일 오전 10시경 김충식씨는 진한 회색 양복차림으로 수행원 2명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했다.

9일 오전 10시경 김충식씨는 진한 회색 양복차림으로 수행원 2명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3신: 9일 오후 5시 40분>

특검팀, 김충식씨 소환조사 순조롭게 진행
국정원·청와대측 '대북송금' 외압 여부조사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검팀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소환, 순조롭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산업은행 대출을 누가 지시했는지' '당시 회사 유동성 위기 해소 명목으로 신청된 대출금이 북한에 송금된 경위' '지난 2000년 6월 4000억원 대출 당시 대출약정서에 서명이 누락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청와대 관계자 등이 현대상선 계좌를 빌려달라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 "현대상선은 이번 사건에 관여한 바 없다" "국정원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김씨의 주장에 대해 특검팀은 사실 여부 파악과 의혹으로 제기된 국정원이나 청와대의 압력설, 개입여부 등 대북송금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지난 7일 국가정보원에 공문을 보내 '대북송금'과 관련해 자체 진상 조사 또는 내부 감찰을 실시했는지 여부를 묻고, 이와 관련된 감찰 결과 내용을 담은 기록이 있을 경우 특검팀에 넘겨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특검팀의 조사 일정은 송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소환한 뒤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수순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특검팀은 김충식씨 수사로 인해 '수사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김 특검보는 "(특검수사가) 객관적인 자료에 대해 입증을 해나가는 과정이고,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그랬듯이 (특검팀의)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의 수사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계좌추적'에 대해서는 "연결계좌가 발견될 때마다 계속 추적해 나갈 것이지만 끝까지 브리핑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특검팀의 수사 내용에 대한 공개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인물들이 소환되면 이들에 대한 수사내용 공개는 최종 결과 발표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익을 우선한다'는 특검팀의 기본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일정부분은 덮고 가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법무법인 김&장, 본격적인 현대 측 변론 시작

a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김&장의 이종왕 변호사.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김&장의 이종왕 변호사. ⓒ 오마이뉴스 유창재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소환된 이날 오후 3시 30분경 변호를 맡은 이종왕 변호사(법무법인 김&장)가 송두환 특검팀을 찾았다.

이 변호사는 특검사무실 14층으로 들어갔다가 1시간 30분 가량 머물렀으며, 특검사무실 15층으로 오후 5시경 나왔다.

특검팀에서 나와 돌아가는 이 변호사에게 기자들은 다양한 질문을 했지만 단지 "변론의 필요성이 있어서 왔다"며 "변호인으로서 말할 것은 없으며, 도와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특히 이 변호사는 "특검이 잘 되고 있으니까 도와주겠다"면서 "법을 지키는 차원에서 협조하는 것"이라고 것.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특검이 확인할 사안이다" "사건 경위에 대해서는 선임 변호사가 말하는 것은 아니다" 등의 말로 피해갔다.

법무법인 김&장은 지난 4월 25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김충식 전 현대아산 사장, 김재수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4명의 현대 관계자들에 대한 변호인 선임계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지난 6일과 8일 국정원 관계자가 특검팀의 조사를 받으면서 취재진과 마찰을 빚은데 대해 9일 해명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국정원은 해명자료에서 "국정원법 규정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신분노출은 물론 얼굴이나 인적사항 등이 공개돼서는 안되도록 돼 있다보니, 부득이하게 현장의 취재진과 마찰이 발생하게 됐다"며 "본의 아니게 취재에 불편을 주게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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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12일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 소환

<2신: 9일 오후 1시>

대북송금 관련 무슨 발언 나올지 여부에 관심 집중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지난 2000년 6월 '대북송금' 진실 규명의 핵심을 꿰고 있는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9일 소환해 조사중이다.

이날 오전 10시경 김충식씨는 진한 회색 양복차림으로 수행원 2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했다.

15층 특검사무실으로 올라가기 위해 현관에서 1층 로비에 있는 승강기로 이동하는 동안 김씨는 입을 꽉 다물고 있었으며 얼굴 표정도 굳어 있었다.

그는 30여명의 취재기자들에게 둘러 쌓여 집중 조명을 받았고,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단지 "특검수사에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 "모든 사실을 특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만 대답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5∼6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4000억원을 대출받을 당시 현대상선 사장을 지내면서 '대북송금'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던 인물. 따라서 특검에 출두한 김씨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우선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대북송금 자금의 대출 과정 및 외압 여부 등을 상세히 조사할 방침이다.

a 김씨는 30여명의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집중 조명을 받고, 많은 질문들에 대해  "특검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대답했다.

김씨는 30여명의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집중 조명을 받고, 많은 질문들에 대해 "특검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대답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특검팀은 특히 '대북송금' 산업은행에 긴급대출을 요청하면서 은행에 제출한 대출약정서에 서명이 빠진 이유, 당초 회사 유동성 위기 해소 명목으로 신청된 대출금이 북측에 송금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충식씨가 조사에 협조를 잘한다면 일찍 끝날 수 있겠지만, 김 사장에 대해 조사할 사항이 많기에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면서 "김씨는 '참고인' 신분이지 '피의자' 신분이라고 말할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김씨와 그동안 소환됐던 사람들과의 대질신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조사와 함께 이후 대북송금과 관련된 현대측 관계자들과 이근영, 한광옥씨 등에 대한 소환일정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충식씨 소환을 취재하기 위해 50여명의 기자들은 아침 이른 시간부터 1층 출입구와 15층 특검사무실 앞, 지하주차장 등 각 통로마다 진을 치고 기다리면서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1신: 8일 오전 9시>

특검팀, 9일 김충식씨 소환 앞두고 긴장


a 7일 오전 5시 25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실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7일 오전 5시 25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실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 21일째를 넘어서고 있는 송두환 특검호의 그물에 황금 대어(大魚)가 자진해서 걸려들었다. 대북송금 당시 현대상선의 선장이었던 사장 김충식씨. 하지만 오는 9일 소환될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는 특검팀이 풀고자 하는 주된 사안인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의 산업은행 4000억원 대출 과정과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 및 2235억원의 대북송금 과정 등 대북송금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해줄 수 있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은 7일 새벽 미국의 장기 체류 생활을 접고 자진 귀국하면서 "특검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실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메가톤급' 발언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김충식씨가 지난 2000년 8월 엄낙용 당시 산은 총재에게 4000억원 대출상환과 관련 "우리가 사용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말한 배경과 이때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직접 대출신청을 지시 받았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또 김씨가 지난 4월 29일 일본 나리타 공항발 대한항공 KE 704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귀국하지 않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경위 및 그 동안 현대 측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소환자 '피의자 신분' 없는듯…'실체규명'이냐 '국익 우선'이냐

a 송두환 특검호는 지난 4월 16일 현판식을 갖고, 다음날인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송두환 특검호는 지난 4월 16일 현판식을 갖고, 다음날인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특검팀은 정철조, 오규원, 박상배, 엄낙용, 정철조(이상 산업은행 관계자), 최성규, 백성기, 김경림(이상 외환은행 관계자), 박재영, 김종헌, 박남성(이상 현대상선 관계자), 박지원씨의 수행비서였던 하모씨, 국정원 직원인 김모씨 등까지 조사를 마쳤다.

김종훈 특검보가 최근 특검팀의 수사 방향에 대해 "나선형식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이뤄진다"고 말했듯이 '대북송금' 의혹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수사의 기본 순서에 맞춰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실제 지금까지의 소환자로 볼 때 계속해서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로 다가서고 있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벌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특검팀은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특별한 문제를 찾아내지는 못했고, 철저히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특검 목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특검은 '실체적 진실 규명'도 중요하지만 남북관계를 고려한 '국익 우선'에 비중을 두고 신중하게 수사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검팀이 기자들의 빗발치는 질문공세에도 불구하고 '특검 스케줄'에 맞춰 흔들림 없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해 가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로 특검팀은 7일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해 출국금지했던 현대상선의 박재영 미주본부장과 김종헌 구주본부장, 박남성 동서남아 총괄본부장 등에 대한 출금조치를 해제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최근 영업상 상선은 해외 수주하기에 선박경기가 좋아져 본인들에 대해 추가로 소환 조치할 경우 즉시 귀국하겠다는 본인 및 회사, 변호인 측의 약속을 받고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출금조치를 해제했다"고 설명했지만, 여기에도 역시 '국익'을 우선시 한다는 특검팀의 배려가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김충식씨 소환은 특검의 향후 좌표를 좌우할 핵심 고리이다. 지금까지의 소환자를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펼쳐왔던 특검의 방침이 김씨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송 특검호는 계속 '국익 우선'의 수사에 초점을 맞춰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충식 폭풍'은 특검호 좌표 결정할 중요 요인

a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하지만 대북 송금 진실 규명의 핵심을 꿰고 있는 김씨에 대한 조사와 그간 소환됐던 사람들과의 대질조사 결과, 심각한 불법 사실이 드러난다면 송 특검호의 좌표 수정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또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 현대그룹의 역할이 무엇인지 드러날 것이고, 그 결국 정 회장과 김 사장 등 더 비중이 높은 핵심인물의 소환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져 특검의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김충식씨를 통해 현대상선 대출과정 및 대북송금 과정에 대한 수사를 앞두고 있다. 김씨를 통해 '현대'라는 민간기업이 벌이는 대북사업에 국정원 등 정부가 자금 마련부터 송금에 이르는 전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여부 등이 드러날 것이다.

그의 입을 통해 국정원 및 청와대 관계자 등의 관여 여부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그 파문은 최규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부터 시작해 김보현 현 국정원 3차장, 임동원 전 국정원장,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최윗선인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씨의 소환 조사는 이번 특검수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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