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양창순의 심리 에세이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등록 2003.05.13 08:51수정 2003.05.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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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의 심리 에세이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실제 임상에서 많은 현대인들이 자아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음을 느끼고, 그러한 사람들의 자아 찾기에 도움을 주고자 쓰여졌다.

책
그녀는 책의 서문에서 "우리가 겪는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 기회, 행동은 우리가 속한 사회와 인간 관계를 통해 발전하지만 그 시작과 끝은 바로 나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명제를 제시한다. 그만큼 세상의 모든 일들이 자신의 마음을 통해 해석되고 인지된다는 것인데, 실제 현실에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의 우리는 자신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나 학대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올바르지 못한 자아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지나친 자기애나 자기 집착 혹은 학대를 갖고 있는 경우, 한 개인은 자기 자신을 괴롭게 만들며 더 나아가 불편한 대인 관계를 초래한다.

이렇게 잘못된 자아 개념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저자는 우선 자기 마음과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넓은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충고한다. 그녀는 "사실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게 얼마나 자주 자기의 편견과 독단만을 가지고 거리낌 없이 남을 평가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마음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을 바꾼다는 것이다. 순간순간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삶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은 인생의 목표와 그것을 추구하는 방법에 있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언급한다. 부정적인 타입은 "자신이 얼마나 불행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며, 늘 불평 불만으로 가득 차서 그것이 전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그 책임을 투사할 대상을 찾아낸다". 그 대상은 부모일 수도 있고 신일 수도 있고 자기 운명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 하에 인생을 사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비겁하다. 이성과의 사랑에서조차 성공을 겁내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맺음도 서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스스로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자신에게 어떤 계기가 왔을 때 망설이거나 피함 없이 붙잡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선택을 망설이는 이유를 "자기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뭔가를 선택해야 할 때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경우의 사람들은 선택을 한 후에도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자신을 괴롭힌다.


하지만 선택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선택에 대한 강박감을 버리고 세상일을 좀더 부드럽고 유연하게 보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일단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좀더 편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부정적 자아 개념을 형성하는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열등감이다. 열등감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이 거대한 부분은 "무의식 속에 깊이 가라앉아 있으면서 독자적인 전횡을 휘두르면서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문제는 불행하게도 반복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경험으로부터 충분히 배우지 못하고 계속 일정한 병적 양상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실수나 실패, 열등감, 두려움 등에 집착하지 말고 훌훌 털어 버릴 수 있는 인격적 성숙과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다.

"지금 당장은 고통으로 인해 마음이 상처 입고 정신이 피폐해질 수 있더라도 언젠가 그 고통으로 인해 자신이 성숙하고 남에 대해 배려하고 같이 아파하고 있음을 깨닫고 감격에 겨워할 날"도 오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자신과 남이 모두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좀더 부드러운 시선과 태도로 나와 남을 바라본다면 세상일이 그렇게 힘겹지만은 않을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 내 안의 나를 바꾸기

양창순 지음,
현대문학북스,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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