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신설 백지화 요구 주민들 연행

의정부시민연대 주민대표들, 시장 면담과 주민투표 실시 요구

등록 2003.05.13 15:54수정 2003.05.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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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없는 평화도시 만들기 의정부 시민연대'와 '미군기지 신설 백지화를 위한 의정부 아파트협의회' 소속 회원 10여명이 13일 낮 의정부시청에서 김문원 의정부시장 면담과 미군기지 신설 백지화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중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의정부시청 앞에서 규탄대회와 삭발식을 가진 뒤 김문원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의정부시청 안으로 들어갔다. 김 시장은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고 이들은 시장실에서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에 다소 실랑이가 있었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의정부경찰서에 병력지원을 요청하였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 주민대표 10여명을 강제로 연행, 의정부경찰서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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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규탄대회에서 "미군 기지 신설백지화를 위한 평화농성이 74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까지 주민들의 요구사안이 전혀 수용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주민투표를 자신의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고서도 지금까지 시민들을 철저히 배신하고 있는 김문원 시장에 대한 분노가 하늘에 닿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미군기지 신설 찬반 주민투표는 미군기지 신설백지화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수단"이라며 "김문원 시장은 자신의 보신을 위하여 38만 시민을 기만하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미군기지 신설 백지화의 가장 확실한 방안인 주민투표를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정부는 의정부 30만평 미군기지 신설계획을 전면 백지화 하고 미군기지 주둔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의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면서 "주한미군기지의 재조정은 기지의 이전을 통한 해결보다는 전반적인 기지의 감축 및 축소의 기조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시장이 지난해 실시된 의정부시장 선거에서 후보자 초청토론회 등을 통해 미군기지 신설과 관련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 것과 미군기지 신설백지화를 주장하며 지난 3월 1일부터 미군기지 신설 예정지에 망루와 초소를 설치하고 농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주민투표 불가입장을 거듭 밝혔다. 의정부시청 민군협력과 관계자는 "국방, 외교 등의 국가 고유사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a 의정부시 송산동 일대에 신설될 미군기지는 의정부시 교도소를 포함 30만평에 이른다

의정부시 송산동 일대에 신설될 미군기지는 의정부시 교도소를 포함 30만평에 이른다 ⓒ 석희열

이에 대해 이병수 의정부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방자치법 제13조 2항에는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사항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또 절차법 미비로 법적 효력성 문제를 삼고 있으나 조례로 보완할 수 있으며 법에 명시된 단체장의 권한이므로 정치적 의지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우리와는 달리 외국에서는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 2001년 푸에르토리코의 섬 비에케스에서는 '미군기지 철수 촉구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80%의 압도적 지지로 결국 미군기지가 폐쇄됐다. 일본 오끼나와에서도 주민투표를 통해 미군기지를 감축했다.

한편 의정부시민연대와 의정부아파트협의회는 미군기지 신설백지화와 주민투표 실시 등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의정부시 송산동 미군기지 신설 예정지에서 삭발 항의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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