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완씨 부자의 자전거 이야기

등록 2003.05.15 11:38수정 2003.05.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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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완씨와 아들 김형준군
김흥완씨와 아들 김형준군김병희
군산시 나운동에서 자전거 판매를 하고 있는 김흥완씨. 그의 자전거 사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택시운전을 하며 팔, 허리가 아프자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자전거와 인연을 맺으면서 가게를 열게 되었고 택시기사들에게 자전거를 탈 것을 권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전거는 다른 운동에 비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기어 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찾았던 자전거는 이제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김흥완씨는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나가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 자전거 타기 만큼 좋은게 없다고 자신했다.

아버지를 따라 자전거를 즐겨탔던 큰 아들 김형준군은 현재 산악자전거 선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형준이는 중학교 3학년 때 우연히 형들을 따라 대회에 나갔다가 1등을 했다는데 그 뒤로 자신감을 얻게 되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탈래, 공부를 할래?”

국가대표선수가 꿈인 형준이
국가대표선수가 꿈인 형준이김병희
입상 이후 학업성적도 올랐다는 형준이는 매사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데 김흥완씨는 아들에게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권했다고 한다. 형준이는 자전거를 계속 타고 싶다고 답했고 자전거 연습 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은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김흥완씨는 상업고등학교라고 해서 연습할 시간이 충분할 만큼 일찍 끝나는 것도 아니고 학교가 가까운 탓에 걸어다니기가 일쑤라며 이럴줄 알았으면 아주 먼 학교로 보내 등하교 시간을 이용해 연습이나 시킬걸 그랬다고 웃었다.

두 달에 세 번 정도 대회에 나간다는 형준이 곁에는 늘 아버지가 있다. 형준이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아버지는 위험요소가 많은 시합이라 끝날 때까지 늘 속이 탄다고 했다. 대회 진행을 알려주는 본부석 무전기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데 행여 형준이가 넘어져서 사고가 나진 않았는지 한시도 귀를 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월명공원 점방산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형준이는 오는 17, 18일에 열리는 무주대회 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맹훈련 중이라고 했다. 형준이는 “군산은 산은 전국에서 가장 좋으나 길이가 짧아서 대회 개최가 어렵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흥완씨는 아주 우수한 선수가 형준이를 가르치고 있는데 선생님을 잘 만나서 형준이 뿐 아니라 군산지역 산악자전거가 전북지역 중에서도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고 전했다.

자전거타기는 안전이 '우선'
자전거타기는 안전이 '우선'김병희
-“사장님은 옷이 늘 같으세요.”
“일 할때 편하기도 하고 이 옷 입고 다니면 제가 뭐 하는 사람인줄 남이 알게 되고 그래서 입고 다닙니다.”

작업할 때 뿐만 아니라 대회에 나갈 때나 모임에 나갈 때 그가 입고 다니는 군복색 작업복은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렸다.

옷 때문에 자신을 알아 보는 사람이 꽤 있다는 그는 남들에게 편한 작업복에서 나오는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 주고 싶다고 했다.

대회가 열리는 곳은 새로 나온 자전거에 대한 정보와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그의 자전거 공부 현장이기도 했다. 인터넷을 뒤져 보기도 하지만 그림으로 보는 것과 실물과는 차이가 많기 때문이란다.

김흥완씨는 요즘은 유행하는 자전거나 이용이 편리한 자전거를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자전거 타기는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 7시 반이면 평균 열 명 정도의 회원과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김씨는 군산지역 한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동우회 활동도 하며 손쉬운 수리들를 무료로 해 주고 있었다. 여러 시민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자전거를 가르쳐 주고 있는 선생님의 기록을 깨는게 목표라는 아들 형준이. 형준이의 꿈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경기대에 진학하는 것이며 앞으로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다.

크로스 컨트리 종목에서 다운힐로 작년 말에 종목을 바꿨다는 형준이는 산악자전거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유명해 지면 아버지 가게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장사가 잘 되게 해드리고 싶다는 야무진 아들이었다. 그런 형준이가 대견스럽기만 한 듯 김흥완씨는 내내 흐뭇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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