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것에 대한 발라드

[나의승의 음악이야기 18]

등록 2003.05.20 17:27수정 2003.05.2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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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37년 8월 6일생)은 59년 아방가르드 재즈의 개척자 중 한사람인 오넷콜맨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다.

6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 재즈의 분위기는 프리재즈와 아방가르드재즈의 새로운 음색과 다소 격렬한 연주 형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던 것 같다.


a 광주의 금남로에 518미터 길이로 제작한 아이들의 그림

광주의 금남로에 518미터 길이로 제작한 아이들의 그림 ⓒ 오마이뉴스 나의승

'찰리 헤이든'은 69년, 칼라 블레이, 돈 체리, 셰론 프리먼, 마이클 맨틀러, 폴 모티안, 듀에이 레드맨, 등과 함께 '해방음악 오케스트라'(Liberation Music Orchestra)를 결성했다.

그 시절 그와 아방가르드 재즈 연주자들이 남긴 명연주 명녹음 중에는 '발라드 오브 폴른'(The Ballad of Fallen)이라는 음반이 있다.

당시에 찰리 헤이든과 그의 동료들은 스페인 내전에 영향을 받고, 파시스트 독재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남미의 해방음악들을 맨델스존의 무언가에서처럼, 가사없는 노래들의 느낌으로, 노래들을 재즈적 편곡에 의한, 일종의 '테마에 의한 변주곡' 형식의 연주를 하고 있다.

그런 음악들을 연주한 사실은 그들이 당시에 좌파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음악을 통해서 우리는 아방가르드 또는 프리재즈 연주가 들 정신세계의 일부를 엿볼수 있다.


첫곡 '발라드 오브 폴른'을 보면 "내가 누군지 묻지 마라/ 네가 나를 안다 할지라도/ 내가 가진 꿈은/ 내가 여기 더 이상 서있지 않게 된다 해도/ 커져만 갈 것이다/ 내가 살아 있지 않아도/ 내 삶은 계속 될 거야/ 꿈 속 에서 처럼/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계속 싸울 것이고/ 새로운 장미들은 자라고만 있다/ 거기 수많은 이름들 속에서/ 너희들은 내 이름을 발견하게 되겠지/ 내 얼굴을 기억하려 하지 말아/ 그건 전쟁의 얼굴이지/ 나의 땅위에 있을 때/ 난 얼굴을 감출 필요가 없어/ 내가 가는 하늘 아래서/ 나와 같은 웃음소리를 들을/ 극히 적은 사람들과 같은/ 진정한 얼굴들을/ 너는 보게 될 거야/ 매일 사랑은 커져만 가고/ 동지들은 죽어만 갔어/영광의 투쟁 사이에 있는/ 그들의 삶을 위한/그들의 휴식 속에서/ 평화를 찾을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네/그것을 느낀다면 함께 소리치세/무너져 무릎을 땅에 대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고통 하세/ 내 나이를 묻지 말아/ 내가 선택한 모든 길 위에서/ 나는 모든 해를 산다/ 나의 나이보다 더욱 나일 먹도록/ 진정으로 나의 해들은/ 맞아 불태워졌지/ 나는 새로운 세상에 태어나/ 몸은 죽어 없어질 지라도/우리가 자유 하게 한 아이들의 나이가/진정 나의 나이야/죽음으로 보복 당할/피의 색을 결코 잊지 말자"('엘 살바도르'의 민중음악 노랫말)

'추락의 발라드'의 노랫말은 지구 반대쪽 중남미의 민중가요(Milonga) 이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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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나의승

여기 이 그림은 살바도르 어린이의 그림으로 보인다. '찰리 헤이든'의 '발라드 오보 폴른'음반에 실려있는 그림이다.

그림에 적힌 말들은, "양키 침략자들은 살바도르를 나가라/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가난 밖에는 없다/ 우리는 로날드 레이건(80년대 당시 미국 대통령)이 보낸 너무 많은 총알에 지쳐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 있을 '살바도르'아이의 그림과 그가 주장하는 문구는, 2003년 오월, 광주의 금남로에 518미터 길이로 제작한 아이들의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월 광주의 정신을 다음세대들에게 가르치려고 한,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슬프게도 연탄재가 되어 스스로를 남김없이 불태운, 앞서 가신 영령들에게 부끄럽지 말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순수한 열망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간혹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5.18은 거기 자리잡은 꽃이며, 슬픔과 아름다움의 되새김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되새김은 언제까지든 다음세대로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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